바닷마을에 살고 싶다

생각의 글_3

by 수수



바닷마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이렇게 생각해보니 꽤 여러 번.
오래 전, 해남 외갓집에서 혼자 머물며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 그 작은 시골 마을에서.
제주에 가면 늘 생각한다. 언젠가 제주에서 살고 있다, 할 시간이 내게 올까 하고.
얼마 전엔 부산에 갔을 때, 바다가 보이는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렇게 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조금의 시간이라도 살아보면 좋겠다 싶었다.
남해에 와서 시끌벅적한 곳이 아닌 한적한 어촌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니 절로 바다에 살고 싶다, 는 생각이 든다. 제주 아닌 곳에서 떠나기 전 그 공간이 마음에 들어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처음인 것 같고.
해남을 거꾸로 하면 그 이름이 되는 남해는 내 외가가 있는 해남의 그 작은 마을과 닮았고 또 다르다. 바다는 다 똑같이 바다지 뭐,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남해 바다는 제주 바다와 너무 다르고 해남 바다와도 또 다르고 강릉 바다와도 느낌이 다르다. 바다는 저마다 너무 다르고, 저마다 너무 깊고, 저마다 너무 반짝인다.
내가 바닷마을에서 일정정도라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건 지금 내 삶의 모양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는 아닐 것 같아서, 아마도.
그래서 이렇게 내 가슴 속에 바닷마을은 꼭꼭 담겨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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