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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망

박순리_섬.망

by 수수


올해 두 번째로 본 영화는 <섬.망>이었다. 일전에 영화 보러 오오극장 갔다가 개봉예정작 이미지 중 <섬.망>이란 영화 제목과 포스터를 보고 궁금했던 영화였다. 최근 드라마 <조명가게>를 보아 ‘섬망’이란 것이 내게 남아있었고, ‘섬망’이 아니라 찍힌 점(.)으로 섬과 망에 대해서도 은유하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은애는 섬처럼 홀로인 인물이기도 했고, 그의 섬망들은 그가 꿈꾸었을 현실이었을 거란 생각도 하니 그의 죽음이 잔상이 일었다.


영화는 150분이 넘는 긴 영화였고 사전정보 없이 본 영화였는데, 시놉에 있는 짧은 소개글은 개인적으론 크게 의미부여가 되진 않아서 상관없이 보아도 되겠다 싶었다. 영화는 초반부터 긴 롱테이크 그리고 느으-리게 진행되는 장면들, 음성언어 없이 소리로 이어지거나 블랙아웃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초반에는 영화의 이야기를 찾는 건 쉽지 않았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어떤 한 이야기 혹은 인물을 따라가며 추론되는 이야기들이 등장했다. (실제 혼자 방 안에 엤는 장면은 연기 리허설부터 이은 배우가 멈추지 않고 1시간동안 연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인터뷰를 찾아보니 영화는 하나의 짧은 기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은 방, 고시원에서 혼자 살아가던 여자가 위급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가 먹고싶다고 한 카스테라. 그리고 죽음. 경찰이 찾은 외국에 사는 언니. 고독사 사건을 다룬 짧은 기사는 감독의 가슴 깊숙히 와 닿았고 이야기들이 이어져 영화로 나오게 되었다. 애초 단편을 기획했다는데 본격적으로 촬영을 하다보니 길어져 장편이 되었다고 한다. 30분이 넘지 않는 단편이 되었을지도 모를 영화는 2시간 30분의 영화가 되었다.


감독은 영화 제목의 의미에 대해, “항상 스스로 섬이라고 인식하면서 살고있다. 그리고 희망과 절망은 같은 망을 쓴다. 은애라는 인물이 영화에서 겪는 일도 희망과 절망의 반복, 그리고 자신의 존재 를 마치기전에 본인의 일생과 꿈을 돌아보는 섬망 증세의 일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로 남기고 싶은것은 소망이니까, 한 섬의 희망과 절망을 넘는소망을 담고자 하는 의미에서 제목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를 잘 설명하는 의미여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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