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우

by 수수

“자기 마음 속에는 자기가 있어야 돼.”

세 번째 만난 은우 어린이는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엄마에게 엄마 마음엔 누가 있어? 질문하고 엄마가 “엄마 마음엔 은우가 있지”라고 하니 “안 되는데. 엄마 마음엔 엄마가 있어야 해.”하고 했다고 했다.

우리는 은우의 말에 깊은 파동을 느꼈다. 자꾸 그 말을 생각했다. “자기 속에는 자기가 있어야 돼.”

처음 은우를 만났을 때, 은우는 나와 서로 음성언어로 대화할 수 없는 아가였다. 낯선 나를 피해 엄마에게 들러붙어 엉엉 울던 너를 기억한다. 하긴 나도 네가 낯설어서 어쩌지 못하고 있었지. 쩔쩔매며 너를 달래던 네 엄마인 내 친구가 생각이 난다. 두 번째 만난 너는 울지 않았지. 우린 네게 낯선 카페에서 만나 엄마와 책 이야기를 하고 같이 저녁도 먹었다. 그리고 세 번째 만난 은우와의 시간.

낯선 곳에 들어오기 싫어 집에 가자고 하던 너는 이내 곧 적응을 하고, 우리에게 살갑게 해주기도 했다. 비눗방울도 자랑하고 우리에게 음료도 주고. 그 덕에 나는 은우가 당근을 좋아하는 걸 알았다. 비결혼 비출산을 다짐하며 사는 내게 있어, 행복한 만큼이나 지쳐 에너지가 나가떨어질 것 같은 친구가 무척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너로 인해 갖는 것들을 생각해보곤 했다. 그래서 나는 너와 네 엄마의 시간에 종종 껴들어서 엄마에게 대화와 잠시 쉼의 시간을 같이 갖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게 내게는 네 엄마의 친구로서 나눌 수 있는 것 같아. 우리 또 보자. 은우 집에 이모가 가도 좋다고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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