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이내_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by 수수

책의 저자 이내는 글을 쓰는 작가보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먼저 알았다.(너무 당연할지도^^;) 몇 해 전, 성매매 경험 여성들을 지원하는 대구여성인권센터의 한 행사에서 이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노래를 듣고 같이 온 친구들과 이내에게 반해 버린 그 시간이 내가/우리가 이내를 처음 만난 날이다. 역시나 몇 해 전 이야기들이 엮인 이 책은 거리의 음악가로 이내가 전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보고 듣고 느끼고 감각한 것들을 쓴 글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책이 나오고 꽤 시간이 흘러 읽게 된 나에게는 어쩌면 지금의 시간이 늦지 않은 너무나 충분한 딱 맞는 시간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부정보단 작은 긍정들을 늘려가는 일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책 제목처럼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존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제목의 글이 가장 가장 좋았는데, 서로에게 폐를 끼칠 수 있는 용기와 그 기꺼움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아, 그렇지. 역시 우리들은 서로 의존하고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들이지.” 생각하게 되었다. 서늘한 관계 지향을 해오던 이내와 달리 늘 뜨거운 관계 지향을 해온 나와 지금의 이내가 뭐랄까 서로의 거리들에서 조금 떨어져 나와 좀 더 가까운 지점인 느낌이 들어서일까 더 반갑기도 했다. 언젠가 이내의 글을 보고 이내의 공연을 대구에서도 기획하고 싶었던 나는 결국 그 시간을 만들지 못했지만, 이것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꿈. 이내의 책을 읽으며 하나 더 늘어난 바람은 언젠가 진주 여행을 갈 것이라는 것. 이름하야 이내 투어로. 그때에도 이 책이 필요하겠군. 후훗. 당분간 매주 일요일 마주 앉아 이내의 목소리를 듣고, 이내의 제안을 받아 글쓰기를 이어간다. 그렇게 마주한 이내는 더욱 좋아지는 사람. 그리고 그는 내가 가진 활동의 결과 똑같진 않지만, 그 현장에 함께 서 있던 사람이기도 하여 내 안에 있는 이야기들이 망설이지 않고 나와도 되는 사람. (호호, 제가 무척 부럽지 않으신가요?) 지금-여기라는 주문이 주는 힘을 아는 이내. 나는 이내가 좋아요, 참.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오늘 이 따뜻한 주문을 내 마음에 불어넣는다.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이내, 소소문고x호랑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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