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단어는 이내가 다 말했어

당글당글_좋아하는 단어가 있나요?

by 수수

오늘의 당글당글 글감은 대화카드에서 뽑아서. 나는 좋아하는 단어에 대한 글을 썼다. 내 글을 듣고 모두 기뻐해주었다. 오늘 글에 대한 피드백으로 나도 누군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라고 생각했어.


[좋아하는 단어는 이내가 다 말했어]


친한 친구가 내게 항상 놀리듯이 하는 말이 있다. 민뎅의 글에는 항상 “지금, 여기, 우리, 함께, 너와나 데헷, 찡긋들이 나오잖아. 데헷, 찡긋><” 맞다. 나는 늘 같은 단어들을 여러 글에 심어둔다. 고통을 이야기하건 이별을 이야기하건 그리고 그 자체가 사랑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건 많은 경우 사랑으로 시작하고 사랑으로 끝나는 나의 글에는 비슷한 마음과 비슷한 모양의 서로 다르게 생긴 단어들이 곧잘 인사한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 단어들이 빠짐없이 들어가 하나의 노래가 된 것을 어느 날 발견했다. 그건 길 위의 음악가라 자신을 칭하는 이내의 ‘지금 여기’라는 노래이다.


이내의 노래에는 “내가 외울 수 있는 유일한 주문. 지금 여기.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주문. 사람, 사랑. 내가 외울 수 있는 유일한 주문. 지금, 여기.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주문. 우리, 함께.” 가사들이 아름답게 흐른다. 지금, 여기, 사람, 사랑, 우리, 함께, 라는 이 홀로 있어도 아름다워 가끔 눈물이 나는 단어들을 이내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외울 수 있는,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주문이라고. 외울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주문이라니. 이 노래는 상큼한 기분이 드는 멜로디와 노랫말이지만 듣고 있으면 어쩐지 뭉클하고 울컥해지곤 한다. 정말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우리 함께 하는 것이 서로를 사랑으로 존재하게 한다는 걸 몇 년에 걸쳐 하루하루 느끼고 있어서. 정말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금-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며 나와 너를 마주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음알음 알아가고 깊어지고 있어서.


어쩌면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뱉을 평범한 단어들을 잇고 이어서 이내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노래를 만들었다. 내가 매일같이 이야기하는 단어들로 만들어진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노래는 그 단어들이 일상에서 아무 것도 아닌 채 묵묵히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모두가 제 몫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랑이 담긴 사랑의 노래를 사랑한다 말할 수 있어서 얼마나 사랑의 밤인지.


“음악가의 밭은 하늘에 있어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는 김목인은 “음악이란 것도 한 줌의 말들에 풍성한 노래를 가져다”준다고 했다. 그의 노랫말처럼 모든 것이 가격으로 책정되고 이름이 불리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음악 역시 그 값이 매겨지기도 하고 또 응당 그래야 하면서도 동시에 그 값만으로 모든 것이라 불려 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가들은 그렇게 한 줌의 말들에도 풍성한 마음의 결과 생각의 깊이와 공감의 노래를 가져다주어서. 그렇게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게 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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