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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혁신파크 Jul 26. 2019

[소다소다한 파크산책] 2탄 서울혁신파크의 수상한 제작

서울혁신파크 구석구석을 살뜰히 안내하는 '소소하고 다정다감한 파크산책', <소다소다한 파크산책> 2탄에서는 혁신파크의 수상한 제작소들을 찾아갔습니다. 직접 만들고 고치는, 그래서 실패가 일상이 되기도 하는 느슨한 삶의 방식에 여러분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최근 무언가 만들어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인터넷 주문만으로 필요한 모든 것이 배달되고, 대형마트에서는 없는 것을 찾아내기가 더 어려운 요즘. 사실, 우린 무언가 만들거나 고칠 필요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장 난 전자기기도 AS센터에 맡기면 반나절도 안돼 고쳐져 나오곤 하니까요. 수리 비용이 더 든다며 새것으로 바꾸는 일도 식은 죽 먹기입니다. 여느 때보다 '효율'을 따지는 요즘이기에 더더욱 '만들기'라는 단어는 멀고 사치스럽게 느껴진달까요?   


하지만 우리 주변엔 이렇듯 당연한 편리를 버리고, 여전히 무언가 만들고 고치는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조나 목공, 제빵, 가죽공예 같은 취미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고, 유튜브를 보며 핸드폰을 수리하거나 낡은 집을 고쳐 사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우리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틈틈이 만들고 고치고 짓고 때론 망치기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는 걸까요? “소다소다한 파크산책” 두 번째 시간에는 서울혁신파크 속 숨은 제작소들을 찾아가 봅니다. 키보드와 핸드폰 위 정보를 찾고 기록하는 현란한 손노동 대신,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거나 혹은 소소한 재미를 찾기 위한 제작 활동에 사부작사부작 손을 움직여보면 어떨까요?   


우리에게 직접 만든다는 것은 직접 해본다는 것이며 스스로 생각해보려 한다는 뜻이다. 직접 체험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재미를 느낀다. 그 흥미에 대한 기억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면 지식의 내면화도 가능하다.  
- <손의 모험>, 릴리쿰




‘동물들을 위한 집 제작 워크숍’이 진행 중인 목공동. 동네 길고양이들을 위한 휴식처부터, 마당을 뛰놀던 강아지가 비를 피할 수 있는 집까지. 세상 유일무이한 동물의 집.


필요한 물건을 손수 만들고 싶다면, 목공동 (우드파크)

운영시간 화~토 10:00~19:00, 수~금은 10시까지 야간 작업  


목공동은 시민 스스로 필요한 것을 제작하고 목공 기술을 익히는 ‘공용목공작업장’입니다. 나무 냄새 물씬 풍기는 건물 안에는 구석구석 다양한 공구들이 비치돼 있습니다. 목공동을 운영 중인 '마을공방사이'는 전문 목공 기술과 함께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거나 잊어버린 생활기술을 공유하는 데 더 방점을 둡니다. 목공은 물론 생활봉제, 전기선 연결, 용접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기술교육을 해마다 진행하는 이유이지요. 

‘마을공방사이’의 이우경 대표는 목공 입문자들에게 책걸상이나 식탁 같은 가구보다 생활에 필요한 작고 소소한 도구들부터 직접 고안하고 제작해볼 것을 권합니다. 높은 찬장 위 물건을 꺼내기 위한 발 받침대라든지, 좁은 틈새를 활용한 수납장 같은 것 말이죠.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이 공들여 찾고 계신 그 다양한 물건들 말입니다.

목공동은 우드카빙, 생활목공, 재활용 목공 등 일상 제작 활동을 도울 여러 프로그램과 동호회를 운영 중입니다. 은평 주민이라면 목공 장비와 전기 기자재, 집수리 도구 등 다양한 생활 공구도 무료로 대여할 수도 있다고 해요. 

‘마을공방사이’에는 “자원을 낭비하는 소비습관으로부터 적당한 사이를 두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당장 사기보다 내 생활 동선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물건을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보세요.

  

목공의 매력은 생활에 필요한 것을 내 몸과 여러 재료, 그리고 도구를 사용해 만드는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 마을공방사이 이우경 대표 



 

8월 프로그램 및 동호회 

1. 생활봉제 동호회 : 매주 목요일 7시~10시. 동호회 운영을 위한 참가비 있음

2. 우드카빙 기초반 : 8월 10일부터 5회 진행. 매주 토요일 11시~14시. 참가비 20만 원

3. 어린이 목공놀이터 : 8월 10일부터 5회 진행. 매주 토요일 14시~16시. 참가비 6만 원

페이스북 fb.com/saii.maeul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7월 ‘핸즈데이'에서는 햇빛오디오를 만들었습니다. 햇빛에너지로 오디오를 충전 시켜 작동할 수 있죠. 가문비나무 원목으로 만든 스피커통 안에 작은 스피커 2개와 오디오 모듈, 보조배터리 등 간단한 기기들을 설치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단순한 구조에 조금 속은 느낌마저 듭니다. 직접 만들며 알게 된 오디오의 속 사연에 더해 무더운 날 열심히 사포질하며 완성한 ‘나만의 오디오’를 감상하는 참여자들의 눈빛에서 뿌듯함이 가득 묻어납니다.


에너지를 만져보고 싶다면, 제작동 적정기술랩


제작동 2층 적정기술랩에 위치한 마을기술센터 핸즈(이하 ‘핸즈’)는 자연의 힘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전파합니다. 후쿠시마가 아니더라도 국내 뉴스 1면을 꽤 빈번하게 장악하는 에너지 문제는 사실상 실생활에서 체감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핸즈는 내 손으로 만지고 기술 원리를 알아가는 경험을 통해 에너지와 사람, 사물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낮춥니다. 

예를 들면, 회전 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줄넘기 발전기라든지, 햇빛에너지로 물을 뿜어 올리는 햇빛 분수라든지, 아두이노와 각종 센서 기능을 접목한 미세먼지측정기 같은 것들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말이죠. 이러한 제품들 대부분은 핸즈가 시민의 요구와 스스로 느낀 불편들을 반영하며 발전시켜온 것들입니다. 결과물은 사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만인과 공유하고요. 교육과 워크숍, 조립 키트 등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핸즈의 교육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내용 중 일부는 유튜브를 통해 장소의 제약 없이 널리 공유되고요.  


기술적 이슈가 삶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때가 의외로 많아요. 에너지 문제도 그렇고, 핸드폰이나 자동차가 그렇죠. 이런 기술 문제에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기술이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도요.   - 마을기술센터핸즈 정해원 대표


시제품 대신, 핸즈는 공유 기술을 통해 시민이 직접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과정을 체험해보길 바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에너지와 기술 문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분별해내고, 나아가 생태와 환경까지 이어지는 삶의 수많은 연결고리를 하나씩 책임질 수 있을 테니까요!



 

문의 love@handz.or.kr 

페이스북 fb.com/handzat

유튜브 bitly.kr/0G6LmU  




키즈쿠킹클래스 ‘오늘은 내가 요리사’가 한창인 7월의 어느 오후. 토마토, 오이, 당근 등 익숙한 재료의 냄새를 맡고 칼로 잘라 속을 들여다보는 어린이들 눈빛이 초롱초롱합니다 "토마토 안에 뭐가 있나요?" "국물이요~, 아니, 씨가 있어요!"  "그럼, 무슨 냄새가 나죠?" "벌레가 죽은 것 같은 냄새가 나요." 예상치 못한 표현에 어른들이 더 화들짝 놀랍니다. 


딸그락딸그락 밥 짓는 소리가 그리우면, 맛동


맛동은 주제가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에게 건강한 맛과 문화를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그중에서도 맛동의 주요 프로그램인 <서울시민음식학교>는 밥상을 짓고 새로운 요리를 맛보며 즐거운 식문화를 경험케 하지요.

특히 '생애주기별 아카데미'에서는 1인 가구와 초등학생, 남성 등 식생활 취약 계층과 함께 집밥 차리기, 소스 만들기 등 소소한 밥상 차림을 나눕니다. “나만 먹는 건데, 뭐.”라는 마음으로 대충 끼니만 때우는 저녁이 아닌, 내손으로 나를 돌보는 밥상을 지어보는 것이죠. ‘발효’를 주제로 한 식문화아카데미에서는 빵, 식초, 요구르트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그를 바탕으로 요리합니다. 빵의 역사, 종류는 물론, 우리밀인 앉은뱅이밀로 빵을 만들고 오븐 없이 프라이팬에 도우를 구워내는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 비법을 전수하기도 합니다.   

부지런히 나만의 상차림을 하는 건 의외로 재미있다. 자신을 길들이면서 만족과 타협한다. 잘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깜박하고 착지에 실패해도 괜찮다. 시무룩해져서 반성하거나 후회하는 감미로운 덤이 제대로 딸려 올 테니까. 
- <어른의 맛>, 히라마쓰 요코


음식의 가치를 나누는 다양한 밥상의 준말인 <가나다 밥상>은 2017년부터 자리매김한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세계 요리, 제철 밥상, 반가 음식, 약선 밥상 등 다양한 주제로 음식의 가치를 나누죠. 무엇보다 식재료나 밥상에 인문학적 스토리가 더해져 한끼 식사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지난 19일 풀 요리전문가 소란 님이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풀’을 주제로 차려낸 밥상은 풀요리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이건 쇠비름이에요.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한방에서는 장수초라고 부릅니다. 오늘 샐러드로 드셔볼 거예요.”, “얘는 밤에 꽃이 핀다고 해서 달맞이꽃이에요. 많이 들어보셨죠?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도 좋습니다. 모유 성분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풀이에요. 조금 쓰지만, 된장국으로 끓이면 맛이 좋습니다.” 각각의 풀이 가진 이야기를 듣고나니 생김새며 이름이며 풀 하나하나 각별합니다. 향과 맛도 쓰고, 시큼하고, 달큰하며, 은은한 것이 어느 하나 비슷한 것이 없어요. 아삭한 식감은 덤이라지요.  남은 여름, ‘맛동’과 함께 입맛 되찾는 ‘건강한 식생활, 즐거운 식체험’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페이스북 fb.com/SEOULFOODPLATFORM    



글, 사진 서울혁신센터 홍보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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