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주・춘천을 넘어 대만과 네덜란드까지
지난 8월 13일(화) 서울혁신파크에서는 국내외 대표 사회혁신기관들이 모여 정보 공유와 협력을 모색하는 ‘2019 혁신파크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은 ‘더 큰 연결을 위한 준비(Preparations for Greater Connection)’를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앎·꿈·함으로 상상이 현실과 만나는 전환도시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공동의 과제를 공유하고 향후 실행 계획을 논의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행사 개최에 앞서 서울혁신파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혁신파크를 중심으로 향후 ‘아시아 사회혁신기관 네트워크의 허브’로 성장해 나간다”는 포부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혁신파크’를 비롯 ‘전주시사회혁신센터’와 ‘춘천사회혁신센터’ 등 국내의 대표적인 지역 거점 사회혁신 기관들이 함께했습니다. 해외에서는 대만의 ‘타이중사회혁신실험기지’와 네덜란드의 ‘루프(ROEF)’ 및 ‘다큰다흔(Dakendagen)’이 함께하여, 글로벌 사회혁신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협력 사업을 논의하였습니다. 이들의 참여는 ‘아시아 지역 거점 사회혁신 기관 네트워크’와 ‘글로벌 옥상 공유 네트워크’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모든 기관들은 상호 연대를 통해 지역을 넘어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회혁신 분야의 실험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을 공동 선언하였습니다. 또한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분야별로 워킹 그룹을 형성하여 각 그룹의 활동 목표를 선포함으로써 2020년까지 사회혁신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날 개회식에서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혁신파크가 5년, 10년 후에는 우리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대안들을 찾고 제안하고 경험하는 멋진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변화의 에너지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 주변으로 점차 확대되어 나갈 것을 믿는다”고 환영사를 전했습니다. 덧붙여 “서울시가 혁신파크 안에서 혁신가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촉진자, 마중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황인선 서울혁신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혁신파크는 건강한 ‘앎’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꿈’, 이를 실천하는 ‘함’의 공간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나눔’과 ‘키움’, 즉 만들어낸 것들을 사회와 나누고 미래를 위해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자리는 지난 5년의 성과들을 공유하는 자리로, 조촐하지만 진정성을 담았다. 더 큰 연결을 위한 준비 단계인만큼 앞으로 혁신파크가 가는 길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협업과 상생의 밑그림을 그리다
서울혁신파크는 이날 포럼에서 ‘더 큰 연결’을 위한 첫 시작으로서, 사회혁신 공유 공간, 서울혁신파크 제로에너지 전환, 옥상 활용 등 3개 분야에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였습니다.
첫 번째 협약은 서울혁신파크-전주시사회혁신센터-춘천사회혁신센터-타이중사회혁신실험기지가 함께 맺은 ‘사회혁신 공유 공간 공동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아시아 사회혁신기관 간에 교류와 협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의제 공유 및 공동 협력사업 모색, 사회혁신활동 정보 공유, 공동 아카이빙, 사회혁신 공유 공간 제공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을 대표해서 협약식에 참석한 전주·춘천·타이중의 협약 당사자들은 ‘도시와 사회혁신 공간’을 주제로 한 세션1의 발표자로 나서, 도시별 주요 이슈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 과제, 활동 내용 등을 공유했습니다. (※ 관련 내용은 아래 주요 세션 스케치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두 번째 협약은 서울혁신파크-서울에너지공사-LG전자-한국에너지공단 간에 체결한 ‘서울혁신파크 제로에너지 공동협력 업무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서울혁신파크를 신재생 에너지와 패시브 하우스 기반의 제로에너지 건물로 리모델링하여 대표적 에너지 자립 건물군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LG전자 황호건 부사장은 “최근 LG전자는 마곡에 사이언스파크를 완공해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적용된 에너지 기술 및 스마트 기술 경험으로 혁신파크 제로에너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김진수 본부장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효율화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신축 건물 위주의 정책”이라며, “이번 협약이 국내 최초의 기축 건물에 대한 제로에너지 협약인 만큼 우수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너지공사의 조복현 본부장은 “서울시의 에너지 정책 기관으로서 혁신파크를 대상으로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실증을 하게 돼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마을 단위까지 에너지 순환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세 번째 협약은 서울혁신파크와 네덜란드 옥상 단체이자 ‘유럽옥상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루프(Roef)’ 및 ‘다큰다흔(Dakendagen)’이 맺은 ‘글로벌 옥상 네트워크 업무협약’입니다. 이 협약은 글로벌 옥상 네트워크 구축 및 옥상 프로젝트 공동 추진, 옥상 정보 공유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옥상 공유지 활성화를 위한 상호 교류와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결의를 모았습니다.
혁신과 더 큰 연결을 위한 논의들
이번 포럼에서는 분야별 이슈와 현황을 공유하고 보다 현실적인 논의들을 이어나가기 위해 △도시와 사회혁신 공간(세션1) △리빙랩(세션2) △기술 전환(세션3) △제로 에너지(세션4) △파크 얼라이언스(세션5) △도심형 대체 이동수단(세션6) △옥상 공유지(세션7), 이상 7개 주제로 개별 세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중 세션 1, 4, 7을 중심으로 간략히 내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션1_도시와 사회혁신 공간>에서는 국내외 사회혁신기관의 사례가 발표되었습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원민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소장은 ‘구도심에서의 도시재생 및 사회혁신’이란 주제로 전주시의 사회혁신 활동 목표와 사업 내용들을 공유했습니다. 원 소장은 “지역에서 사회혁신이란 단어는 아직 어렵고 생소하지만, 그 부담감을 줄이고 문턱을 낮추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어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장은 ‘소도시에서의 사회혁신’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박 센터장은 “춘천은 인구가 30만 명도 안 되는 소도시로, 재정자립도가 낮고 산업구조와 인구구조가 열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방식 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시 장Jessie Chang 타이중사회혁신실험기지 센터장이 나서 대만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타이중시의 사회혁신 실험 사례들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장Chang 센터장은 “대만에서도 사회혁신은 새로운 개념이며, 현재 역량 구축 단계에 있다”고 말하며, “실험기지에 입주해 있는 50여개 단체들이 서로 협업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션4_제로 에너지 세미나>에서는 혁신파크를 제로에너지 파크로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협력 방안들에 대해 공유하고 논의하였습니다. LG하우시스의 임철순 책임은 ‘서울혁신파크 그린 리모델링 조성 계획’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파크의 그린 리모델링을 위한 목표 설정 및 현황 분석, 리모델링 범위 및 세부 계획 등 향후 어떻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지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LG전자의 박준래 부장은 ‘LG사이언스파크의 에너지 솔루션 사례’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혁신파크와 사이언스파크 모두 혁신을 추구하고 규모도 비슷한 만큼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파크에 최적화된 에너지 솔루션을 제안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너지연구소 신인재 박사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실증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 나갔습니다. 혁신파크에 가상 발전소를 설치해 우선 미래청 4, 5층에서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할 계획이며, 잉여 전기를 판매하는 전력중개사업과 관련해, 그 필요성과 의미, 기술적 부문과 설치 및 실증 방법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끝으로,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규 이사장은 혁신파크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및 고효율설비 적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세션7_옥상 공유지 워크숍>은 국내외 옥상 활동 단체의 글로벌 교류를 위한 자리로, 서울혁신파크 옥상공유 단체인 ‘열린옥상’ 및 네덜란드 옥상 단체 ‘로에프’와 ‘다겐다젠’의 활동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또한, 2019년 로테르담 옥상 축제 이야기를 듣고 2020년 서울시 옥상 공유지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였습니다. 세션 말미에 네덜란드 측 발표를 맡은 ‘렘코 문 마르카르Remco Moen Marcar, 암스테르담 옥상 프로젝트 리더’과 ‘리온 판 헤이스트Léon van Geest, 로테르담 옥상 프로그램 디렉터’는 세션 참가자들, 특히 ‘열린옥상’ 팀에게 “앞으로 10년 후 한국의 옥상과 관련해 국제적인 뉴스가 난다면, 그 기사의 헤드라인이 무엇이길 바라는가”를 질문했습니다. 또한, 각자 상상한 헤드라인을 실현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정리하고 솔루션을 찾아보는 그룹 활동을 해 볼 것을 제안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그 밖에 <세션2_리빙랩 공유회>에서는 서울·전주·춘천 지역별 리빙랩 사례를 발표하고, 사업 교류 및 연계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션3_기술 전환 워크숍>에서는 지난 5월과 7월에 열린 ‘팹랩아시아네트워크(FAN5) 콘퍼런스’와 ‘2019 서울적정기술한마당’ 행사의 성과를 공유하고, ‘기술 전환’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세션5_파크 얼라이언스>는 서울혁신파크 입주 단체들이 정보와 자원 교류를 통해 협력 의제를 발굴하는 자리로서, 각 의제와 관련된 혁신파크의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세션6_도심형 대체 이동 수단 워크숍>에서는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이용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의 대체이동수단 거점으로서 혁신파크의 역할 및 필요 기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행사 이모저모
모든 세션이 끝난 후, 오후 5시 반부터는 흥겨운 공연과 네트워크 파티가 열렸습니다. 일본에서 온 뮤지션과 한국의 뮤지션, 즉석에서 결합한 활동가 등이 함께한 공연은 많은 감동을 선사하며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공연과 네트워크 파티까지 포럼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김정호 서울혁신파크단체협의회장은 “이 행사가 매년 열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바람은 그저 바람으로 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번에는 혁신기관들이 주축이 되었지만 다음 기회에는 각 기관과 함께하는 혁신 활동가들과 입주단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짧은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히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유디(AUD) 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했습니다. 혁신파크 입주기업인 에이유디는 오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연단에 오른 이들이 말하는 내용을 문자로 옮겨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포럼은 2019서울시사회혁신리빙랩사업을 수행하는 ‘씨닷 & 보틀팩토리’와 함께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개인 물병을 소지하도록 사전 안내하고, 미처 챙기지 못한 이들에게는 기부받은 텀블러 등을 대여해 주었습니다.
기록&정리_서울혁신센터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