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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혁신파크 Mar 07. 2020

지속가능한 지구를 꿈꾸는 서울혁신파크의 새로운 파트너

<강원랜드> 탐방기

해발 1400여 미터의 '마운틴 탑'에서 내려다 본 강원랜드 주변 풍경


지난 12월, 서울혁신센터는 강원랜드와 사회적 가치 실현 강화 및 미래성장동력 콘텐츠 발굴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서울혁신파크 내 입주단체가 보유한 콘텐츠 공유를 통해 강원랜드 시설과 연계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파크 입주단체의 축적된 노하우를 강원랜드의 풍부한 자원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강원랜드 현장답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늘상 고민하는 3개의 파크 대표 단체(비전화공방서울, 적정기술공방,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와 함께 오른 여정길에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 보실까요.  


현재는 탄광문화촌으로 개발 중인 동원 탄좌 부지 (과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민영 탄광)


강원도 태백과 정선 주변 일대는 1960년대부터 광산이 개발되면서 마을 주변이 온통 까맣고 갱에서 나온 녹물이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탄광촌 아이들은 미술시간에 까맣게 변해버린 강물을 그리곤 했을 정도로 이들에게는 흔한 풍경이었습니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 조성을 통해 낙후된 폐광 지역의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지역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단위 리조트는 자연을 이용하려다보니 자연을 훼손하는데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진 최악의 상황에서 탄광을 걷어내고 나무를 심으며 하나씩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해가고 있습니다."      






고요한 자작나무 숲에서 느끼는 마음의 평화  


(좌) 무릉지구 내 자작나무 숲 / (우)  야생 동물들을 위한 먹이쉼터


강원도에 첫 발을 내딛으며 마주한 인상은 포근하고 평화로웠습니다. 밤새 눈이 내린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탐방지는 근방에서 유일하게 열목어가 살 수 있을 정도로 맑은 1급수가 흐르는 무릉지구였습니다. 현재 미개발 지역으로 미네랄 블럭을 갖춘 먹이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눈부시게 펼쳐진 설경을 만끽하며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두 시간에 걸쳐 올라 다다른 곳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자작나무 숲이었습니다. 인제 자작나무 숲과 비슷한 크기의 면적이지만,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게 더욱 매력적인 장소였습니다. 아름다운 숲을 바라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단순히 자연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공존공생의 방식으로 산림을 보호하면서 누릴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강원랜드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때론 골똘히 사색하며 탐방을 이어나가는 입주 단체 대표님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가령, 잔가지로 우드칩을 생산하고 바이오매스 자원을 활용한 우드칩 보일러나 생태적 소재를 사용하여 오프그리드(외부에서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는 생활방식) 방식으로 제작한 트리하우스 등 다양한 시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었습니다.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는 것만으로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는 이 천혜의 자연을 더 많은 이들과 누리고 싶은 마음이었을테지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비전화 라이프를 상상하며


한옥으로 지어져 운치있는 운암정 외부(좌)와 내부(우) 전경              


한 공간의 용도는 사용자의 쓰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한옥으로 지어진 아늑한 운암정은 드라마 식객의 촬영 공간으로 제작되어 현재는 전통 식문화 체험과 북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옥의 아름다운 자태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는 외국인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암정은 강원랜드를 방문한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방문지인만큼 이곳에 비전화공방서울의 다양한 실험이 녹아든다면 어떤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까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따뜻한 운암정에 자리하고 앉아 정선의 특산품인 수리취가 들은 붕어빵을 먹으며 잠시 상상에 잠겨보았습니다. 전기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고도 삶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비전화 체험 공간을 그려봅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경험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플러그를 뽑은 뒤 펼쳐질 수많은 가능성들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특별할 것 같습니다. 인도식 화덕인 탄두르에 구운 난에 곁들여 먹는 커리와 비전화 착유기로 갓 짠 견과기름을 드레싱으로 얹은 샐러드는 어떤가요? 비전화 라이프 스타일로 가득 찬 운암정이 독특한 주거 문화를 전파하는 새로운 거점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여정


강원랜드의 한 사내 벤처를 탐방 중인 모습 (트레이 속에 환경정화곤충인 동에등애 유충이 가득하다)              


쿰쿰한 냄새를 따라 들어간 시설 내부에는 유리창 너머로 쌓여있는 노란 트레이가 보였습니다. 트레이 속 꿈틀거리는 작은 녀석들이 힘을 합쳐 약 5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24시간 안에 분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환경정화곤충인 동에등애 유충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소화하고 남은 분변토는 다시 천연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고, 이 동에등애를 먹고 자라는 닭을 키우는 사육장도 있었습니다. 버려지는 것 하나 없이 자원이 순환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강원랜드의 한 사내 벤처 시설이었습니다.


파크 한평책빵 옥상에도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유사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이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며 나온 천연 메탄가스로 버너의 불을 켜고 남은 물은 액체 비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사례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버려지는 폐기물을 천연 자원으로 재활용하여 계속 선순환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강원랜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 벤처를 유치하는 것 외에도 친환경 에너지 확대, 영업장 내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 등 회사 전반에 걸쳐 친환경 리조트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 속에서 파크 입주단체와 함께 서로 영감을 얻고 꾸준한 협업 속에서 피어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봅니다.      






1박 2일의 시간 동안 강원랜드 구석구석 참 많은 공간을 탐방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탄광 유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원탄좌 부지, 주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운틴 탑과 아늑함이 느껴지는 단체의 숲, 반려 동물 가족을 위한 공간인 펫카페까지. 파크 내 200여 개의 입주단체들과 결합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떠올리며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았습니다. 은퇴한 광부들을 모아 잔디광장에서 빅이슈의 다양성컵을 진행한다면? 포레스트 어드벤쳐 파크에서 온가족을 대상으로 시소의 나무 놀이터가 펼쳐진다면? 강원랜드가 또 하나의 실험기지로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지구적 환경위기에 해법을 제시하는 리조트로 거듭나길 응원합니다. 앞으로 강원랜드와의 꾸준한 교류와 만남을 이어가며 소식을 종종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글 l 서울혁신센터 홍보문화팀 박미란

사진 l 서울혁신센터 홍보문화팀, 전환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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