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까치의 설날은 어저께고요, 사람사람의 설날은 오늘임을 맞이하여 김고로와 이쁜 그녀는 손을 잡고 강릉에서 야간 버스를 타서는 부산으로 내달리는 버스 안에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았다가 종착점에서 번쩍하고 뜨면 공기와 억양과 말투마저 다른 지역인 부산광역시에 도착하는 마법이 펼쳐진다.
올해 따라 유난히 이런저런 기쁜 일들이 많았던 가족, 친지들과의 재회를 마치고 나서의 설날 다음 날은 전 직장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연을 이어오고 있는 전 직장동료인 '재'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사실 재와 김고로는 동갑에, 각자의 고고한 미식취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집에서 요리하기를 즐겨한다는 것들 등이 죽이 잘 맞아서 김고로의 이직 이후에는 부산에 갈 때마다 밥 한 끼와 차 한잔을 항상 함께 하며 친우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미 설날연휴 2주 전부터 그와 밥 한 끼와 차 한잔을 할 수 있는지 서로의 일정을 먼저 확인을 한 후에,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맛있는 식사와 향긋한 차로 보낼지 의논을 하는 것이 그와 나의 즐거운 일이다.
[어이, 재. 설날 다음날에 볼 수 있어?]
[응, 가능. 어디서 볼래?]
[이번에도 중간 지점인 망미에서 볼까?]
[응, 그날 볼 수 있어. 망미가 주택가가 많으니 조용하고 좋지.]
그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와 내가 부산에 오면 머무는 어머니댁이 해운대의 중간 지점인 망미는 부산의 병무청이 있는 곳이라 부산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거쳐가야 하는 동네. 이전에 망미에서 재를 봤을 때는 쌀국수와 돈가스를 하는 곳을 들렸다가 강릉에 본점을 두고 있는 대형 카페인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즐겼었다. 그다음인 추석연휴에는 수림식당 수영점과 수영팔도시장 안에 있는 카페에서 식사와 차를 마셨고.
[어디로 가서 식사를 할까 싶네. 이전에 얘기했던 개점시간부터 줄 서서 먹어야 한다는 그 튀김덮밥집 어때? 일찍 가야 먹을 수 있다는 그 덮밥집.]
[좋아, 우리 집에서도 가깝다]
[그럼 거기서 오픈 시간 30분 전까지 만나자고. 내가 늦을 것 같으면 택시를 타서라도 시간 맞춰 갈게.]
[오케이, 그때 보자고.]
사실 이전부터 망미에서 어떤 밥집이나 카페를 갈까 검색을 했었을 때 딱히 그와 나의 마음에 드는 집을 딱 하고 고르기는 어려웠지만 그나마 그 동네에서 굉장히 좋은 평을 받는 몇몇 가게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철학자와 같은 진지한 고민은 접어두고 다행히 빠르게 약속을 잡았다.
재와 보기로 한 날, 김고로는 침대 위에서 더 자고 싶은 욕망을 맛있는 밥을 먹겠다는 식탐으로 이겨내고는 옆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던 이쁜 그녀마저도 흔들어 깨워서 부지런한 미식가가 되자는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부지런히 일찍 일어나서 분주하게 다닐수록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법이다. 해외에서 여러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시는 것이 취미이신 '백 선생'님께서도 몸소 실천하시지 않는가.
강릉과 다르게 부산은 따뜻한 초봄과 같은 공기로 약간의 찬기가 섞인 온난한 바람이 아침부터 불었다. 해운대에서 망미로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타고 편하게 도착하니 내가 걱정하는 마음에 빠르게 와서 그런지 약속시간보다 1시간을 일찍 망미에 도착해 버린 김고로와 이쁜 그녀. 망미는 해운대와는 약간 기후가 다른 것인지 해운대에서 불던 바람보다 더 강하고 세찬 바람이 김고로와 이쁜 그녀의 몸을 더 움츠리게 했지만 그에 질소냐, 뚜벅뚜벅 걸어서 오늘의 약속 장소인 '코카모메'가 있는 망미중앙시장을 향해 아파트단지 사이와 골목을 걷는다. 걷다 보니 이전에 재와 맛있는 식사를 했던 쌀국수, 돈가스 집도 보이고 아파트단지와 형형색색의 놀이기구가 놓인 놀이터도 보면서 망미의 아침 정취를 즐긴다.
망미중앙시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는 시장, 좋아하는 카페의 커피를 마시러 갔던 수영팔도시장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는 시장. 시장 입구에는 지금의 젊은이들의 감성을 저격하는 아담하고 이쁜 식당과 빵집, 디저트 가게들이 아직은 열지 않고 있었고 우리가 가려고 하는 튀김덮밥집인 코카모메는 이런저런 물건을 내놓고 들이면서 개점준비가 한창이었다. 목재와 유리로 격자무늬의 일본식 외관과 처마, 그 아래에는 천으로 된 일식 발을 내려 입구를 대신하고 처마 밑에는 작은 풍등이 흔들리며 딸랑거린다.
"벌써부터 오픈 준비를 하시는구나."
"옆에는 국숫집이랑 디저트 가게네. 그런데 이제 뭐 해?"
"시간이 남았으니, 시장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시장구경이나 할까."
"그래!"
설날 이후의 아침이라 망미중앙시장에서 열려있는 집은 얼마 되지 않지만 어떠한 가게들이 시장에 존재하는지 구경하는 것도 나에게는 큰 재미다. 시장의 중간쯤 걸어갔을까, 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찾았다, 김고로!"
"여어!"
처음 볼 때부터 나와 이쁜 그녀가 함께 재를 봤던 터라 그와 우리는 반갑게 인사한다. 둥글둥글한 큰 덩치에 키가 큰 재는 밝은 회색의 코트와 갈색 카디건을 입고 나왔다. 워낙 사교적이고 친절한 성정을 가진 재라 이전에 함께 만나 얼굴을 본 이쁜 그녀와도 이런저런 근황에 대해 얘기하며 우리는 코카모메의 입구에서 재가 이전부터 추천했었던 이 튀김덮밥 집에 들어가기만을 기다렸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고객님 이제 들어오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듣고 우르르 식당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왼쪽은 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바 형태의 긴 식탁이 이어졌고 오른쪽은 가게의 점원분들이 튀김기, 조리대, 밥솥 순으로 놓여있었다. 주방 쪽의 타일로 된 벽을 제외하면 옅은 노란색의 페인트칠이 된 가게는 커다란 환기구와 연통, 거기에 메뉴 포스터들이 일본어로 벽에 띄엄띄엄 있고 그 외에는 목재로 된 기둥과 장식들. 생각보다 가게가 크지 않았다, 아무리 많아도 10명 정도 앉을 수 있으려나. 하지만 대단한 점은 이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코카모메는 부산에 여러 체인점들이 있고 통영에도 분점이 있다. '코카모메'는 일본어로, 한국말로는 '작은 갈매기'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작은 갈매기치고는 꽤나 멀리 날아가는 갈매기다.
"뭐 시킬 거야?"
"나는 기본 텐동, 거기에 얘들아, 토마토를 꼭 시켜야 된다."
"그럼 나는 붕장어튀김이 들어간 스페셜, 자기는?"
"나도 재처럼 기본 텐동이면 돼, 우리도 토마토 먹을 거니까 토마토는 2개로 시키자."
"좋아, 좋아, 먹어보자고, 기대된다."
김고로처럼 미식을 취미로 가진 재가 추천하는 동네의 밥집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직접 찾아서 가는 식당보다는 큰 기대로 김고로의 마음이 부풀었다. 자리에 앉아서 내어주는 따뜻한 보리차로 흥분되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주변을 둘러본다. 머리에 두건을 두른, 주로 튀김을 담당하시는, 주방장과 그 외에 다른 메뉴들과 밥을 준비해 주시는 점원분들이 우리와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로 한창 바쁘시고 쉬는 시간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으시겠지. 우리가 앉아 주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카모메는 금방 만석이 되어버렸으니까.
"토마토 절임 먼저 나왔습니다."
"난 사실 여기서 이게 제일 맛있어."
코카모메의 토마토절임, 코카모메 토마토
재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의 앞에 등장한 토마토절임에 작은 박수를 친다. 나는 사진을 먼저 빠르게 찍고는 한입을 먹어본다.
"으음....!"
"와아..!"
붉은 토마토 위에 내려앉은 하얀 소스는 레몬을 주재료로 넣은 상큼하고 가벼운 드레싱의 맛, 새콤 상콤한 맛이 입과 코를 통해서 훅 들어오며 달콤 새콤하게 절여진 토마토가 치아 사이에서 펑 터지면서 감칠맛이 분수처럼 혀 위에 터진다. 아아, 이것은 훌륭한 리프레셔(원기를 회복시키는 음식, 청량음료. 상큼하고 새콤한 맛을 위주로 코스 중간에서 무겁거나 기름져진 입안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덮밥을 막 먹다가 조금 지루하고 느끼해져 질 즈음에 이 토마토를 한입 딱 먹으면 기분이 엄청 좋거든."
절인 토마토를 먹고서 웃음으로 찬사를 보내는 우리에게 재가 몇 마디 얹는다. 자신이 말한 대로이지 않냐는 뿌듯한 얼굴, 마음에 들었다.
"식사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튀김덮밥의 튀김들이 실하다
노릇노릇하고 고소한 튀김의 냄새가 이어지는 와중에 뜨끈한 튀김이 올라간 튀김덮밥이 우리에게 도착한다. 김고로의 것은 스페셜이라 덮밥 가운데에 기다란 장어튀김이 우뚝 솟았다.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튀김덮밥에 들어있는 튀김을 따로 먹기 위한 앞접시를 잡아서 옆에 내려놓고 각자 먼저 원하는 것을 집는다. 나는 붕장어튀김을 먼저 잡아서 내려놓았다. 일본말로는 '타래'라고 하는 일본식 양념간장이 튀김과 밥 위에 넉넉하게 묻어 있어서 음식의 양념이 부족할 일은 없어 보였다.
코카모메의 튀김은 튀김덮밥에 올라가는 튀김이라 일반적인 일식 튀김과는 다르게 튀김옷이 얇고 더 바삭해 보이는 옷을 입었다, 타래간장이 묻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니면 조명이 조금 어두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짙은 튀김옷이다. 튀김을 집어 들며 식사를 시작한 순간부터 온전히 김고로는 튀김덮밥에 집중한다. 붕장어를 중심에 두고 새우, 가지, 꽈리고추, 표고버섯, 달걀, 단호박이 요새처럼 튀김덮밥의 외곽을 맡고 있다.
"잘 먹어볼까, 붕장어부터 간다."
바사사사삭
붕장어튀김, 스페셜덮밥에 올라간다
"으으음...!"
자동적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는 김고로, 그리고 그것을 흐뭇하게 보는 재.
'바삭하고 촉촉하다! 거기에 속살까지 실한 붕장어의 맛, 비린내도 없이 부드럽군.'
겉에서부터 바삭한 튀김옷이 건조하지 않고 약간의 수분감을 간직하면서 튀겨지듯이 씹힌다. 튀김덮밥의 튀김은 잘못 조리가 되면 너무 건조해서 과자 같거나 기름을 너무 먹어서 축축해져 버리는 불상사가 나기 마련인데,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바삭하고 적당한 습기를 간직한 튀김을 베어 물고 나면 그 속의 붕장어의 부드럽고 쫄깃한 속살이 함께 씹힌다. 달착지근하며 가벼운 양념간장이 저작운동에 마무리를 지으면 아쉽게도 붕장어튀김이 입안에서 사라진다.
"이야, 튀김이 이래야지. 이게 튀김이지."
"마음에 드냐, 김고로? 네가 만족하니까 다행이다."
"만족한다고? 이건 만족 이상이다. 왜 여기를 처음부터 안 왔지."
붕장어를 씹고 나니 양옆 지느러미를 위한 잔가시들이 눈에 보이지만 워낙 잘 튀겨져서 튀김의 일부라고 느껴질 정도로 씹히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바삭한 튀김과 어울려 식감에 즐거움을 더해줄 정도. 부서지는 튀김옷에 쫄깃하게 씹혀서 튕기는 붕장어튀김, 이다음은 또 어떤 재료가 나를 즐겁게 해 주려나. 기다란 장어가 방금까지만 해도 그릇 위에 있었는데 금방 사라져 버렸다.
"그다음은 조금 달달하고 부드럽게 가볼까."
달달한 단호박튀김
나는 말발굽 모양으로 썰린 단호박을 집어서 옆에 있는 히말라야산 분홍소금을 콕 찍어서 씹어본다. 약간의 짠맛은 달콤함을 증폭시켜 주기 때문에 그것을 노리고 일부러 타래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금을 조금 더 찍어먹는 것이다.
바삭 아삭
"단호박도 정석처럼 맛있네, 달콤해."
단호박의 녹색 겉면도 진하게 노오란 속살과 함께 부드럽고 푹신하게 씹힌다. 가벼운 튀김옷과 함께, 얇게 썰린 단호박은 끈적거리는 살결 사이로 소금과 만나 혀 위에 단맛을 올려놓는다. 뻔하디 뻔한 푸석하고 퍽퍽한, 이전의 단호박 튀김들을 잊게 만드는 단호박 튀김이다.
'그리고 누가 기다리고 있나, 튀긴 채소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섯과 가지를 먹어야겠군.'
깊게 튀긴 채소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지를 먼저 집어든다, 가지만두와 풍미가지 등 중국식으로 튀겨진 가지를 즐기는 나로서는 다시 한번 기대가 된다.
바사사삭
내가 장담하건대, 튀긴 가지는 튀겨진 채소 중에 가장 맛있는 음식이다. 아직 튀긴 가지를 경험해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경험해 보시라고 추천한다. 코카모메의 가지 튀김도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아, 바삭한 겉면이 쪼개지면 크림처럼 미끄러지는 질감의 가지가 고소하고 풋풋한 가지향을 뿜으면서 입에 흐르는구나.'
가지튀김과 표고버섯튀김
맛있게 튀겨진 가지는 부드러운 속살을 간직한 채 사각거리는 튀김과 함께 어울려 씹힌다. 눈을 감고서 씹고 있노라면 다시 타래간장이 달콤하게 입안에 덮이는 것이 달콤하고 고소한 맛으로 쾌감을 느낀다. 다음은 표고버섯을 연속으로 먹어본다, 촉촉하고 쫄깃한 버섯의 육질이 튕기듯이 씹힌다. 채소를 안 먹는 아이가 튀긴 채소를 먹어본다면 채소에 대한 편식은 싹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맛있는 채소를 왜 안 먹겠는가. 튀김을 연속으로 먹어서 입안이 잠시 고소한 기름 풍미로 너무 덮인다는 생각이 들면 이쁜 그녀와 함께 나눠 먹고 있던 토마토 절임을 한입 먹는다.
아삭 팟!
토마토 절임의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서 토마토의 채수와 감칠맛으로 터지면서 입안에 남아있던 기름맛을 말끔하게 씻어낸다. 튀김을 먹을 입이 다시 되었으니 나는 옆에 남아있던 김튀김과 꽈리고추튀김을 집는다.
마음 같아서는 김튀김을 조각조각 부서셔 반숙으로 익은 수란튀김을 섞은 밥에 얹어서 먹고 싶지만 김의 맛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나는 그런 무자비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꽈리고추의 매콤함과 식감을 즐기고 나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달걀튀김(온천달걀)을 밥 위에 올리고 조심스럽게 으깬다. 달걀 안에 숨어있던 노른자가 강처럼 밥 위에 흘러나오고 나는 흰자들을 마저 찢고 부서셔 타래간장으로 범벅이 된 밥과 함께 섞는다. 흡사 간장을 뿌린 달걀밥과 같은 외향이지만 맛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한 숟갈을 크게 떠서 밥과 달걀을 입으로 옮긴다.
식탁에 붙어있는 '밥과 타래간장은 리필됩니다.'라는 말을 놓칠 김고로가 아니다. 이후에 재와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러 갈 예정이지만 이렇게나 맛있는 밥과 간장을 조금 더 오래 즐기고 싶은 마음에 나만 유일하게 리필을 요청한다. 재, 이쁜 그녀와는 다르게 조금 더 큰 위를 보유한 김고로는 배가 좀 더 고프지만 딱 기분 좋을 정도로 밥을 먹도록 노력한다. 가끔은 그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때도 있지만 말이다.
"잘 먹네, 김고로."
"그럼, 누가 오자고 한 식당인데."
"여기는 네가 쓰는 미식일기에 올라갈 수 있어?"
김고로가 '미식일기'라는 것을 브런치에 연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재는 묻는다. 김고로는 웃으며,
"당연하지. 코카모메의 튀김은 감동적인 맛이다. 감동적인 튀김이야. 우리 올해 추석에도 여기서 보자, 망미에 올 때마다 먹고 싶어."
"그래, 여기 다음에도 또 오자."
"진짜? 그 정도야?"
감동적인 튀김의 맛이라는 김고로의 찬사와 이쁜 그녀의 동의에 재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웃는다. 재, 이쁜 그녀 그리고 김고로의 덮밥 그릇은 깨끗이 비워져 덮밥 그릇의 하얀 부분만이 매끄럽게 빛난다. 화창한 부산의 날씨만큼 즐거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