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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로 Sep 28. 2024

[미식일기] 콘타이 (Kon Thai), 서울

태국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태국을 먹어버린 경험에 대하여

김고로는 이전에 일을 하던 회사들마다 좋은 친구 혹은 인연을 만들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별난 인간관계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에 갈 때마다 만나는 H군도 그중 한 명인데 맛있는 음식을 찾고 좋은 식당들을 스스로 찾아보는 등 미식을 참 사랑한다는 서로의 취미 생활이 잘 맞아떨어진 동갑내기 친구였기에 그는 지금도 김고로와 이쁜 그녀 부부가 언제나 환영하는 친구이다. 그와 주기적으로 즐거운 스몰토크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때마다 자신이 알아낸 부산의 맛있는 집이나 식재료 등을 공유해주고는 하는데 부산에서의 추석 연휴 첫날 저녁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한 '콘타이'는 H군의 추천을 받은 집 중 하나였다.


동남아 쪽의 향신료를 그리 반기지 않는 H군이 태국음식전문점을 추천해 준 일은 김고로에게 상당히 의외였는데, 그렇다는 의미는 그만큼 이 '콘타이'라는 음식점이 그의 취향이며 맛도 평균 이상으로 좋다는 의미였기에 김고로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해운대에서의 저녁. 더 많은 정보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이 식당의 음식점의 이름을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태국의 모 유명 셰프가 시작을 한 태국 음식 전문점이며 "태국 상무부가 태국 상무부가 매년 해외에 있는 태국음식점을 대상으로 우수 업체를 발굴해 고용, 위생, 맛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까다롭게 선정하는 '타이셀렉트'에 뽑힐 정도로 태국 정부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맛집"이라는 문구를 식당의 어디에나 걸어놓을 정도로 브랜드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집이다.


김고로가 검색을 해본 결과로는, 콘타이는 한국에 서울 용산을 1호점으로 열었고 김고로가 추석 연휴 간 방문한 곳은 신세계 센텀시티점이다, 백화점의 푸드코트 및 외식가에 위치를 하고 있는 만큼 김고로가 이쁜 그녀와 함께 올라가니 근처에는 이름만 들으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알 정도로 쟁쟁한 브랜드의 식당들이 하얀 대리석 바닥과 검은 난간으로 장식된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의 푸드코트 위에 당당하게 서 있었다. 사람이 많을 때에는 대기를 하기도 하는지 태블릿에 '대기열은 여기에 적으시면 됩니다'라고 적혀있었으나 그 화면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던 '첫 방문'인 김고로를 보던 직원은


"대기열 없으니 바로 입장하시면 되세요~"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김고로와 이쁜 그녀는 얌전하게 직원의 안내를 받아 착석하여 메뉴판을 열어본다. 동남아의 이국적인 향신료와 육식은 그리 선호하지 않으시는 김고로 어머니의 취향을 고려하였을 때 많이 맵지 않은 해물과 채소 위주의 음식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다다르고 그들은 마음껏 주문을 한다. 콘타이에 대하여 글을 읽었을 때, 음식들이 빠르게 나온다는 장점이 부각되어 있었는데 김고로와 이쁜 그녀가 주문을 늦게 한 점과 그 앞에 서너 팀들의 주문이 밀려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생각보다 주문 후에 식탁까지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글과 같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기에 더 마음에 들기도 했다.


"역시나 볶음 요리라서 그런지 제일 먼저 나오네."


"냄새 좋다, 은근하게 매콤하면서 달달해."


집 근처에 있는 '스왓띠'에서 태국인들이 직접 요리하는 주방에서 나온 팟타이와 약간 다른 점은 매운맛과 달콤한 맛이 한국 대중들의 입맛에 더 맞추어 그리 세지는 않지만 함께 곁들여 주는 레몬, 땅콩가루, 설탕 등으로 자신의 취향껏 간을 더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하는 식당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나라마다 운영할 체인점이라면 국민들의 대중적인 입맛을 고려하여 접근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는 노력을 먹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김고로와 이쁜 그녀 기준에서는 양이 조금 적기는 했지만 원래 즐겨 먹던 팟타이를 부산에서도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콘타이 쏨땀까이텃

'스왓띠'에서도 파파야를 채 썰어서 매콤 달콤하고 상큼하게 버무려낸 파파야 샐러드인 쏨땀을 즐겨 먹기도 했었지만 김고로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게 만든 비슷한 음식인 '얌운센'의 기억으로 자주 보지는 않았던 쏨땀. 태국 내의 현지 사람들은 튀긴 닭고기와 쏨땀을 함께 먹는 풍습이 있다고 메뉴에서 설명을 하기에 궁금한 마음으로 주문한 음식.


바사사삭


옆에 곁들여 나온 닭봉을 먼저 잡아서 앞니로 줄기차게 뜯는다, 바삭하게 튀어낸 닭의 겉면에서 달콤하고 입에 착 감기는 고소한 맛이 확 올라와 감칠맛을 입안에 최대로 올려준다.


"와, 바삭하고 달콤한데?"


거기에 곧바로 이어서 겉보기에는 얇은 무나물 같지만 더 얇고 아삭하며 매끈한 느낌이 나는 파파야 속살과 다른 식감과 맛으로 어울려주는 숙주나물, 당근을 함께 듬뿍 잡아 올려 입안으로 가져간다.


아삭아삭 사각사각


서로 다른 사각거림과 단맛, 매콤함과 신맛의 조화가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의 닭고기 사이에서 계속해서 고기와 다른 탄수화물을 먹고 싶게 만드는 역할에 손색이 없다. 한국음식의 예로 들자면 고기를 구워 먹는 사이에 꼭 필요한 무절임, 파절임, 양파절임과 각종 쌈채소들이 이에 해당하겠지, 샐러드와 같은 채소로 입안을 계속 처음처럼 초기화시키고 상큼하게 만들면서 고기나 무거운 식재료들로 지루해질 수 있는 입맛을 더 먹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팟타이와 쏨땀까이텃을 굉장히 배가 고팠던 한국인 3명이 해치우고 나니 추가 주문으로 나온 뿌님팟퐁커리가 모습을 그 앞에 드러냈다.

콘타이 뿌님팟퐁커리

뿌님팟퐁커리는 한국에는 익히 알려진 게를 이용한 커리인 '뿌팟퐁커리'를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게인 '뿌님'을 사용했기에 이름이 살짝 다르지만 원재료를 제외한다면 다른 것은 거의 없다. 코코넛 밀크에 스크램블 한 달걀이 들어간 태국식 커리를 튀겨낸 연한껍질의 게 위에 얹어서 먹는 음식이다. 허물이 연한 게를 사용하는데 최근에 한국 남해안에서 외래종으로 들어왔으나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남방톱날꽃게'를 포함한 게 들이 사용된다고 하니 '설마 이 게를 한국에서 잡아온 것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으며 원산지 표시는 '미얀마'라고 되어있어 살짝 아쉬운 김고로였다.


"커리부터 먼저 맛을 볼까?"


태국식 게 커리를 처음 경험해 보는 김고로는 우선 커리와 달걀을 함께 떠서 먹어본다, 보들보들한 스크램블 달걀에 매콤하고 진득한 태국식 커리의 향이 코끝까지 밀려들어오는데 코코넛우유를 기반으로 만든 커리라서 입안에 부드럽고 코코넛의 은근한 맛이 계속 감돈다. 김고로는 코코넛우유의 독특한 맛을 좋아하는터라 동남아식 커리는 대환영이기에 이미 첫 입부터 뿌님팟퐁커리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달걀 조각들 사이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커리의 맛과 몽글거리는 식감이 숟가락을 계속 움직이게 만들었다.


바사사삭


연한 허물을 가진 게는 이전에도 먹어본 적이 있기에, 망설임 없이 몸을 베어 먹는 김고로, 튀김옷을 묻혀서 두배로 더 바삭해진 게의 껍질이 입안에서 과자처럼 부서지는데 그 안에서 부드럽고 고소한 게의 가득 찬 속살이 함께 씹히면서 매콤하며 고소한 커리의 맛과 어우러진다. 처음 뿌님팟퐁커리를 주문할 때에 점원분께서 밥은 필요하지 않으시겠냐 물어서 (한국인은 커리에 밥을 먹으니까) 거절한 김고로는, 이 커리를 밥에 함께 얹어 먹었어도 흰쌀밥의 식감, 단맛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을 거라 생각했다. 커리 사이사이에 태국식 바질과 파프리카 등 코와 혀를 자극하며 다른 식감을 선사해 주는 식재료가 같이 씹히니 바삭한 게와 사각거리는 채소,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달걀의 식감의 섞인 조화가 환상적인 맛이었다. 하지만 밥을 주문하지 않은 게 아쉽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어차피 마지막은 따뜻한 탄수화물로 식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니까.



"고로야, 똠얌국수 먹을 거지?"


"당연하지, 어머니는 팟타이 더 드시고 싶다고 했으니 그거랑, 우리는 똠얌국수 먹자."


동남아에서 잘 구할 수 있는 허브인 레몬그라스를 베이스로 해물 육수를 만들어 '시고 매운 새우'탕이라는 뜻을 가진 똠얌꿍 국수에 태국식 얇은 쌀국수를 말아먹는 똠얌국수는 김고로와 이쁜 그녀가 어느 태국음식점에나 가면 꼭 마무리처럼 먹는 메뉴. 콘타이의 똠얌국수는 주재료인 새우 이외에 담치, 오징어, 바지락과 고기류들도 함께 넣어서 더 무겁고 시원한 맛이 강조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맵고 시원한 똠얌꿍에 말아먹는 국수였다.


"일단 국물부터 한번"


후루루룩


시원하며 매콤한 맛, 거기에 살짝 신맛이 더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김고로는 더 신맛을 좋아하기에 팟타이에 함께 나와있던 생레몬을 반으로 갈라서 이쁜 그녀의 똠얌국수에 레몬즙을 추가한다. 그러고 나니 매콤하면서 더 혀에서 튀기듯이 상쾌한 똠얌국수가 각자의 취향대로 완성된다.

그리고 해물과 면을 먹어 갈수록 가라앉아있던 땅콩가루와 조개와 오징어에서 우러나온 시원함, 그리고 태국고추 조각들의 매콤함이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똠얌국수의 간에 더 진한 자기주장의 맛을 더한다. 쌀국수와 건더기들을 다 건져먹고 나니 숟가락을 집어 들고서는 그릇 깊은 곳까지 푹 국물을 퍼서 땅콩가루와 육수를 함께 들이킨다. 매콤함 사이에서 씹히는 땅콩의 달콤함과 고소한 풍미가 중동적이기까지 해서 땅콩가루를 더 먹을 때까지 김고로는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았고 국물을 말끔하게 비워내었다.


"와, 시원했다. 맛이 좋네."


"여기 누가 소개해줬었더라?"


"H군이 센텀에 맛있는 집 중에 하나 알려줬었지."


"역시 H 씨구나."


콘타이에서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모두 다 먹은 김고로와 이쁜 그녀 가족은 식사도 다 마쳤으니 근처 카페로 디저트 먹으러 가자는 말을 하면서 걸음을 옮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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