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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r 27. 2023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한 번에 한 가지씩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공식적으로는,

-우선 난 본업으로 월-금 왕복 3시간 출퇴근해서 사무실에서 일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투잡을 한다.

-짬짬이 온라인 사업을 운영한다.

-집안일 (빨래, 청소, 요리 등)을 한다.

-각종 가족들의 업무 처리.


개인적으로는,

-일어나자마자 명상 30분 주 3회 오후 20분 운동

-독서와 글쓰기

-영어공부 하루에 1~2시간

-주 2회 영어스터디

-개인상담 및 강의를 듣는다. (주 2회)

-유튜브로 재테크 공부를 한다.

-블로그에 기록하는 일

-유튜브 채널 운영


나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하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칠 때가 종종 있으며 주기를 보니 2달에 한 번씩은

약한 번아웃이 오곤 한다. (정신적으로 오거나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루에 잠을 8시간은 자야 피로가 풀리는 나로서

시간과 체력의 한계로 일을 나누다 보면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 일 또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게 되고

저 위에 몇 가지는 매일 꾸준히 하고 몇 가지는 어쩌다가 한 번씩 하게 된다.


몸이 힘들고 지쳐도 꾸준히 하는 일들은 바로 나의 모닝루틴이다.




명상과 운동 그리고 영어공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들은 돈을 받고 하고 있는 본업과 돈을 벌기 위한 사업.


의무감으로 하는 일들은 집안일과 가족일 처리.


여러 갈래로 벌려놓은 일들을 통해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가장 ‘나다움’에 일치하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이런 걸 내가 좋아하는구나.

이런 것들은 억지로 나를 갉아먹으며 하고 있구나.

이건 남들이 좋다고 하니깐 나도 한번 해보는 것들이구나.

어떤 것들은 책임감으로 그 일을 할 수 있게 내가 움직이게 되는구나. 등등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고 직접 내가 선택한 일들을 하나씩 해보면서

올라오는 감정들

실제로 신체로 반응되는 것들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며

나라는 사람의 도화지에 색을 하나둘씩 입히는 중이다.


하지만 언제부터 생긴 지 모르는 나의 완벽주의 성향 덕분에

나다움을 찾는 일 또한 결코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항상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성장을 추구하는 나의 모습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항상 일기를 썼고 계획을 짰다. 학생 때는 수업과 과제를 따라 해야 할 분량을 일주일, 하루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세웠고 1분이라도 허투루 쓰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살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준에 항상 닿을 수는 없었다. 성장이라는 것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무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이만하면 됐다는 만족이 없다는 게 항상 아쉬웠다. 항상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애쓰며 그것에 몰두하지 않으면 언제나 불안했고 나라는 존재가 느껴지지 않아 더욱더 대상을 찾아다니곤 했다. 그리고 그게 사람이 되었을 경우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게 되면서 점점 나를 잃는 느낌이 들곤 했다.


1년 전부터 어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나는 무엇보다 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나는 나의 다양한 면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런 나를 진심으로 공감하고 수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나를 나는 사랑하기 시작했다.

(아직 사랑이란 단어는 너무 무거운가.?)


그동안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하에 내가 세웠던 목표들이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나라는 사람이 과녁의 딱 정중앙에 만점으로 활을 쏜 모습만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있고 나도 나를 인정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규정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만든 그 틀 안에서 어긋나지 않으려고 발끝을 세워 긴장하며 바들바들 떨고 있던 나를 보게 되니

얼른 뛰어가 그녀를 끌어안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충분히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힘이 커지고 나니 더 이상 나는 나를 그렇게 괴롭히게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현실가능한 목표를 세우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내 몸이 ‘이제 그만해 무리야’라고 말하면 나는 모든 것들은 바로 다 OFF로 바꾼다. 바로 공장문을 닫고 안락한 침대 안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그런 나를 더 이상 채찍질 하지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도 않는다. 그저 알아차리고 바라보고 흘러가게 둔다. 도저히 놓을 수 없는 집착들도 그냥 툭 하고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금도 나는 타이머 10분을 재고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딱 10분이라고 울렸고 나는 이제 글쓰기를 멈춘다.


하지만 타자를 멈추기 전에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

저렇게 많은 것들을 하지 않아도

나는 있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저거를 다 해내야만 나라는 사람의 윤곽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저것들을 다 해내든 안 해내든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나만의 이 우주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꼭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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