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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Apr 12. 2023

50분 10분의 법칙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학교 다닐 때 1교시마다

50분 수업시간,

10분 쉬는 시간으로 딱 정해져 있었다.

수업시작종과 수업 끝 종이 울리면 어김없이 우리는 공부를 하거나 잡담을 하곤 했다.


시간표에 따라 50분의 집중시간과 10분의 휴식 생활을 했던 학창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나는

정보가 홍수처럼 마구 쏟아져 넘치는 시대에

나의 뇌로 들어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매일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하며 산다.

한번 자리에 앉으면 배가 고프거나 딱 움직여야 할 시간까지 뇌를 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10분의 휴식시간이란 주어지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나는 쉼 없이 자기 계발이라는 명분하에

몸이든 마음이든 분주하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게 하곤 했다.


나 같은 'J'타입은

항상 다이어리에 해야 할 일들의 목록들이 있으며 그것에 따라 매일매일 움직인다.

하지만 점점 나의 체력은 고갈되어 갔지만 반면에 해야 할 일들은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이렇게 더 이상 살 수는 없었다.

몸도 마음도 지쳤고

이따금씩 번아웃이 와서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게 되었고

한번 주저앉으면 다시 회복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아파했다.

나는 좋아하는 일부터 싫어하는 일들까지 모두 다 '잘' 해내고 싶은 인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며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은 욕구가 강한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성장의 욕구를 따라가다간

나라는 사람이 고갈되어 결국에는 없어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렇게 성장을 하고 싶은 나의 욕구를 인정해 주면서

불안한 마음은 달래주고 건강한 방법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기로 결심했다.




다시 학생 때처럼 50분 일하고 10분은 완전히 다른 것을 하자.




그렇게 나의 뇌가 완전히 전환되어 온전히 쉴 수 있도록 패턴을 바꿨다.

사실해야 할 일들이란 게 학생 때처럼 50분 분량의 진도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보통은 2시간을 기본으로 집중을 해야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50분 하다가 멈추기란 쉽지 않다.

싫어하는 일도 한번 손에 들어오면 2시간은 해야 한다.


하지만 50분 타이머를 맞추고 일을 시작한 후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 나는 바로 손을 놓아버린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일을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던가

글을 쓴다던가

그냥 눈감고 쉬거나 명상하거나

그렇게 하루에 3~4번을 반복한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이다.


그 순간에 나의 뇌도 휴식하고

짬짬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루에 나눠서 하며 스스로에게 보상과 쉼을 주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루에 나눠서 하게 되니

하루의 끝에서는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배분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지금도 50분 후 10분의 달콤한 휴식에 나는 글을 쓴다.

'내가 이 10분 동안에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해야 내가 진정으로 휴식을 취하며 평온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내가 이 10분 동안 하는 것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또 나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나에 대해서 알게 된다는 점도 좋은 것 같다.


다시 또 나는 50분의 집중의 시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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