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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Nov 07. 2020

함께 꿈을 꾸는 우리는 가족입니다.

Family by Family: 다섯 번째 가족 권정현 대표님과 아저씨즈

   

    오랫동안 꿈꾸었던 어른이 되어 아빠와의 소주 한 잔 기울이는 로망, 은빛 찬란한 중년을 만들어 나가며 시대를 초월한 우정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콤마가 만난 다섯 번째 가족은 '권정현 대표님과 아저씨즈'입니다.



(왼쪽부터) 인국, 성만, 정우, 정현(대표), 성언, 병선, 승훈


    2년 전 즈음,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보다 한국판 '닉 우스터'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더뉴그레이' 프로젝트라는 계정에는 대한민국 평범한 아저씨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 메이크오버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은퇴를 앞둔,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아저씨"에게 잊고 살았던 멋을 일깨워주고, 잃고 살았던 자존감을 되찾아주어 마치 '닉 우스터'와 같은 삶을 선물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리던 소주 한 잔


정현 (대표) :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아버지가 중고등학교 때부터 뇌졸중 때문에 쓰러져 계셨어요. 그래서 아빠랑 소주 한 잔 하거나 맞담배를 피는 이런 경험이 남자로서의 로망이었는데 제가 못해봤거든요. 선생님들이랑 술 마시고 그러면서 배우는 것 같기도 하고. 남자 어른, 아빠로서의 모습도 좀 많이 배우는 것 같기도 해요. 반대로 선생님들한테서 뭔가 꼰대 같은 그런 게 나오면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빠한테서 못 느꼈던 걸.


   많은 어머니, 아버지 분들에게 젊음과 행복을 선사해주신 대표님이지만, 정작 편찮으신 아버지에게 메이크 오버의 주인공이 될 기회는 드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로망을 꿈꿔왔던 대표님에겐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6명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술을 한 잔 기울이기도, 고민을 나누기도, 때로는 서로에게 조언을 주기도 합니다. 대표님이 그리던 아버님과의 관계를, 지금 아저씨즈 분들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우 (아저씨즈)
승훈 (아저씨즈) : 사실 저는 커오면서 아빠 하면 굉장히 엄하고 무서웠어요. 아빠하고 말 붙이는 것도 어려워했으니까요. 같이 앉아서 소주 한 잔 먹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빠는 그런 기회를 안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애들을 키우면서 아빠처럼은 하지 말아야지. 친구처럼 내가 애들하고 가까이 소통하고 서로 감정 같은 거를 많이 교류해봐야지 하고 노력은 하는데, 생각만큼 되진 않아요. 서로 바쁘니까.


정우 (아저씨즈) : 저는 참고로 아들이 둘인데, 그 놈들도 결혼하고 자식을 놓고 아버지가 되어보니까, 제가 사실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는 걸 느꼈어요. 나름 변명을 하자면 제가 잘 몰랐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소통에 대해서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있고. 애들이랑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서 술도 한 잔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저도 똑같이 많아요. 그렇지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어렵더라고요.


   그 로망은 대표님에게만 있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저씨즈 분들에게도 아빠와, 아들과의 소주 한 잔을 품고 계셨습니다. 그들 또한 쑥스러움, 바쁜 하루들에 실현하지 못한 로망을 정현님과 풀고 있었습니다.


   꿈을 위해 만나 도전을 함께하지만, 이들은 단지 좋아하는 일을 넘어서 '마주하고 기울이는 소주 한 잔'으로 지칭되는 것들을 많이 나누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유 없는 결과가 있겠습니까.


  사실 이들의 첫 만남은 이러했습니다.

정현 (대표) : 이정우라는 아저씨가 대뜸 연락이 오셨어요. 자기 스타일링 좀 해달라고.
정우 (아저씨즈) : 제가 권 대표를 찾아온 계기는 있었죠. 이유 없는 결과가 있겠습니까. (중략) 힘들게 연결이 되었어요. 직접 찾아가서 내가 상담을 해봐야 제 자신에 대한 문제나 저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겠다 싶어서 찾아갔어요. 거기에서 권 대표랑 진솔한 이야기를 했죠. 저에 대한 이야기를. 권 대표도 그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를 했고.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공감대도 같이 형성이 되고. 그것을 계기로 해서 우리 권 대표랑 둘이서 먼저 시작을 했죠. 그렇게 하다 보니까 권 대표하고 저하고 의기투합이 되어 서 지금 이 멤버들이 구성이 된 거예요.


   여름철 비 오는 날 반팔티를 입고 찾아온 정우님과 택배 아저씨가 아닐까 착각한 권 대표님의 만남은 바로 아저씨즈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60대에 시니어 모델을 꿈꾸며, 많은 편견과 맞서야 했던 6명의 아저씨에게 대표님은 아빠같이 꿈을 응원하다가도 아들처럼 걱정이 담긴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친구처럼 편하게 장난치기도 하는 아저씨즈의 꿈을 위해 같이 나아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좋은 울타리


인국 (아저씨즈) : 우리가 모여서 활동하는 게 권 대표 힘이 되게 커요. 나이대가 조금씩은 차이가 나잖아요. 우리가 모여서 선한 영향력을 많이 끼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세대. 아까 얘기한 것처럼 페이스북에 '개 멋짐' 이런 말을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많이 끼치고 싶은 게, 내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해요. 권 대표 힘이 상당히 큽니다.


인국 (아저씨즈)


  한 사람의 인생에서 꿈을 묻는 질문은 '학창 시절'로 한정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내면에서는 수도 없이 하고 또 하는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꿈' 꾼다는 것은 마치 젊음의 특권인 것처럼 느껴져 조급함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 년 뒤 함께 패션쇼에 서는 모습을 꿈꾸시는 아저씨즈 분들을 보며, 이는 저만의 얕은 생각이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꿈'이라는 것은 늘 '장애물'이 함께합니다. 이처럼, 이들에게도  주변의 살갑지 않은 반응, 나이에 대한 편견, 어렵게만 느껴지던 젊은 이들과의 소통 문제 등 순탄하지 않은 시작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저의 손을 잡고 미술학원에 데려가던 부모님이 있었던 것처럼 아저씨즈의 도전에는 그 꿈을 지지하는 권 대표님이 항상 함께했습니다. 



Q. 가족에 대한 본인만의 정의를 내려 주신다면
정현 (대표) : '가족은 좋은 울타리여야 한다. 마음껏 뛰놀 수 있게 지원해주기도 하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울타리여야 한다'라는 생각을 해요.  집에서 만큼은 굉장히 그냥 널브러져도 이해해줄 수 있고,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더불어, 더 열심히 살고 싶은 모티베이션을 받기도 하면서 때로는 위안을 받기도 하면서 그 두 가지를 가진 배우자를 만나고 싶고, 그게 가정을 이루고 싶은 거랑 비슷할 것 같아요. 되게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되게 부담감을 주는.


   대표님은 가족은 '좋은 울타리'라고 답하셨습니다. 미래의 배우자와 이룰 가정을 그려내며 대답하셨지만, 저희 눈엔 아저씨즈 분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대표님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마음껏 뛰놀 수 있게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아빠 같은 권 대표님, 10년 후에 '패션쇼'에 서 계실 아저씨즈분들을 응원합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권장현 대표님과 아저씨즈' 가족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본 인터뷰는 코로나 19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자세한 인터뷰와 사진은 11월 28일 펀딩을 통해 공개되는 매거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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