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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머스가이 Dec 21. 2020

(주)다른회사 이야기

내 이야기 아님

안녕하세요 진유연 커머스가이 입니다. 

지난주 (주) 오프라인 가상회사 이야기에 격한 반응이 있어서 한번 더 상상을 해보려고 합니다. 모두에게 공평한 우리 회사 이야기는 아니고 남에 회사 이야기입니다. 엄친아 같은 거 아니고 그저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나 상상하던 걸 그냥 회사도 안 다니는 제가 대신 상상해 봅니다. 


#1. 


신선 식품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고 다양한 배송 옵션들이 생겨났다. 고객은 새벽배송 방식에 만족했고 다양한 스타트업이 새벽배송을 시도했다. 이에 ㈜다른회사 도 신선배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a: 우리 냉장 창고가 지금 배송을 감당하기 부족한데, 더 지어야 하지 않겠어요?
b: 그렇기 한데 막상 창고를 지어서 제대로 운영하기까지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완공 시점에 물량 예측이나 보관/배송 단가도 확실하지 않고요.
a: 창고 짓는 게 그렇다면 새벽배송을 우리가 직접 하는 건 어떤 가요? 지금 새벽배송 수요도 많고 그걸로 인한 신규 수요도 챙길 수 있을 거 같은데
c: 지금 다들 새벽배송을 하기는 하는데 막상 돈을 버는 곳은 없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도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배송비가 많이 나와서 계속 적자라고 하고 뒤따라 한 곳들도 적자가 크고 생각보다 고객 만족도가 크지 않아서 서비스를 중단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a: 그래도 지금 상황을 그냥 계속 두고 볼 수는 없는데, 냉장창고를 확보하든 직접 새벽배송을 하든 방법을 내야죠. 그냥 다 적자라고만 하면 고객들이 그런 가 보다 하는 것도 아니고… 
b: 최근에 창고를 완성해서 운영하는 곳들도 생각보다 물량이 안 모여서 많이 비어 있다고 합니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어떨까요?
c: 새벽배송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는데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 포장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등 빠른 배송을 위해 조금 더 포장이 들어가는 새벽배송을 안 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벽배송 하는 업체들도 직접하기 보다는 일부 물량만 직접 하고 외부 차량을 확보하거나 전문 업체에 맡기고 있으니 그 정도로 테스트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a: 일단 의견이 그렇다고 하니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합시다. 
자 상상이니까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a “야 회장님이 우린 뭐하냐고 자꾸 갈구잖아!!! 우리도 그냥 다른데 하는 것들 다 따라하자. 먼저 나가는 거는 모르겠지만 시장이 좀 형성된 거는 해도 되잖아. 언능 대충 좀 하는 시늉 좀 해봐”
b “창고 짓는 동안 들어가는 비용이랑 초기 적자는 누가 다 책임지고? 지금 짓기 시작해도 내 계약 기간 중에는 돈만 쓰고 적자로만 나올 텐데. 결국 그 책임은 내가 다 덮어쓰고 내 뒤에 오는 놈이 그 성과만 다 먹겠지. 내가 왜?”
c “아이구 또 또 새벽배송, 새벽에 일하자고 하면 직원들이 또 얼마나 난리치는 지는 알고? 그리고 지금 배송이 포화라서 새벽까지 돌릴 여유도 없고 이놈 저놈 다 새벽배송해서 차량 구하기도 빡시구만. 또 시작하고 나면 이것 저것 보고할 것도 많고 옆에 회사 얘기 들어보니까 막상 실적에도 도움도 안되고 할 일 이랑 사고 처리에 난리드만 내가 모하러”
a “에이 맨날 머 하라고 하고 이놈들은 그저 자리 지킬라고 아무것도 안할라고 하고 아오!!! 그렇다고 내가 다 책임진다고 해봐야 안 믿을 테고… 이쯤 하자. 다른 데서 먼 일 좀 안 생기나… 하라는 말 안 나오게”


우리회사는 안 그런데 다른 회사는 신사업이라고 팍팍 밀어준다고 하고 선 결국 손익 안 나오면 임원한테 책임을 덮어 씌우나 봅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계약기간 채우는데 괜히 해서 실적 안 나오면 중간에 짤린다나요? 또는 계약이 3년이면 1~2년 까지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3년차에 일단 하나 질러서 승부!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 군요. 어차피 눈치 봐서 재계약 안 나올 거 같으면 한판 벌여서 되면 가는 거고 안되면 그만이고.

 ㈜다른회사 이야기


#2. 


외부 제휴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관련 담당자들이 모여서 회의 중이다. 


매니저a: 매니저님 이거 매니저님 부서 쪽 담당 아닌가요? 아직 처리가 안 돼서 다른 일 다 밀려 있어요. 빨리 좀 정리해 주세요.
매니저b: 네? 그게 우리 부서 업무라구요? 일단 제 업무는 아닌데요.
매니저c: 아닌데 예전에 매니저님 업무 하시던 매니저님이 그 업무도 하셨었는데요.
매니저b: 그 매니저님 지금 퇴사하셔서 안 계시고, 저한테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요.
매니저d: 우리 매니저님도 그거 b매니저님 업무로 알고 있던 데요. 
매니저a: 매니저님 업무 맞으시면 빨리 좀 해주세요.
매니저b: 일단 제가 우리 부서에 오래 있던 매니저님한테 물어볼게요
(확인 중~~~~)
매니저b: 네 확인해 보니 그거 전에 매니저님이 하시긴 했는데 나가시면서 다른 매니저님에게 인수인계 했다고 하네요. E 매니저님 담당이에요. 이제 다음 회의부터 e매니저님이 들어가실 거에요. 

2주 후 다음 회의.

매니저a, c, d, e 참가.

매니저a: e매니저님 이거이거 전달받으셨죠? 어떻게 되고 있나요?
매니저e: 저는 그냥 b 매니저가 이 프로젝트 이제 저 보고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온 건데요. 그리고 그거 그 당시에 저 밖에 없어서 제가 일단 듣긴 했는데 어떻게 하는 지는 몰라요.
매니저c: 그래도 그 부서 담당이고 제일 오래 계셨으니까 대충은 아시지 않나요?
매니저e: 에이 매니저님들도 다 각자 업무 하지 다른 매니저님들 업무 모르시잖아요. 저도 몰라요. 
매니저d: 그래도 그거 해결 안되면 다른 거 다 할 수 없으니까 매니저님이 정리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매니저e: …… 일단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2주 후 다음 회의

매니저 a, c, d 참가


매니저a: 응? e매니저님 왜 안 오셨지? 머 들은 거 있으세요?
매니저c: 전 들은 거 없는데요
매니저d: 저도 들은 게 없어서…
매니저a: 지금 상황으로는 회의가 불가능하니 제가 한번 확인해 볼께요.
(전화, 메신저)
매니저a: e 매니저님이 퇴사하셨다고 하네요…
매니저c: 네? 아니 갑자기… 퇴사요?
매니저d: 그럼 b 매니저 님이라도 오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매니저a: b 매니저님은 자기 업무 아니라고 못 오신다고 하네요.
매니저c: 그럼 머 일단 어떻게 할지 그쪽 부서에 이야기하고 다음 회의 정리해야 겠네요. 


해당 프로젝트는 B, E 매니저 부서에서 담당자를 확정하지 못해서 일단 2개월째 중단 중

우리 회사는 아직도 막 직급 가지고 누르고, 입사 연도 가지고 선후배라고 갈구고 그러는데 다른회사는 막 다 영어이름 쓰고 다 똑같이 매니저고 수평 조직 부럽다. 각자 업무 나눠져 있고 내가 신입 이어도 누가 내 업무 간섭하지도 않고 갑자기 부서 업무라고 나한테 떠 넘기지도 않고 내가 한만큼 내 일로 성과가 똭! 나오고 참 좋은데. 우리회사는 왜 아직도 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따지고 앉아서 에휴… 정말


혹시나 해서 대충 검색해 보니 주식회사 다른회사는 안보이네요. 다른 은 쫌 보입니다. 말 그대로 상상으로 써본 다른회사 이야기니까 이번에는 어느 회사 네 하시면 안됩니다. 순수 창작물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성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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