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머스가이 Mar 11. 2019

조직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ep.7

혁신팀 회의록! 그리고 짧고 강렬한 MD 경험

#커머스가이 의 탄생 "조직 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부제: 11번의 사표와 10개의 사원증 그리고 사업자번호


EP.7 MD! 짧지만 강렬한 경험, 그리고 회의록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 입니다. 

네 월요일입니다. 머 주 1회 월요일 기준으로 쓰고 있으니 변함없이 월요일이죠!

L마트 입사 후 1년 반의 점포 근무 이후 4년 조금 더 넘는 혁신팀 근무 그리고 약 3개월 간의 MD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혁신팀 업무를 회의록 중심으로 간단히 요약하고, 짧았지만 대부분 유통업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리는 MD(2011년 L마트 특정 카테고리 기준)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러저러한 성과와 그 이야기를 ㅍㅍㅅㅅ에 인터뷰로.... 시간이 아주 많으시다면~~!!!

https://ppss.kr/archives/188729



무시에서 성과 인정으로


혁신팀이 처음 생기고 1년 가까이 동안은 의심, 거리두기, 일부 무시의 시간이었다. 역으로 생각해 봐도 어느 날 갑자기 옆 부서 직원들이 와서 내 업무를 하나씩 뜯어보고 이게 잘했네 잘못했네. 이 부분은 없애고 요 부분은 더하고, 전체 운영 프로세스는 이렇게 바꾸고 하는 걸 바로 옆에 딱! 붙어서 그것도 내입으로 말하라고 하면 짜증이 대폭발 할 것 같다. 


당연히 모두가 나에겐 오지 않았으면 + 지들이 멀 안다고 + 맨날 말로만 한다고 하지 똑!깥!다! + 그냥 싫어~ 의 복합체!! 수많은 동기들이 있었지만, 처음에는 호기심이 좀 있다가 지날수록 불편해하는 게 느껴졌다.

머 좀 물어볼라고 하면

"왜 머! 우리 팀에 머 잘못된 거 찾는 거임?"

"그냥 좀 냅두면 안 돼? 알아서 하고 있는데..."

"점포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아!!" 등등


그럼에도 1년의 가까운 시간 끝에 조금씩 숫자로 성과가 보이고, 실제로 눈에 보이는 매장의 모습도 차이가 생기면서 조금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 결과물은 당연히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나를 제외한 다른 부서원들의 노력, 점포 담당자+동료 직원들의 실력이 합쳐진 것! 

초기에 혁신팀을 의심하는 분위기에 그 당시 대표님이 전체 회의에서

"한 동안은 혁신팀에서 하자는 대로 그대로 다 해라.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라면을 냉장고에 넣어서 팔아야 한다고 해도. 일단 하자는 대로 해주고 나서 잘했다 못했다는 따져야지 그냥 그래 니들은 해라 우리는 모르겠다 이런 태도로 하면 안 된다. 같이 으쌰 으쌰 해가지고 한번 해보고 나서 그때 잘했는지 못하는 게 맞는지 따져야 된다"


그 이후 연말, 분기 성과 보고 시간에 기획부서에서 실적 개선에 혁신팀의 영향이 의미 있음을 공표하고 나서는 조금 더 업무적으로 수월해졌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은 

동아 비즈니스 리뷰의 아래 글 참고!

http://dbr.donga.com/article/view/1206/article_no/4612

"10년 방치한 창고를 정리했다. 이제 당연한 것은 없다! 모조리 혁신한다" 2011년 11월(93호)


회의 어젠다는 내가 정리한다


혁신팀이 자리를 잡고 난 이후 매주 1회 대표이사 회의(관련 임원 및 부서장, 점장 참석)를 진행했다. 당시 팀 단위로 대표이사 보고 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었고, 있다고 해도 반기 혹은 분기 1회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었는데 혁신팀은 매주 보고를 진행했다. 


당연히 보고를 위해서는 매주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고, 보고서는 뇌피셜로 쓰는 것이 아니니 실제 개선 사례를 계속 만들어 냈다. 일반적으로 초기 이슈 발굴+개설 아이디어로 1차 보고를 하고, 실제 개선 적용 Pilot 한 부분을 바탕으로 보정해야 할 중간보고 1회, 최종 결과 보고 및 향후 진행 로드맵을 1회 보고 3회로 진행되었다. 


매주 다른 이슈를 발굴하고 진행경과를 보고, 그와 연관된 업무들을 개선하는 부분에서 매주 부서원들의 영혼은 갈렸지만, 사원 출신으로 대표 자리에 오른 그 당시 대표님은 기억도 새록새록, 아직도 저러고 있나! 오호 그건 생각 못했던 건데!! 하면서 매주 다양한 사례에 감탄(그러지 않은 내용도 있었지만 노력을 치하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라고 생각함) 하셨다. 


당연히 개선 사례에 해당하는 부서에서는 불편 그 자체일 수밖에. 공식적인 보고 자리에 해당 부서장, 임원까지 줄줄이 앉아서 이런 이런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발표되니

A, B, C 타입의 답변을 해도 일단 욕은 한번 먹어야 하는 상황....


A 타입

대표님: 저거를 저거... 저렀는지 알고 있었나?

임원: 네. 저 부분은 알고 있었던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우선순위로..


대표님: 저게 우선순위가 아니면 머가 중하노?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머고? 머 그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많아서 저런 것도 놓치고 있단 말이고?

임원: ......


B 타입

대표님: 저저 저런... 저래 일하고 있었드나?

임원: 네. 저 부분은 조금 파악이 안 되었었는데 이번에 혁신팀과 작업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님: 니는 머하는 사람이고? 혁신팀에서 잠깐 들어가서 보면 딱 이래 보이는데 임원이 저거 하나 파악이 안돼서 머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임원: ......


C 타입

대표님: 저게 머꼬? 000 부문장 말해봐라!

임원: 네. 내부적으로도 파악하고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금번에 혁신팀이 와서 같이 작업하면서 시너지를...


대표님: 알고 있었고 작업도 하고 있었는데 왜 나만 몰랐재? 머 혁신팀 안 갔으면 어느 세월에 했겠노? 온 회사에 혁신팀만 찾고 있으면 혁신팀을 100명 200명 만들어야 되나?

임원: ......


개선 작업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대상이 되는 프로젝트 담당 부서는 성과가 나오는 것과 별도로 그간의 치부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음.

그래서 미리 접촉을 시도해 오는 경우가 꽤 많았....

그 당시 회의 최종 보고서를 취합하고, 최종 마무리하는 업무를 내가 했었으니...

그간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L마트 다닐 때의 나는...... 내가 생각해도 하아...


TMI: 그래도 지금은 인상이 좋아졌... 인상이 좋아진 비결은 여기에!

10분짜리 노잼 인터뷰이니 시간이 펑펑펑하신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aTdGNxNhMk


A팀장: 박 대리~ 

나: 예.


A팀장: 이번에 혹시 우리팀꺼 보고서에 들어가나?

나: 잘 모르겠는데요. 


A팀장: 에이 그러지 말고 박 대리가 내용 정리하는 거 다 아는데 이번에 들어가면 미리 좀 알려줘~~

나: 그런 거 미리 알려주고 그러는 거 아닌 거 알면서 왜 이러세요.


A팀장: 좀 알려주고 하면 좋잖아. 나도 미리 준비도 좀 하고

나: 머 제가 아니라도 보고 들어갈 때 거기 파견 나간 혁신 팀원들이 알려드릴 거니까 그쪽에서 들으세요.


A팀장: (-_-++++++++++++++++++++++++++++++++++++++ 깊은 빡침을 누름 누름) 그래 그건 아는데 그래도 최종적으로 보고서 들어가는 건 또 거기서 정한다고 하니까. 나중에 들어가게 되면 알려줘~~ 부탁할께

나: 네 가세요~


위 내용을 그냥 읽으시면 재미없고, 혹시나 지금까지 회사에서 이야기 했떤 경험 중에 제일 짜증 나는 유형을 "저"에 대입해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개선 작업 중에 한 임원의 호출~

의류 재고 관련 이슈...


B임원: C과장, 박 대리 이거 지금 보고하겠따는 거야?

C과장: 부문장님 이게 그 좀 계속 문제가 쌓여 있던 거라서 이번에 좀 정리를 하고 가는 게 어떨까 합니다.


B임원: 그러니까 계속 있던 문제를 왜 내가 부문장 할 때 터트리냐고... 나중에 해도 되잖아. 하루 이틀일도 아니고

C과장: 네 그러니까 그게 부문장님 아직 하신지 얼마 안 되셨고, 이건 이전부터 있던 문제니까 그렇게 내용을 분리해서 정리하면... 좀 그래도 그림이...


B임원: 그런 말 말고, 이거 나중에 해라 나중에. 내년에 하면 되겠네. 내가 올해 최대한 정리를 좀 할께... 지금 이대로 보고하면 나 죽으라는 얘기지. 

C과장: 그게 그럴라고 하는 건 아니고 지금 내용을 한번 짚어서 개선안을 세우고 앞으로는 새로운 기준으로 하려는 부분입니다. 


B임원: 그거야 알지. 근데 지금 쌓여있는 게 어떤 거는 5년 전부터 있던 건데 그걸 내보고 책임지라고 하는 거잖아 이거는 어!!! 나한테 왜 이러냐고~~~

C과장: 이건 부문장님께 머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개선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까 계속 이 재고 부분이 문제가 돼서 한번 정리를 하려고 하는 부분...


B임원: 그러니까!!! 다음에 하라고 다음에 어 보고서에서 빼~ 박 대리 이거 보고서에서 빼라

나: 네? 무슨 말씀이신지??


B임원: 이거 지금 보고하지 말고 나중에 하라고... 나~~~ 중에!!

나: (C과장에게) 이거 빼요? 부문장님 이거 벌써 다 정리돼서 바로 실행해야 되는 건데요!


B임원: 그러니까 내 죽일라고 하지 말고 빼라고!!! 어 니들이 머 천년만년 혁신팀에만 있을 거 같나? 당장 부서 이동 요청해서 내 밑으로 오라고 해 보까? 담번에 내랑 일안 할 거 같아?

나: 같이 일 안 할 거 같은데요... 

B임원: @.@


이런 직접적인 요구도 있고, 글자 하나. 이미지 하나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음.

아무래도 제목이 "지저분한 창고" 하고 바닥에 막 물건 쏟아져 있고 이런 이미지가 나오는 것보다는

"정리안 된 후방공간" 아래에 좀 카트 몇 대 있꼬, 물건이 막 쌓여 있는 정도가....



거기서 왜 그 말이 나와...


그런데 그렇게 나름 신경 써서 만든다고 해도! 항상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다른 부분을 짚어내는 경우가 있음.


그룹 대장님께 진행 경과보고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발표 자료를 만들던 중 성과 소개 동영상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옴(내가 낸 건지 누가 낸 건데 내가 하겠다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걸 대행사에 넘길라고 하니 원하는 걸 만들라고 하면 대략 1~2억의 비용이 소요! 그래서 혁신팀이라고 앉아서 소개 영상 만드는데 억 단위로 쓰면 그게 무슨 헛짓이냐고 내가 하겠다고... 

TMI: 제 전공은 신문방송학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시나리오 쓰고, 점포 가서 촬영하고, 직원들 인터뷰(다들 부끄럽다고 안 한다는 거 악착같이 잡아서+ 반 협박... 인터뷰 안 하면 점포 개선 작업 또 하러 올 거라고 -_-;;) 부족한 거 재촬영하고 등등 촬영에 대략 일주일 정도 소요. 아무래도 장비가 허접하다 보니, 목소리가 잘 안 들어가서 해당 직원들 목소리는 일부 더빙을 따로 하고, 영혼을 갈아 넣은 자막+음악 작업 진행. 


회사 컴이 도저히 못 따라가서... 집에 있는 내 컴퓨터 회사에 들고 와서 회의실 하나 잡아먹고 본격적인 편집 작업 시작... 여차저차 해서 총 20여 일간의 작업 끝에 7분 50초(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짜리 소개 영상을 완성!!! 그 영혼을 갈아 넣은 영상이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겠....


그래서 그걸 가지고 부회장님 보고를 했는데!!!!!

YDP 점 후방 개선 사례를 영등포점 창고에서 재고 담당이 인터뷰를 뽝~~ 원래는 이렇게 복잡하고 물건이 매구매구 쌓여 있어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는데(전 이미지), 개선 작업 이후로는 이렇게 이동도 편리하고 상품 찾기도 쉬워졌습니다 짱이에요!!!! 하는 부분에서


부회장님: 점포에 저렇게 재고가 많이 필요합니까?

혁신팀: 저게 전후를 보시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재고입니다. 


부회장님: 줄어든 건 보니까 알겠습니다만 그래도 지금도 많아 보이는데요.

혁신팀: 네 추가로 재고 개선 진행하겠습니다. 


그래서! 재고 축소 TFT 발족!!! 어쩌다 보니 내가 그걸 -_-;;; 목표는 재고 30% 줄이기~ 하하핫


회의록은 신속, 정확, 재미(?)


다시 회의로 돌아와서! 

매주 회의를 진행하면 당연히 회의록이 필수~ 회의록 작성도 당시 본사 근무자 중 막내였던 내 몫.

나의 회의록 콘셉트는 시나리오! 대화체! 실감 넘치는 지문!!!

예를 들면


보통 분위기

대표님: 어!(큰소리로) 그걸 지금까지 안 챙기고 머했노? 그게 부서장이란 사람이 할 말이가?

B임원: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며) 그게...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진행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혁신팀이 오면서 같이 작업을...


대표님: (책상을 2회 쾅! ~~~ 광!!! 내려치시고 B임원을 노려보며) 그걸 말이라고, 잘도 했겠다. 몇 년 똥안 안 하고 있던 거를 지금 할라고 했다고? 진짜 할라고 했나? 어 말해봐라! 

B임원: ...... (3초 후) 내용 파악은 당연히 하고 있었고.. 계획을 세운 것도 맞는데 혁신팀에서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줘서... 바로 실행해서 결과를 내겠습니다. 


대표님: (전체를 둘러보시고, 3초간 눈을 감았다가) 바라~ 각 부서장이라는 사람은 알아서 자기 걸 처리해야지. 머 혁신팀에서 가야 일이 되나? 같이 잘하라고 하는 거지 머 혁신팀이 감사팀이가? 답답하다 답답해(물 한잔 하시고)


좋은 분위기

D과장: 이런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기존에는 원인을 일케일케 생각했떤 걸 다시 보니 원인이 그게 아니란 것을 확인하고 요래요래 해결해서 성과를 00 달성했습니다. 

대표님: (껄껄껄 웃으시며) D과장이라 했나? 캬~~~~~~~~~~~~~ 다들 박수 한번 줘라. 니 혁신팀에 온 지 얼마나 됐노? 


D과장: 네 4개월 되었습니다. 

대표님: 4개월?! 4개월 만에 이래 되었나?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헣허허허 혁신팀 두 팀장이 아주 잘하고 있어요. 아주 잘해. 4개월 만에 이래 된다 말이가! 아주 좋다... E팀장은 D과장 맛있는 거 사줘라. 법인카드 있재? 없나??


E팀장: (빵긋 웃으며) 네네 있습니다.

대표님: 마 없으면 얘기해라 내꺼 가지고 가라(안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시며)


F본부장: 팀장 카드도 있고 아니면 제가 사주겠습니다. 

대표님: 그래그래 본부장이 회식함 시키주라. 다들 아주 고생이 많네. 자 다음에는 머 또 재밌는 게 있노? 박대리야 빨리 넘겨 봐라.


전체: 하하하하하하 (오늘 분위기 나이쓰~!)

나: 넵!!!


요렇게 작성을 해서 혹시나 회의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도 회의 분위기를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험악할 때도 최대한 살벌한 느낌을 좋은 날도 얼만큼 씐나는지 정리!


추가로 회의록 작성 후 배포까지는 회의 종료 1시간을 넘기지 않아서 신선함을 바로바로! 처음에는 당연히 부서 내부 공유용으로만 썼는데 한분씩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부 확인 후 외부 전송. 그때부터는 내부용(공유 불가)과 공유용(민감한 내용 삭제)으로 회의록 2단 작성.


회의록 작성 후에는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회의 때 의사결정 사항을 정리해서 대표님께 별도 보고 후 컨펌.

진행 일정을 관리. 회의 시작이 이전 지시사항 진행 경과보고로 시작!!


TMI: 회의를 하면 꼭 회의록을 쓰고, 의사결정사항을 정리해서 공유해야 합니다. 똑같이 회의를 하고 나서도 결정사항에 대해 각자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아니 그냥 100% 각자 생각하는 게 다릅니다. 본인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보통 회의 끝나고 회의 결과 이해하기 회의를 또 하죠. 그런 낭비를 없애야 합니다.


갑자기 MD?

 

그렇게 그렇게 혁신팀에서 4년 2개월이 지나고 어느 날 인사팀에서 호출이...


인사팀: 혹시 부서 이동할 생각 있어요?

나: 지금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잘 묵고 잘 살고 있는뎁쇼? 그리고 혁신팀은 이동 금지잖아요


인사팀: 이번에 CMD자리가 하나 나와서! 그리고 꼭 필요한 쪽에는 조금씩 풀려고 하고 있어요.

나: C!MD욥? 그거 제 연차로 안되잖아요?


인사팀: 그러니까 좋은 기회가 와서 얘기해 보는 거예요

나: 어딘데요?


인사팀: 데일리 CMD요!

나: 오~~~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인사팀: 네 빨리 회신 주세요.


TMI: CMD는 치프 엠디입니다. 당시 L마트는 MD-CMD-상품팀장 구조로 되어 있었고, CMD는 당연히 MD에서 올라가거나 기본적으로 9년 차 갑 과장(당시 L마트는 과장이 2단계)이 대상인데 그 당시 나는 6년 차 을 과장 1년 차에 MD 경험은 당연히 없었음


그래서 열심히 머리를 굴린 결과 + 친한 선배와 상담 +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여기에 쓸 수 없는 이유가 2개나 있습니다...) CMD로 가기로 결정~


지금 생각해도 차~~ 암 재미있는 것은(오래전 일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ㅎㅎㅎ) 

당시 L마트는 금요일 6시경에 인사이동 공고가 떴는데...


18시 땡~ 이동 발령지가 올라옴

18:00:30에 내가 내 이름을 확인

그리고 30초 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옴


나: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CMD님

나: 네? 머라구요?

??: 박성의 CMD님 아니세요?


나: 네 제가 박성의 인건 맞는데 CMD 아닌데요?

??: 오늘 발령 나서 다음 주부터 데일리 CMD 신거 아니에요?


나: 지금 발령지 올라왔는데 그걸 아는 당신은 누구신데요?

??: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S우유 담당자 000 부장님입니다. 지금 본사 앞에 와 있습니다. 


나:!!!!!!!!!!!!!!!!!!!!!!! 발령 난지 이제 1분 지났는데요? 어찌 아시고?

S우유: 아 그게 머 저희도 이런 정보는 빨라야 하지 않겠습니다. 어찌어찌 알았습니다. 지금 퇴근하시는 거죠? 시간 되시면 잠시 인사나 드리려고 앞에 와있습니다.


나: 지금 앞에 오신 건 알겠는데 제가 아직은 CMD가 아니라서 뵙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S우유: 아 네 머 그럼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어차피 각 업체 담당자들 다 만나보셔야 할 텐데 따로따로 만나면 시간 걸리니까 날짜 정해 주시면 제가 그날 한 번에 다 모아놓겠습니다. 


나: 그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일단 월요일에 얘기하시죠.

S우유: 네네 월요일은 머 여러 가지로 바쁘실 것 같으니 일단 화요일로 이야기해 놓겠습니다. 월요일에 결정하셔서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시간 내주시면 저희 상무님과 식사를...


나: 네네 일단 월요일에 이야기하시죠!


나의 이동 정보를 아는 사람은 인사팀, 나, 혁신팀 팀장, 그리고 데일리 MD들은 들었겠지... 머 하튼 그랬습니다. 발령지 뜸과 동시에 전화라니! 심지어 회사 앞에 와있다니 허허허 그런 것이..


MD는 머 그냥 싹 다 MD 일입니다. 신상품, 기존 상품, 재고, 불량, 업체 대응, 점포 대응, 일부 고객 대응, 마케팅 어젠다, 그리고 보고서, 매출 관리 등등 머 딴 거 할거 없이 아침 8시부터 나와서 그냥 일만 하다 보면 22시고 조금 더 하면 12시가 금방 와버리는 매직!!!! 


그리고 끝없이 찾아오는 업체 담당자 들과 주말에도 걸려오는 전화(점포), 계속 발생하는 문제들 ㄷ ㄷ ㄷ 

그냥 바쁩니다. 아주~~~ 그래도 머 신상품 같이 기획해서 세상에 나오면 재밌쥬! 당연히 업체에서 미리 준비하고 있떤 거겠찌만, 그 짧은 시간에도 2개 정도 기획하긴 했습니다. ㅎㅎㅎ 


데일리 CMD 시절에는 맨날 냉장고만 쳐다보고 살았따능. 어디 매장에 가도 어떤 신제품이 있는지 진열은 어찌 되어 있는지 우리 점포 가서는 시식은 잘하고 있는지 행사 상품 잘 깔려있는지... 쉬는 날에도 가보고 퇴근하면서 매장 들러서 보고 그런 날이 있었지요... 대부분 빡세고 힘든데 5% 정도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지내다가 음 이건 정말 여기다가는 쓸 수 없는 이유로! 이직~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 당시 L마트에서 저의 이미지는

"니가 그만두기 전에 L마트가 망할 것" 

"108명 입사 동기 중에 단 한 명이 남는 다면 너"

"일단 L마트에서 임원은 확보한 거 아니냐"

"이따우로 다른 회사 가면 돌 맞는다"

등등 절대 그만두지 않을 것 같았떤 부분이라 퇴사 발언에 아주 조금은 파장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퇴사 이야기와 오픈마켓 이야기를... 


무언가 쓰긴 했는데 머 이상한 거 당연히 들어 있을 테니 그냥 마무리~~~


여기서부터는 광고입니다. 

https://avengerschool.com/courses/190322 로지컬씽킹 강의를 합니다. 

#진유연 페이지 구경하러 오세욥!

https://www.facebook.com/RetailLabs/

작가의 이전글 진짜유통연구소 커머스 인사이트 ep.1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