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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머스가이 Oct 07. 2019

조직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ep.19

찐 스타트업은 상상으로는 부족하다. 그냥 다르다


#커머스가이 의 탄생 "조직 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부제: 11번의 사표와 10개의 사원증 그리고 사업자 번호


ep.19 찐 스타트업은 상상과도 다르다


엄청나게 오랜 기간 유통업체에 근무한 것은 아니지만, 점차로 유통업체들이 예전에 가졌던 강력한 빠워!! 소위 유통업체의 갑질이란 것을 하기에 조금씩 힘이 빠지는 걸 느낌.

세상이 변한 것도 크고! 그래도 물건 산다고 하면 근처 매장을 가던 세상에서 인터넷으로 물건 사다가 이제는 모두가! 휴대폰으로 물건 사는 세상이 되다 보니... 그 안에서 잘 나가는 플랫폼으로 몰리기는 하지만 검색해서 결과만 노출이 되고 멀쩡한 상품 좋은 가격에 팔면 굳이 유통업체에 입점이란 걸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됨.

물건을 사러 소비자가 가던 세상에서 물건이 고객에게 찾아가는 세상. 그럼 소비자가 찾아가던 곳들이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물건이 고객에게 가는 그 과정~ 물류에 관심을 점차 더 가지게 됨.


물류업계! 그중에서도 스타트업 이직을 고민하다


여러 번의 이직을 했지만, 그래도 유통업계 내에서 이동을 했음. 실제 업무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탭 업무, 그중에서도 전략/기획 쪽 업무를 주로 담당했었음. 추가로 처음 생겼을 때 스타트업 규모인 곳도 있었지만, 일단 내가 입사한 기준으로는 그래도 다들 회사 이름을 대면!! 더 설명을 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는 회사를 다녔음.


그러다가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마지막으로 담당한 업무가 그 플랫폼과 연결해서 시너지가 날만한 스타트업을 찾아보는 일이었고, 말로만 듣고 기사로만 보던 스타트업을 조금은 자세히 살펴볼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여러 행사를 다니고 스타트업 직원분들도 만나고 하면서 에너지 레벨이 아주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물류 스타트업에서 이직 제안을 받게 된다. 으잉??


 그때까지 사실 스타트업 이직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 이직 자체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스타트업 까지는 검토 대상 자체는 아니었던 상황. 다만, 물류 쪽에 관심이 있었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하는 곳들은 전통적인 소위 대기업들은 아니긴 했음. 그리고 그들이 내가 지원한다고 받아주지도 특히 뽑아주지도 않았겠찌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단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을 했고, 두 번째 만났을 때도 똑같이 제안을 하기에

"사장 자리를 주시면 가서 하고요. 어차피 스타트업 가는 거면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라면 가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음. 제안을 주셨던 분이 창업자 이자 대표였음. 

그에 대한 답변이 안 그래도 자기도 일하기 싫어하는데 와서 대표해주면 나야 좋지! 여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게 됨. 우선 집에 가서 이직 이야기를 했더니 부인님께서

"응 안 그래도 언제 이야기 하나 했어" 라며 단박에 기다렸다는 듯!!!


나: 응? 머여 이 반응은?

부인님: 요새 딱 재미없어하는 게 보이던데 멀

나: 티 남?

부인님: 응 엄청!!! 티나 요새 회사 얘기 안 했잖아

나: 응 그랬지

부인님: 오빠는 회사 얘기 엄청 하다가 안 할 때가 있어. 그러면 얼마 안 가서 이직한다고 하잖아.

나: 그래????

부인님: 매번 그랬어. 맨날 관심도 없는데 회사 얘기 계속하고 늦게 와서는... 그러다가 갑자기 아무 말 안 하고 일찍 퇴근하고 그러면 머 뻔하지

나: 그랬꾸만. 티가 많이 났구먼

나: 근데 이번에는 스타트업으로 한 번 가볼까 하는데

부인님: 스타트업? 갑자기 스타트업은 왜?

나: 응 누가 오라고 하길래

부인님: 누가? 

나: 거기 대표지 머 왔다 갔다 하다 만났어

부인님: 그래서 가기로 했어?

나: 일단 사장 자리 주면 간다고 했어

부인님: 헐~~~~~~~~~ 그럼 안 가겠다는 말이잖아

나: 응 근데 그러래

부인님: !!!!!!!!!!!!!!!!!!!!!!!!!!!!!!!!!!!!!!!!!!!!!!!!!!!!!!!!!!!!!!!!!!!!!!!!!!!!!!!!!!!!!!!!!!!! 머?

나: 어차피 갈 거면 사장으로 가서 하고 싶은데로 하게 해 주면 가고 아니면 갈 일 없다고 했더니 그러래.

부인님: 대박! 그럼 오빠가 대표되는 거야?

나: 머 얘기를 해봐야겠지 실제로는 일단은 그렇게 얘기했어

부인님: 그럼 머 일단 가긴 할 거야?

나: 스타트업은 좀 그래? 가지 말까?

부인님: 머 언젠 물어보고 했어? 알아서 잘하겠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 그래 알았어!


그렇게 여러 번 더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처음 제안받았던 곳은 아니고 다른 곳에서 또 제안을 받아서 거기로 가게 됨.


진짜 물류 스타트업에 가다니! 그것도 영업을?

 

우연히 어디 강의하러 갔다가 만나서 얘기하다가 제안을 받음. 처음 스타트업 쪽에서 제안을 받았던 지라 스타트업 이직에 대한 부분은 실제 확정을 했고, 받아주는 데가 있는지가 포인트였음. 그리고 급여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맞춰줄 수 있는 곳이어야 했고. 그렇게 제안을 받고 추가로 몇 번 더 만난 다음 이직을 확정! 그리곤 스타트업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됨. 


이 글을 통해! 내가 스타트업 판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큰 도움을 준!

여기 어때 문지형 이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역시 커머스가이 글을 뜬금없어야 제맛.


그렇게 출근을 해서 머 사전에 논의를 하긴 했지만, 기존 경력과는 좀 거리가 있는 CMO를 하게 됨. 

마케팅? 음... 마케팅 예산은 결ㅈㅐ 해보고 마케팅 실적을 까 본 적은 있는데 직접 실행해본 적은 거의 없고, 마케팅 전략 부서에 반년 근무한 게 다인데. 마케팅본부장이라니... 하하하하하

근데 이름은 그건데 마케팅도 하고 영업도 하고! 물론 영업은 다 같이 하는 거지만 공식적인 R&R은 마케팅에서 하는 걸로 후후후후후


그렇게 마케팅을 기반으로 영업도 열심히 하는 포지션을 받게 됨. 갔더니 다행히도 일주일 전쯤 출근한 마케팅 팀장님이 있었음. 팀장님이 좋은 분이라 내색은 딱히 안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참 당황스러우셨을 듯! 갑자기 출근하자마자 위로 사람이 오다니... 머 그래도 일단 속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잘 지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여하튼 그렇게 나름 규모 있는 유통회사에서 내부 부서 간에서 구조상 싫은 소리 하지 들을 일은 별로 없는 일 하다가 물류! 그것도 스타트업, 거기서 영업을 직접 하게 되는 상황으로 급 반전.


일단 생각했던 건 내가 유통업체 있었을 때 어땠나를 기억을 더듬어 보는 것. 음... 그 생각을 해보니 반대 상황에 내가 가 있어야 하고 핱핱핱핱핱 아~!~~~~~~~~~~주 재미가 있겠네 정도 생각을 함. 그리고 마케팅(홍보를 포함)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돈이 어딨나요! 몸빵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됨. 물론 돈을 아예 안 쓴 건 아니고.


에피소드로 알아보는 커머스가이의 물류 스타트업 이야기


take 1. 물류 콘퍼런스(로지 스타 써밋)에서 국토부 장관 컷 뽑기


공식적으로 이직한 지 한 달 조금 지난 시점. 대형 행사에 원더스도 연사이자, 옆쪽에 통칭 부스를 운영하기로 함. 같이 자료 열심히 만들고 그날 행사장에서 열심히 홍보를 잘해보기로 함. 그전에 라이더용 유니폼은 있었고 그걸 입고 현장 부스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음. 그날 국토부 장관님도 오는 걸로 되어 있어서 크게 한판 노리고 갔음. 로고가 도색된 배송용 오토바이를 부스에 가져다 놓고 대기를 타고 있는데! 모 기자님이 사전 동선 체크하러 온 길에 열심히 오토바이에 타서 액션을 똭~~~~


그러다가 기자님과 눈이 마주치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다가 

나: 이따 장관님 어디로 들어오세요?

기자님: 네 여기로 들어오시죠

나: 우리 부스 앞쪽으로 들어오셔서 둘러보고 가시는 구나

기자님: 네 각 부스별로 한번 보시고 나가시는 걸로 되어있습니다. 

나: 그럼 사진은 어디서 찍으시나요?

기자님: 그거 체크해 보러 온 거죠

나: (오토바이에 앉으며) 여기 앉으시면 그림 괜찮지 않을까요?

기자님: 잠시만요. (몇 컷 찍어보고) 오~~ 괜찮은데요!!

나: 헬멧과 유니폼도 있긴 합니다. 다 입고 찍으시면 ^^*

기자님: 그러시진 않을 것 같고요. 그 오토바이 옆쪽으로 한번 서 보시겠어요?

나: 일케요? 이케이케? 

기자님: 네 그 정도로 설명하면 괜찮을 것 같네요.


그렇게 국토부 장관이 부스로 와서 오토바이 바로 옆에서 설명을 듣는 사진이 똭! 회사 로고와 전화번호가 박힌 바이크가 똭~ 기사로 전송. 타시진 않고 사실 타셨으면 로고와 전번은 오히려 더 안보였을 듯.

기자님이 아주 그냥 너무 대놓고 로고와 전화번호가 있는 배송용 짐통! 을 가운데에다 똭! 찍어 주심 ㄷ ㄷ ㄷ 

그래서 아주 잘 노출이 되었따는 그런 이야기


take 2. 대통령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로고 노출하기


위에 있는 로지스타써밋과 같은 날 오후에 강남에서(로지 스타 써밋은 강북...) 유력 대선 주자의 간담회가 있었음. 그래서 국토부 장관님 컷 뽑자마자~ 강남으로 달려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자리를 선점할 수 있는 상황. 그래서 후보자님 위치를 확인하고, 카메라 앵글을 고려해서(카메라 위치를 보고 대략적인 프레임 체크) 바로 뒤가 아닌 뒤뒤 자리 중에 화면상 왼쪽에 자리를 잡음.


이미 와 있던 일부 사람들은 후보자 얼굴을 보기 위해서 내가 앉은 맞은편에 주로 앉았음. 그리고 사실 머 관종이 아닌 사람들도 많으니까 혹시나 화면에 잡히는 게 싫었을 수도. 그리고 애초에 이게 촬영해서 어디 송출된다는 생각을 안 했을 수 있음. 그렇게 후보자가 도착하고 간담회가 진행되었음. 


열심히 위치를 조정해 가며 유니폼 우측에 있는 회사 로고를 최대한 노출함.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대부분의 후보자 컷에 내가 나왔고, 1시간 이상 계속 노출됨. 그래서 주최 측에서도 중간에 눈치챈 사람들도 저게 머 메인 스폰서라도 되나?라고 생각했다는 후문(MSG). 

어쨌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라이브로 봤는지 캡처해서 진행 중에 계속 메시지를 보냄. 거기 너냐?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조금 더 아는 사람들은 로지스타써밋 간 거 아니냐 등등의 이야기를 함. 


그래서 결론은 인터넷 중계에 계속 잡히고 그날, 그다음 날 기사에도 꽤 노출을 함. 물론 관심 없는 사람들은 전혀 안 보이고 모두가 못 봤겠지만~ 그게 또 보는 사람들은 보니까. 그날 나름 최대 수혜자 중 하나였음.


위 1,2번 사례를 한방에 처리하고 당당하게 이미 최소 일 년 치 연봉은 했다고 스스로 떠벌리고 다님


take 3. 회사 소개 영상 찍기. 당연히 B급... BM광고 따라 하기


그렇게 열심히 몸으로 하는 중에 외부에 도움을 받아서 페이스북, 블로그 콘텐츠도 올리고 간단한 이미지도 올리고 하다가~~~ 영상 제작도 가능하냐는 문의를 하니 가능하다, 다만 영상의 경우 이미지 제작보다 경비가 많이 드니 영상 하나 만들면 간단히 말해서 이미지 콘텐츠 3개는 잡아먹는다. 이렇게 답이 오길래 그럼 최대한 영상으로 몰아서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영상 제작 회의를 진행함. 


포인트는 역시나 단일가 퀵, 단일가였꼬. 회사에서 쓰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퀵이 필요한 순간으로 만들자고 이야기를 함. 나중에 여러 개를 만들긴 했지만 처음에는 딱 하나 만들걸 생각해서

기본 콘셉트를 언니 옷 입고 나왔다가 언니에게 카톡 100개 받고 그거 빨리 보내야 하는 상황~을 설정!

그냥 하면 사람들이 모르니까 배민 맨 처음 광고를 패러디하기로 함. 


사전 준비작업을 마치고 운명의 D데이 한강둔치에서 촬영을 시작함. 생각보다 촬영 분량이 적지 않았고! 뛰어다녀야 할 일이 많았음... -_-;;;; 다시 한번 그날 고생했어요~~

그렇게 영상을 찍어서 주변에도 돌리고, 업로드도 하고 반응이 좋았음. 역시 관종은 영상이지~~


take 4. 항상 유니폼만 입고 다니기~


일단 회사에서 유니폼을 만든 순간!부터 기본 복장이 유니폼이 됨. 위에 말했던 것처럼 스타트업이 머 어디 돈이 있어서 광고비를 팍팍 쓰나요~ 몸이 광고판이지. 그리고 열심히 돌아다님! 영업하러 갈 때도, 스타트업 행사 다닐 때는 더더욱, 저녁에 모임 갈 때도~ 날이 더워서 혹은 실내에서 유니폼 벗고 있다가도..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급 달려가서 유니폼 주워 입고 촬칵~~~


영업할 때는 이 유니폼과 똑같이 라이더들이 입고 배송을 한다. 우리는 월급제로 하는 기사님들이 배송한다 이렇게 이어서 설명을 똭~

이때 열심히 유니폼 입고 다니던 걸 지금은 쓰리알랩스 2개 축 중 하나인 #회사옷입어드림 으로 사업화(작지만) 했음. 머 이건 워낙 많은 스타트업이 하고, 그전에도 대기업이 다 했었고, 그 공장에서 주로 입는 그 잠바! 너무나 편하고 따뜻하고 그냥 막 좋은 그 잠바!!! 도 다 로고 뽝 박아서 입고 다니는 그것..


take 5. 행사에 불러주면 어디든 갑니다.


이게 또 컨퍼런스, 세미나, 각종 강연, 어디 행사 등등 요청이 있으면 때와 장소가 겹치지만 않으면 무조건 ㄲㄲ 행사를 무조건 가는 이유는 일단 행사는 무엇이든 홍보를 하게 마련! 좀 큰 행사면 사전 보도자료 나가고, 당일 나가고, 지나고 또 나가니까 불러만 주면 가는 거임


그러다 제주도에서 강의 요청이. 그래 제주도 머 비행기 타고 가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침 6시에 나가서 그날도 아니고 그날을 넘긴 00시 30분에 집에 도착함.

우리 집이 남양주라는 사실을 깜빡! 남양주~김포공항 멀어요 ㅜ_ㅜ 

근데 또 제주도에 갔떠니 공항과 정~~~~~~ 반대 위치. 그래서 일어나서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공항에 도착해서 편의점 김밥 하나 먹고 비행기 타서 제주도 도착해서 다시 버스 타고 20분 전에 강의장 도착해서 과자 좀 주워 먹고 1시간 반? 강의하고 인사하고 다시 버스 타고 공항 와서 편의점에서 김밥 하나 주워 먹고 서울 와서 다시 집으로... ㅜ_ㅜ 제주도 땅 밟은 것도 공항~버스 타러 갈 때 즉 공항 안. 버스에서 내려서 강의장소까지 10분 정도.. 바다도 못 보고 그냥 옴 하하하하 그래도 제주도 갔다 왔다고 부인님께 부러움을.... 


미리 상상력을 발휘해서 준비해도 다른 스타트업 현실


머 스타트업도 스타트업 나름! 규모나 업력이나, 업태나 등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대부분 생각하는 이미지들이 있을 텐데 그 이미지가 어떤지 모르겠찌만, 어디 가나 그렇듯 생각하던 것도 찐! 은 다르다. 스타트업에 가본 적이 없기에~ 이러이러할 거야. 이런 건 그렇겠지. 아 이런 건 아마 당연히 기대하면 안 되는 거고!!! 등등 사전에 어금니를 좀 물고 갔었음.


씬 1. 회사 이름이?


열심히 소개를 해도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음. 일단 회사 이름만 설명하면 안 되고.

000라고 00000000000 zzzzzzzzzzzzzeeeeeeeeeeeeeejjjjjjjj 하는 회사입니다.라고 열심히 설명을 하면, 응?이라는 반응도 꽤 있고. 아... 네네 알겠다는 반응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항상 몇 번 만날 때 까지는 반복적으로 설명~ 그냥 통칭 스타트업 다녀~ 하면 그냥 끝나 줘야 하는데 뭐하는 덴데? 이름이 머야 하는 질문을 추가로 꼭 함. 


이름! 이름값이 좀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큰 데를 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속칭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우와~~~~~~ 거기 엄청 크고(매출, 인원, 투자규모 등) 요새 완전 잘 나가잖아요. 곧 유니콘 될 것 같아요!라고 해도 일반인들은 그냥 모른다. 요즘은 더 관심이 있고 노출이 더 되긴 하지만 그래도 스타트업 회사는 그냥 아예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 


서울에서 유명하고 서울에서 다 알아도 그건 서울에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 서울만 벗어나면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일단 대략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데뷔 조차 하지 못하고 열심히 연습만 하고 있는 기획사 연습생 이름 정도로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나는 완전 그 동네 빠라서 데뷔 예정자, 연습생 중에 뛰어난 사람을 알지만 누가 알겠나~ 트와이스도 아직 모르는 사람이 존재하고! 트와이스 사진을 보여줘도 모르는 사람은 반은 넘을 텐데!


씬 2. 갑질을 당하지 않는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의외로 갑질을 당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왜?

갑을 계약을 하지도 않으니까 갑을 계약 정도면 이미 큰 회사지. 갑을병정~~~ 아시죠?

을이 되려면 더 커야 합니다. 갑질을 당하고 싶어도 아예 갑님들이 정한 최소 기준에 미달인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매출 규모, 업력, 직원수 등등 거래를 한번 해보려고 해도~ 그냥 지원 자격이 안 되는 경우도 존재함. 

항상 케바케인 거 아시죠? 


씬 3. 당연히 모두가 일을 한다. 모든 일을


업무가 나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 같이 일을 합니다 개발자를 제외하고는 머 다 열심히 하는 거죠. 큰 회사라고 다르지 않냐고 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동네는 각자 자기 부서, 자기 업무를 딱 쥐고 있어서 심하게 말하면 남이 뭐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지요. 아 S사 다니세요? 내 친구도 거기 다니는데 ㅇㅇㅇ 모르세요? 하면 

모를 확률이 99.2% 정도 된다. 근데 반대로 스타트업은 신기하게 그 회사 아니고 그 회사와 같은 계열에 있는 회사만 다녀도 그 친구 만나봤을 확률이 20%는 되는 것 같다. 


모두가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머 회사가 잘돼서 일이 늘어나서 인력 충원이 뽝 안 되는 시점일 수도 있꼬! 말 그대로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그건 당신이 다니는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요


씬 4. 면접을 안 오는 일이 많다.


이건 사실 스타트업 가서 제일 당황했던 부분!

면접을 그냥 안 온다. 사전에 최대한? 아니 본인이 원하는 날짜 시간 다 맞춰줬는데 안 온다.

그럼 연락을 해주냐? 에헤이 연락을 해줬으면 안 온다고 했겠나? 면접 전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겠지.

미리 못 온다고 연락이라도 주면 머 먼 일 있겠나 그냥 그때 다른 일 하면 되지 근데 아예 안 와버림


추가로 머 다른데도 그렇긴 하지만 비율상 높은 것이, 면접 다 보고~ 협상 다 하고 ~ 출근 일자 충분히 잡아줬는데 입사 날 안 나타남 후후후 후후 이건 스타트업 전 회사에서도 보긴 했는데 비율상 높음.


그리고 면접하러 갔을 때 맨날 물어보는 질문에 놀라운(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걸 물어보는 경험을 했었다.

면접을 마치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라고 하니

"월급은 제때 나오나요? 밀리거나 하진 않는 거죠?"

사실 생각을 안 해봤던 부분이었다. 회사를 지원하면서 면접을 보러 와서 월급이 제때 나오냐는 질문을 한다는 것. 내가 그전까지 월급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 규모의 회사를 다녔구나 하는 생각.

그래서 "네?? 월급이 밀리진 않고, 이번에 투자받아서 현재 인력 규모면 00 기간 동안은 월급은 멀쩡할 겁니다. 왕창 쓰지 않는다면요"라고 답하고.

"근데 월급 못 받은 경우가 있으셨나 봐요?"라고 물으니

지금도 전 직장에서 월급을 못 받아서 노동부에 신고해 둔 상태라고 그 전에는 떼인 적도 있고...라고


씬 5. 스타트업이라고 꼰대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꼰대는 TPO도 나이도 가리지 않는다. 


이건 머 제곧내~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 이름 부른다고 안 그러냐? 에헤이 그런 거 없죠. 워낙 수많은 사례가 있으니 패쓰~라고 하지만 하나만 쓰면

여기도 꼰대도 존재하지만 또 그들만의 리그도 있고 서로서로 싸움과 편 가르기, 동종 업계 간 밀약 등등이 많이 존재함. 


그래도 진짜 재밌게 했다.


원래부터 회사를 학교보다 좋아했고, 더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음. 

스타트업에 근무하기 전에도 다른 회사에서 남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하고 싶은 말 하고 하고 싶은걸 일부 했다 하더라도! 스타트업의 자유도와는 차이가 넘사벽


그냥 생각하는 거, 재밌을 거 같은 거! 새로운 거 하고 싶은걸 그대로 열심히 재밌게 해 볼 수 있었음. 그 재미가 스타트업의 매력인데 누가 하라고 해서 생기는 건 절대 아님.

스타트 업혀 인간인가? 머 이런 질문지, 체크리스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자기가 판을 벌리고 그걸 스스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스타트업 판이 최고지. 당연히 그걸 잘할 자신이 있으면 회사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고. 바로 만들어서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고, 그래도 조금 경험해보고 하면 더 좋겠지요.


재미~ 무엇보다 중요한 거 아닐까요! 회사에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만큼 회사가 재미있어야. 안에서 하는 일도 재밌게 했고,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재밌게 지내고~ 재미재미 열매 가득.

근데 그것도 항상 그렇듯 잘되어야 재미있는 거지 재미만 있고 잘 안되면 그건 재미없는 것! 요리 만들 때 너무 신나게 만들었는데 음식이 마시가 없어... 그럼 그 순간만 신나고 한 번으로 끝. 나니까 일단 맛있게 만들어야쥬. 그 과정이 재미가 없더라도 그건 해야 하는 것. 그걸 구분해 줘야 하는데 그저 재미만 찾으면 곤란한 건 굳이 말 안 해도 알 것 같지만 나는야 TMT니까. 사실 위에 말한 꼰대가 나임 ㅋㅋ


매일매일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엄청나게 많은 걸 한 것 같은데 3달 밖에 지나지 않은 경험을.. 그리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만나면 창업 멤버냐는 질문을 함. 그래서 친절하게 저 여기 옮긴 지 3달 되었어요~라고 하면 

이런 반응들이 후후후. 


그렇게 재미있는 날들이 지나고...


회사를 그렇게 오래 다니진 않았지만, 신입사원 때 대리 때 과장 때 팀장 때 임원 때 영향력의 차이를 느끼면서 언제까지 회사에서 바른 소리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다닐 수 있나 하는 고민이 들었음.

사원일 때야 아무리 막말하고 난리 쳐도~ 특이한 녀석이군. 힘이 넘쳐~

대리 때야 빠득빠득 우기면 벌써 이정돈 가? 많이 컸네!!!

과장 때는 반대 의견 팍팍 내고 새로 아이디어 내면 캬~~~ 아주 그냥 에이스여~

팀장 때 똑같이 하면 음... 다시 잘 생각해봐~

실장 때 그랬을 땐 회사에서 밀어줘서 나는 괜찮았지만 불만은 폭발이었고

임원 때 그러니 사람들이 눈치를 보게 되는 걸 보고는


음... 내가 원래부터 조직과 맞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함.


이제 슬슬 대단원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조직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커머스가이 의 탄생 편으로 다음 주에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조금만 더 봐주세요~ 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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