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체류시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커머스 카더라 ep7.

by 커머스가이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 입니다.

커머스 카더라는 시리즈 타이틀을 달고 있긴 하지만 각각의 글을 따로 쓰고 있어서 매번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페이스북에서 한 개의 글을 보고 이걸 써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바로 씁니다.


커머스 카더라 ep7.

"쇼핑몰 체류시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네 오늘은 쇼핑몰 체류시간에 대한 내용으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열심히 고객이 놀고 시간 보내면서 돈도 쓰는 구조죠. 그런 면에서 쇼핑몰에 고객이 오래 머무르는 것은 참 좋아 보입니다. 그럼 그것이 다인가? 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잠시 안내 말씀!

현재 브런치에 주로 연재 글을 쓰고 있는데 곧 저의 주 연재처를 변경할 예정입니다.

X~마스를 기다려 주세요~

비욘드엑스.jpg https://beyondx.ai/


쿠팡보다 지마켓 보다 고객이 더 좋아하는 이커머스?


아래 표를 한번 보시면! 순 방문자수 1위는 쿠팡(APP), 지마켓(WEB)인데 실행 횟수와 체류시간은 당근마켓(APP), 뽐뿌(WEB)가 더 높습니다.

체류시간.jpg 한경닷컴 이커머스 방문자 1위 앱은 '쿠팡'… 체류시간은 '당근마켓' 기사 발췌(인크로스 제공)

심지어 순 방문자수 1위인 쿠팡은 실행/페이지뷰 순위가 7위밖에 안됩니다. 1등인 당근마켓의 절반 수준이고. 체류시간도 당근마켓 의 1/3 수준밖에 안됩니다. 지마켓도 실행 횟수가 뽐뿌의 1/4 수준이고, 체류시간도 뽐뿌의 1/4 정도 되는군요.

위에 표를 보면 순 방문자수, 실행/페이지뷰, 체류시간이 같은 레벨로 되어 있어서 각각이 일뜽!을 따질 수 있는 영역으로 보입니다. 이전에 제가 오픈마켓에서 근무할 때 주로 관리하던 지표이긴 합니다. 얼마나 많은 고객이 우리 몰을 방문하는지 그분들이 얼마큼 자주 와서 다양한 페이지(상품)를 둘러보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확인했었지요. 순 방문자수가 많더라도 페이지뷰가 낮거나 체류시간이 적으면 들어오자마자 나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을 했었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가정은 개개인에 대한 경우에 적합한 판단입니다. 외부 광고든 갑자기 생각나서 방문을 했든, 우리 사이트를 왔으면 여러 군데 둘러보면서 최대한 오랜 시간 머무르기를 바라는 거죠. 주로 고객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로 광고나 쿠폰, 할인행사 등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때문에 그냥 클릭만 하고 바로 나가버리게 되면 돈을 버리게 되거든요.


고객이 사이트에 한번 방문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얼만데 그냥 페이지 하나 둘러보지 않고 나가버리다니!!! 이건 너무하잖아~~ 라는 게 투영되어 있습니다.

TMI: 오픈마켓에서 이제 모바일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넘어갈 당시, 소셜커머스가 모바일로 치고 들어올 바로 그때. 모바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피씨 보다 모바일 PV(페이지뷰)가 2~3배씩 더 높게 나왔었지요. 그래서 역시 모바일이 대세인가 무조건 모바일로만 보는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다시 생각해 본 게 화면 크기의 차이.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정보량의 차이였습니다. PC 화면 하나에서 보여주는 정보량을 모바일로 보려고 하면 적어도 3배 정도는 스크롤을 해야 보였던 거죠. 그래서 자체적으로 Web과 Mobile PV를 보정해서 검토했던 적이 있습니다. 머 요새는 전부 모바일, 그중에서도 App 이니까 비슷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고객이 사이트에 오래 머무는 것이 그냥 좋은 것일까요? 광고에 낚여서 메인만 보고 나가버리는 게 아니라 실제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 관심이 있어서 방문한 고객이라면~ 지나치게 오래 머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닐 겁니다.


좋아서 오래 있나? 오래 있게 만드나?


고객이 이커머스 사이트(앱)를 방문했을 때 그 사이트가 너무 재밌고, 신기하고 좋은 것들로 가득 차서 오래오래 오래 머무르고 여러 상품을 둘러본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일~

그런데 혹시나 사이트가 불편해서 오래 걸린다면?

이건 가정인데 결제 페이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결제 과정에서 오류가 나서 다시 가고 또다시 가고~

상품을 보긴 했는데 이게 확~~~ 완전 땡기진 않아서 일단 찜하기나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다시 와서 또 한 번 보고 또 와서 또 보고 한다면(자린고비 굴비냐?)


상품이 그냥 딱 검색하면 제대로 나와서 내가 원하는 놈을 바로 사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 검색 기능이 부족해서 여러 번 검색을 해야 하거나 검색에 나오지도 않아서 내가 계~~ 속 찾아야만 해서 오랜 시간이 걸리고 PV가 많이 나오는 경우는 없을까요?

내가 원하는 상품이 있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잠복을 위해서 와 있는 거라면?


이건 각 이커머스 사이트의 지향점이 어딘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단 위에 표를 다시 보면 절대 이용자 수(순 방문자) 순위에 없는 두 군데가 실행수와 체류시간이 가장 높습니다. 이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일단 마니아! 팬이 많은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지만 이용자들은 너무 좋아하고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서비스~


특히 당근마켓과 뽐뿌 같은 경우 목적이 명확합니다. 내가 원하는 상품이 언제 나와서 언제 팔릴지 모르니 계속 계속 들어와서 봐야 하는 거죠. 알림을 해두더라도 쿨 매물, 누가 보더라도 좋은 상품이 싼 가격에 나오면 바로 채가버리니까 잠복! 을 해줘야 합니다. 뽐뿌도 마찬가지! 특가 제품은 대부분 시간제한이나 수량 제한이 있으니까 뭘 살지 몰라도 일단 특가로 나온 걸 잡으려면 바로바로 달려가 줘야 하는 거죠.


그런데 특이한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위메프, 옥션, 지마켓, 티몬 같은 곳들이죠.

여기는 순 방문자도 Top 5 수준인데. 실행 횟수도 페이지뷰도, 체류시간도 매우 상위에 존재합니다.

그런 진짜 쩌는 곳들 아닌가?

엄청 많은 절대 수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실행 횟수도 엄청 많고 와서는 다양한 상품 둘러보면서 오래오래 쇼핑하니까 좋은 거잖아.


진짜 그럴까요? 오픈마켓의 고질적인 문제는 옵션 장난이었습니다. 1만 원짜리 청바지라고 되어 있어서 막상 상품 페이지에 들어가면 그건 면티 가격이고 내가 맘에 드는 청바지는 +24,000원이라고 되어있죠. 예전에는 진짜 심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심지어 표시 가격이 100원인데 옵션가가 +900,000 경우도 있고.

대표 이미지가 청바지인데 옵션에는 밥솥도 있고 바지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꿀물도 있고 한 경우도 있었죠.

그러다가 최대 옵션 숫자도 줄이고, 옵션 추가 금액도 표시 가격의 최대 X 배 까지만 적용되도록 시스템을 바꿨죠. 그래도 안돼서 이베이 코리아에서는 자기부정으로 G9라는 단일 옵션(무배) 서비스를 별도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네 하고 싶은 말은 사이트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고, 고객에게 어필할 상품이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하면 실제로 사이트에 그렇게 오래 머무를 이유는 없다!입니다. 내가 원하는 상품을 검색으로 바로 찾을 수 있꼬! 그 상품이 있고! 그 상품의 가격이 그냥 봐도 매력적이면 굳이 다른 데 갔다가 다시 올 필요도 없고 클릭 한방으로 결제까지 끝나면 오래 걸릴 이유가 없는 거죠.


지금 제일 잘 나가는(손익과 별개로) 쿠팡이 가장 높은 순 방문자 수 대비 실행 횟수나 페이지뷰, 체류시간이 6~8위권 인 것만 봐도 쿠팡이 확실한 목적구매 채널이자, 실제 방문자의 구매전환이 아주 높다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비슷한 곳이 11번가가 있군요. 11번가 머 안 하고 손익 중심으로 간다고 하더니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11절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그때 바로 와서 사는 게 일반적이 되고 점차로 확장해 가는 모양새입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4개의 사이트는 슬프지만, 좋은 상품이 좋은 가격에 있는데 구석에 있고, 너무 쪼개 놨습니다. 시간 단위로, 요일 단위로 일 단위로 계속 다르게 하니까 계속 들어가야 하는 거죠. 물론 실제 효과가 있는 것은 위의 데이터로도 드러납니다만, 좋은 고객이 고정적으로 우리 앱을 반복적으로 찾게 하고 메인 구매처로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주 사용 고객의 연령대가 차이 나는 것도 일부 이 부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 잡아두는 게 별로라고?


설마요? 전혀 그런 말이 아닙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와서 오래오래 머무는 게 머가 문젠 가요 좋은 일이지.

각 이커머스의 지향점의 차이가 있는데 단순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죠.

자주 오고, 오래 머무르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서비스라는 겁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거죠. 구매전환율과 같이 놓고 봐야 하고.

비용을 집행해서 방문하는 고객. 우리가 강제로 유도한 고객과

자발적으로 방문한 고객의 재방문, 방문 빈도, 머무르는 시간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근마켓과 뽐뿌는 용도가 명확합니다. 오래오래 머무르고 자주 방문하는 것 확실히 좋은 징후입니다.

일반 이커머스 쇼핑몰에서 고객이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고 있는 것은 우리의 상품 리스팅이나 노출 방법, 구매 전환을 위한 여러 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고민해 봐야 하는 포인트 일수 있습니다.


점차로 데이터 분석 기술이 좋아지고, 실시간에 가깝게 분석이 가능해지는 만큼 기존의 통으로 보는 관점보다는 개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서비스를 한번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 머든 1등 먹는 건 참 좋은 일인데, 우리가 의도한 게 아닌 영역에서 1등 먹으면 그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니 잠시 멈춰서 점검을 해야 한다! 이 정도입니다.


참고로 쿠팡은 23~24 시 주문량이 전체 주문량의 50%에 이를 정도로 로켓배송 주문 마감에 임박해서 사이트가 대폭발 한다고 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세뇌가 된 거죠. 밤늦게 당장 내일 꼭 필요한 아이템이 있으면 대체제는 거의 없습니다. 내일 필요한 건데 어쩌지~~~ 에서 응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 12시 전이니 바로 가서 사야겠어!

이러니까 오래 머무를 이유가 없는 겁니다. 구매전환율은? 아.마.도 매우 높겠죠?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매우 고맙습니다.

매번 다 아는 얘기를 어렵고 복잡하고 재미없게 쓰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지만, 쓰다 보면 늘겠지! 하는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읽어 주시는 분이 있어서 그저 고맙습니다.


19년이 어느덧 마무리되는 12월입니다. 계획하셨던 일들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커머스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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