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by 혼자놀기

지난 두어해 정도 온갖 배달 앱을 이용해 구매를 해봤다. 필요한 소모품, 옷, 음료, 식재료, 화장실 용품, 청소용품, 작은 가재도구 등등에 점심, 저녁 식사까지...

편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니 반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워낙 반품도 잘되니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요즘 뭔가 조금 만족스럽지 못한 구매가 늘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채소, 과일 등을 구매할 때 이런 문제가 생기면 반품하기도 좀 그렇다.


더 큰 문제는 엄청난 양의 포장재 쓰레기와 배달시 함께 오는 냉동제가 처치 곤란하게 쌓인다. 그래도 걸어서 오백보도 안 되는 곳에 슈퍼마켓이 세 개나 있는 대단지 아파트에 살면서도 그곳을 지난 일 년간 두어 번만 방문한 것으로 기억한다. 주류는 배달앱으로는 안되기에 직접 사러 가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슈퍼마켓에 가서 보고 만지고 이야기해 가며 쇼핑을 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제 배달 앱 사용을 줄이고 직접 시장을 다니면서 사는 일을 늘려야겠다고...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계절 감각이 있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있다. 앱에서 필요한 것은 자주 구매하는 제품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정보의 편향으로 인해 다양성이 결여된다는 결점이 있다.


유튜브를 보면 한번 관심 둔 것은 알고리즘을 통해 자꾸 비슷한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네플릭스도 마찬가지다. 너무 편향되면 재미가 없다. 정보 제공도 적당해야 하는데 광고성 홍보는 결사적이다.


요즘 은퇴하고 시간 많이 남는 친구들 중에 뭔가 살아온 배경과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생겼다. 모임에서 자기주장을 크게 이야기하다 언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느냐고 물어보면 거의가 유튜브다. 나는 유튜브에서 그런 뉴스를 본 적이 없는데 좀 보여 달라면 홍수 같이 많은 편향된 이야기를 꺼내어 주면서 너희들 세상 일에 관심 좀 가지라고 야단까지 치는데, 다른 친구들은 이 친구가 모임에 나오는 것을 꺼린다. 그 친구와 같은 직장에 있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은퇴를 앞두고부터 이상하게 꼬이더니 주변 사람들과 문제를 많이 만드셨지요.라고 한다. 알고리즘을 통한 정보의 편향이다.


요즘 주변의 여러분이 신문을 끊었다고 한다. 나도 신문을 구독하지 않은지 10년도 넘었지만 안보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나가는 Gym 휴게실에는 각종 신문이 놓여있다. 다른 부분은 안보지만, 신간 소식 등 문화계 뉴스는 착실히 챙겨보고 있다. 정치, 사회면을 안 보는 이유는 티브이나 신문이나 유튜브나 모두 양극의 출연진이 나와 자기들 이야기만 하며 악다구니를 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티브이 보면서까지 욕하기는 싫다.


최근 사회주의 정의를 평생 주장해 오던 지인이 대대적인 투자 실패로 삶이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전한 친구가 '혹 전화를 받거나 길 가다 만나면 피하세요.'라고 한다.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요."라니 '그래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가까웠던 사람들과는 다 등 돌렸으니까요.'


이것이 뭔 일인가 생각했는데, 저녁 모임에서 그를 만나보니 사람이 정말 꾀죄죄해 있었다. 식사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그의 취한 목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다고 벌써 취했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앉은 친구가 '시끄러워지기 전에 주최 측 사람들이 술 먹여 재우는 겁니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저 친구 아까운 사람이지요. 아이들과 집사람 다 미국에 유학 보내고 그 돈 마련한다고 투자에 몰빵 했는데 부동산도 증권도 다 실패했어요. 투자라는 것이 자본주의의 상징물 같은 것 아닌가요? 그것을 좌파적 관점에서 살던 사람이 한다고 성공하겠습니까?' '그것도 유튜브가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를 했는데 실패했다고 술 취하면 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 경제나 모두 허황된 주장이라고 욕하는 거지요.'


"아니 저분 반미 애국주의자 아닌가요? 그런데 가족이 다 미국에 있어요?"

'이젠 가족이 아니지요. 부인과는 이혼했고, 애들도 다 미국에 정착했으니까요.'


세상 일 참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쿠팡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어쩌다가 이곳까지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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