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쓸기

by 혼자놀기

밤새 눈이 내렸다. 입춘이 내일 모레인데, 꽤 많은 눈이 내렸다. 건조주의보가 계속 나오고

이곳저곳 화재 소식이 많은데, 다니기 불편해도 눈이 좀 내려서 다행이다 싶다.


버스를 내리는데 버스 정류장에 눈이 전혀 치워지지 않았다. 큰 아파트 단지 앞 버스 정류장이라 많은 주민이 이용할 듯싶은데, 아파트 정문에서 정류장까지도 전혀 손댄 흔적이 없다. 우리 동네와는 너무 다르다. 나올 때 보니 내가 사는 동 앞은 눈이 그대로다, 조심조심 나오다 보니 우리 동 경비 아저씨가 눈가래를 들고 아파트 문 앞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눈을 치우고 있다.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건네니 일찍 나가시네요 하면서 대뜸 여기 치우고 2동 앞을 지울 겁니다.라고 한다.


누군가 지나가면서 우리 동 앞도 쓸지 않고, 밖에 나와서 눈을 치우냐고 했던 모양이다.


길을 건너면서 보니 커다란 찻집은 자기 집 앞만 조금 쓸어 놓고, 건널목부터 자기 가게까지는 건드리지 않았다. 자기 가게까지 고객이 갈 수 있게 쓸어야 하지 않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데, 그 옆에 있는 큰 건물은 인도 한가운데를 쓸어 놓고, 자기 건물에 입주한 가게 앞까지 보행 통로를 다 깨끗이 치워 놓았다.


나 같으면 건널목 건너자마자 있는 유명커피집보다는 좀 멀어도 이쪽 건물 동네 커피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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