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돈 주는 나라

by 혼자놀기

어제 내과에 갔다가 재미있는 앱을 하나 알았다. 간호사가 하루에 얼마나 걷느냐고 물어봐서 7-8천 걸음은 걷는다고 하니 ‘손목닥터’라는 프로그램을 아느냐고 한다.

모른다고 하니까, 하루 5 천보 이상 걸으면 100원을 적립해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돈은 누가 주는데? 서울시에서요. 왜? 시민들을 위한 건강 서비스지요.


깔아드릴까요? 좋아요.


앱을 깔고 나니 본인 확인하고 두 가지 설문 조사에 응하니 가입 축하금, 설문조사비 해서 3,000원이 적립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까 오늘 하루 5,000보 이상 걸었다고 또 100원이 적립되었다. 아자! 걷기만 해도 돈이 생기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아무 데나 땅 팠다고 누가 돈 주나?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건 열심히 걷기만 하면 맥없이 100원이 적립된다. 그거 언제 돈이 모이냐고 웃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프로그램 말고, 전에 그 간호사가 깔아준 국민건강보험에서 하는 앱에는 지난 1년 동안 5만 점이 넘는 포인트가 쌓여 있다. 어떻게 쓰는 줄을 몰라 그냥 적립만 하고 있다니까, 간호사가 다음번 진료 때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만보를 걸으면 두 배, 만 오천 보 걸으면 세배를 적립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 건강 위해 걷는데 돈을 보태 주니 재미있다. 물론 내가 낸 세금에서 받는 것이지만, 건강 해져서 환급받는 것이니 마다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기분이 개운하지는 않다. 어째 자기 돈 아니라고 마구 뿌리는 느낌이 든다. 뭐 요즘 정치판이 돈 뿌리기 경쟁에 들어갔으니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닌데, 좋다고 받아쓰고 나면 나라 빚 짊어지고 갈 다음 세대가 걱정이긴 하다.


오늘도 버스 타지 않고 서초동에서부터 걷기 시작해서 양재역으로 해서 양재천 길을 걸어와 영동 3교 아래 그늘에서 쉬면서 글 쓰며 확인해 보니 6 천보를 넘게 걸어서 100원이 또 적립되었다. 나중에 이게 서울페이를 통해서 쓸 수 있는 모양이다. 한 달 열심히 걸어야 커피 한 잔 정도지만, 무작정 땅 판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공짜 커피 한 잔이라도 어디냐? 내 노력으로 번 돈인데, 아껴 쓰는 의미에서 이제 커피를 2000원짜리로 낮추어 매주 마셔야겠다. 건강에 좋을 일은 아니지만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걷느라고 버스비 1,500원도 아꼈으니 실질적으로는 오늘도 1,600원을 번 것이다. 이 돈을 아끼고 살뜰하게 열심히 모아서 주식 투자나 코인 투자하면 큰돈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신난다.


그런데 이 돈은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에게만 준다고 한다. 아자! 오세훈 파이팅이다. 이 어려운 일을 하고… 하는 김에 까짓, 백 원만 더 인상해라!


그런데 알고 보니 전에는 200원씩 주던 것이 100원으로 줄었단다. 그래도 1주 주말 포함 5회 이상 5 천보를 걸으면 보너스로 500원을 더 준다. 나는 70이 넘어서 5 천보인데, 70이 안된 와이프는 8 천보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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