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한강의 소감문을 읽으며

어느 평범한 예비 창업가의 생각 - 6

by 로딩 중인 삶


폐하들, 왕실 가족 여러분, 신사숙녀 여러분.
제가 여덟 살이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서 갑작스레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 속에 제가 있었지요.
그 비는 무척이나 거세서 스물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건물 처마 아래에 몰려들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고,
그 건물 처마 밑에도 비를 피해 모여 있는 작은 무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한 광경이었습니다.

퍼붓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젖어드는 팔과 종아리를 느끼며, 저는 문득 깨달았지요.
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사람들 모두,
그리고 길 건너편의 저 사람들 모두,
각각 하나의 ‘나’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요.

지금 이 비를 저처럼 똑같이 바라보고 있고,
제 얼굴에 닿은 이 축축함을 그들 또한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나'들이 공존한다는 그 경험은 경이로웠습니다.

그 뒤로 제가 읽고 쓰는 시간을 되돌아볼 때면, 이 경이의 순간을 다시금 경험하곤 합니다.
언어라는 실을 따라 다른 이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또 다른 내면과 조우하는 일.
가장 절실하고 긴급한 질문들을 그 언어의 실에 실어 다른 ‘나’들에게 보내는 일 말입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입니다.
이 질문들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져온 것이며,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우리가 잠깐 머물다 가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말입니다.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고,
이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1인칭 시선을 상상해보라 말하는 언어가 있습니다.

서로를 이어주는 그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한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지니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문학을 읽고 쓰는 행위는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됩니다.

이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상의 의미를 여기, 함께 서 계신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감문을 읽고 나니,

문학이 가진 의미와 그 깊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그녀가 언급한 어린 시절의 폭우 속에서의 경험이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한강은 “수많은 ‘나’들이 공존한다는 경험”을 통해,

언어와 문학이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각이 다른 이들 또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고, 내면과 조우하는 일”이 문학의 본질임을 이해한 것이다.


한강은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고통과 사랑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문학을 통해 계속 던져왔다.

이 질문들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다뤄온 핵심적인 문제였으며,

한강은 이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문학은 단지 개인의 이야기만을 넘어서 보편적인 인간의 질문을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강은 문학이 단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학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문학은 우리가 겪는 고통이나 사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한 반성과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강은 강조하고 있다.


이 소감문을 통해 문학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다른 나와의 만남’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하고,

이를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

상호 이해의 장을 만든다.


나는 한강이 말한 것처럼, 문학을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나누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연대의 힘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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