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래버레이션, 어디까지 해봤니?
(1부에 이어) 1부에서는 현재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컬래버레이션의 현상과 그 비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컬래버레이션. 컬레버레이션이 기업 마케팅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투입되어야 하는 비용과 노력, 위험부담 등은 줄이면서도 매출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프라인 상품 위주로 진행되던 컬래버레이션은 최근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사실 콘텐츠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하면 상품 컬래버레이션과 유사한 듯하지만 콘텐츠 컬레버레이션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각 단계별 법칙을 이해하면 콘텐츠 컬래버레이션을 좀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다.
첫 번째는 제작 컬래버레이션이다.
제작 컬래버레이션은 서로 다른 콘텐츠의 IP가 함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거나 하나의 콘텐츠 안에 다른 콘텐츠의 IP가 투입되는 형태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영화 <어벤저스>를 들 수 있다. 컬래버레이션이 OSMU(One Source Multi Use)와 다른 것도 OSMU의 경우 원작 콘텐츠의 IP를 활용해 개별적인 2차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인 것에 비해, 컬래버레이션은 각각의 콘텐츠를 모아 하나의 큰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트랜스 미디어다. 즉, 콘텐츠의 연결성과 상호작용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영화 어벤저스의 캐릭터는 각각 개별 이야기를 보유하면서도 또 각각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후자의 경우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있다.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매주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기존의 콘텐츠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어낸다. 또한 최근 1인 크리에이터들이 삼삼오오 모여 합동 방송을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유통 컬래버레이션이다.
표현만 보면 매우 생소하지만 이것은 콘텐츠와 플랫폼의 컬래버레이션을 뜻한다. 기존 유통 플랫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플랫폼에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통 컬래버레이션은 새로운 콘텐츠 경험보다는 콘텐츠의 편리성이나 신뢰성 등의 긍정적인 경험을 주고자 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한때 디즈니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단독 공급했던 것이 여기에 속한다. 또 다른 예로는 선거 시즌 국내 TV방송사가 소셜미디어나 포털에 선거 방송 관련 콘텐츠를 공급한 것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소비 컬래버레이션이다.
소비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용자가 참여하거나 이를 오프라인에서 또 한 번 소비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상으로 확장시킨 형태이다. 소비 컬래버레이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캐릭터 상품과는 다르다. 캐릭터 상품은 캐릭터 판매하기 위해 별도의 상품을 만든 것이라면, 소비컬래버레이션은 기존의 상품에 콘텐츠의 IP를 덧입힘으로써 기존 상품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콘텐츠의 경험이 결합되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JTBC 드라마 <더패키지>는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함께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캐릭터 소개가 들어간 ‘더패키지 세트메뉴’를 출시한 바 있다.
이렇듯 콘텐츠 컬래버레이션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서 깊게 파고들어 콘텐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컬래버레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만남’이 아니라 두 개의 만남을 통한 ‘경험 확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