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박사 Aug 20. 2018

뮤지컬꺼내먹기_웃는남자(2018)

뮤지컬후기(1)

1달1뮤지컬을 실천하는 진짜 뮤지컬덕후의 본격적인 뮤지컬후기



내가 최근 브런치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뮤지컬 후기에 한계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뮤지컬 후기를 보거나 아니면 내가 SNS상에 짧게 후기를 남기보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바로 '뮤지컬은 본 사람만 이해되고 즐겁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내 말을 듣고 당연히 본 사람이 재미있지 어떻게 안 본 사람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곰곰히 생각해보면 영화 후기는 보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고, 보고 싶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너무 주관적인 관점에서 뮤지컬을 접근하다보니 그 뮤지컬에 대한 매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보지 않은 사람도, 뮤지컬에 관심 없는 사람도, 또는 뭘 볼지 고민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뮤지컬 후기를 써 보려고 한다.

단, 뮤지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넣지 않겠다(기본 정보는 대표 홈페이지 참고).



<뮤지컬 평가 기준>

   

방송 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를 평가하는 방식에는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크게 내용 평가와 형식 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  

내용평가: 콘텐츠 내 스토리구성, 전개방식, 배우 캐스팅, 연기, 대사 등 내용적 요소들에 대한 평가

형식평가: 콘텐츠를 제작 및 전달하는 데 필요한 외적 요인, 예) 음악, 음향, 조명, 무대구성 등에 대한 평가

이러한 평가 방식에 뮤지컬 공연을 접목시켜 평가하고자 한다.



웃는 남자(2018)


관람: 2회 (2회 모두 예술의전당)

캐스팅: 1회) 박강현, 정성화, 이수빈, 신영숙, 강태을, 이상준, 김나윤

             2회) 박강현, 정성화, 민경아, 신영숙, 강태을, 이상준, 이소유

             -> 데아, 앤 여왕만 다르게 관람



<서박사의 #요약평>


■ 뮤지컬 추천 한다/안 한다: 필자가 그동안 본 뮤지컬 중 베스트 5에 꼽습니다!

그냥 추천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발 보라고 매달리며 적극 추천한다

■ 뮤지컬의 차별성: 무대구성(★★★★★)과 스토리, 그리고 배우의 연기 

■ 뮤지컬 한줄평: 마치 한 공간에서 영화와 뮤지컬을 동시에 보는 것처럼 무대 위에서 스크린이 재현되는 듯한 완벽한 무대 구성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1. 내용적 측면


▶ 스토리구성

뮤지컬을 보다보면 기본 스토리 뼈대 구성이 약하고 에피소드에만 치중된 작품들이 있다. 대부분의 대형 뮤지컬은 특수한 역사적 순간에서 발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의 갈등 구조도 대부분 역사적 사건이나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들. 그러나 일부 뮤지컬의 경우에는 그러한 사랑 얘기에만 너무 치중하여 본질적린 갈등 구조에 집중하지 않고 오글거리기만 하기도 하다.

웃는 남자는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세워진다>는 이야기 하에 영국의 귀족사회에 울부짖는 평민 계급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 뭔가 소재가 매우 재미없어 보이지만 스포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만 소개해두겠다) 가끔 이런 사회고발 또는 비판형(?) 스토리의 경우 주요 뼈대 스토리와 러브스토리가 갈피를 못 잡고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은데 웃는 남자는 큰 주요 스토리의 전개도 탄탄하고 그 안에서 러브 라인도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 배우 연기

'말해서 뭘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 박효신님의 공연은 9-10월에 진행되는 공연이 이미 다 매진되었을 정도이다. (필자도 9월에 보러갈 예정이다_ 그때 갓효신에 대한 글을 또 쓰도록 하겠다)  그렇다고 다른 배우들은 별로일까? 개인적으로 박강현 배우를 본 뮤지컬에서 처음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박효신님의 연기를 보고싶어 하겠지만 박강현님의 연기도 정말 대단하다. 목소리 톤 자체가 매우 청량하고 깔끔하며, 깨끗하기 때문에 박효신님의 공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만약 박강현님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웃는남자 넘버 중 하나인 <나무위에 천사> 영상을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호님의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그만의 색깔이 분명히 잘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좋아 데아 역의 민경아님과 이수빈님의 공연을 모두 보았다. 분명 데아 역이 다르게 캐스팅될 것으로 알고 갔는데 잘못 예매했나 착각할 정도로 두 분의 목소리톤과 호흡이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작품에 따라 다른데 어떤 작품의 배우 개인의 개성이 뚜렷하게 보여서 더 좋은 공연이 있고, 어떤 작품은 드러나지 않아서 더 좋은 공연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데아 역은 후자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을 보는 살 입장에서는 배우 차이가 크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조시아나 공작부인은 신영숙님과 정선아님의 더블 캐스팅인데 아쉽게도 신영숙님의 공연밖에 보지 못했다. 이 역의 경우에는 두 분 개인의 개성이 다르게 나타날 것 같아 정선아님의 공연도 매우 궁금하다(그래서 9월 박효신님 공연 예매할 때 정선아님으로 했다)  

그리고 다른 배우님들은 워낙 연기력이 탄탄해서 정말 작품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배역에서 차이가 있었다. 바로 바로 바로... 앤여왕역. 사실 이 차이는 연기력의 차이라기보다는 음역대의 차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작품 내 앤여왕의 넘버는 극저음과 극고음을 오가면서 부른다. 그래서 어떻게보면 그 누구보다도 가창력이 좋아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첫 번째 봤던 김나윤 배우는 음역대가 극저음까지 다 내려가시는 분이었고 이소유는 음역대가 거기까지는 가기 어려우신 분 같았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저음불가라서 너무 공감되어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연기의 디테일은 이소유님이 훨씬 더 좋았다. 극중 앤여왕의 캐릭터상 저음이 내려갈 때 그리고 좀 더 연기가 익살스러울 때 더 맛깔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만약 뮤지컬을 볼 때 음악이 중요하신 분이라면 김나윤배우를, 연기력이 더 중요하시다면 이소유배우를 추천합니다.  



2. 내용적 측면


▶ 무대 구성

뮤지컬 <웃는남자>는 어떻게 이렇게 무대구성을 다양하게 그것도 완벽하게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뮤지컬이었다. 그동안 내 마음 속 뮤지컬 무대구성 베스트는 <레베카>, <벤허> 정도였다. 사실 한정된 무대 공간에서 다양한 무대 배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비용을 비롯하여 시간 내 이동, 공간, 무대 현실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웃는남자>는 첫 무대부터 무대구성이 스케일을 압도하더니 매 에피소드마다 무대구성이 다양한 것은 물론 완벽하기까지 했다. 진짜 말 그대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대 중 빨래터가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 물을 장치로 사용하여 물장구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이다(스포 죄송). 심지어 관객인 나도 속으로 저 물 어떻게 중간에 닦으려고 실제 물을 무대 장치로 사용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연출자 입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무대 구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웃는남자>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하여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같이 뮤지컬을 본 일행도 모두 무대구성력을 최고로 꼽았다. 만약 스토리가 빈약했더라도 보는 재미를 주는 뮤지컬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뮤지컬 심지어 스토리까지도 완벽... 너란 뮤지컬.... 엄지척! 놀라운 것은 이제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


▶ 넘버(음악)

뮤지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악이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은 음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 않고 비싼 뮤지컬을 선택하는 것은 뮤지컬을 감상할 때의 그 감동을 향유할 수 있는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좋은 뮤지컬은 뮤지컬을 보고 나온 직후 앨범을 찾아보거나 구매하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뮤지컬 스토리가 빈약했어도 음악이 좋았으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될 정도로 음악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런데 <웃는남자>는 넘버까지 완벽했다. 왜 무료로 풀린 넘버가 이것 밖에 없는 것인가 아쉬울 정도이다. 2번째 공연 때는 속으로 따라 부르기도 했다. 그래서 원래 앨범까지는 안 사는데 <웃는남자>는 다음에 가서 앨범을 살까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웃는남자> 넘버 듣고 있다. ^^



<웃는남자 #관람팁>


관객 참여 포인트 多: <웃는남자>는 극중 실제 관객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다. 박수나 함성 등의 반응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관객들한테 하는 이야기 맞으니 무조건 열심히 참여해라

<웃는남자>는 넘버 끝나고 모두 박수치는 타이밍이 있었다. 필자의 이전글(뮤지컬 초짜가 타자로 보이는 관람팁)에서도 썼듯이 적극적으로 박수와 함성을 보낸다



- 최근 2년 간 작가가 본 뮤지컬 리스트 -  


<2017>

#보디가드  #그날들  #시카고  #햄릿  #마타하리_2회  #레베카_2회  #인터뷰  #벤허  #헤드윅  #나폴레옹 #시스터액트  #애드거앨런포


<2018>

#빌리앨리언트  #더라스트키스  #닥터지바고  #맨오브라만차  #노트르담드파리  #바람과함께사라지다 #프랑케슈타인  #웃는남자





작가의 이전글 뮤지컬꺼내먹기_뮤지컬 초짜를 위한 뮤지컬관람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