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드는 변화의 모멘트

월간 도모 | 6월 Robin Talk

by robin 이선종

본 내용은 2025년 6월, 월간 도모 Robin Talk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루틴, 같은 공간이지만, FY2425가 지나고 FY2526이 시작됐다.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나는 이 순간에 유독 예민해진다. 7월은 도모에게 단순한 달력의 전환이 아니다. 새로운 회계연도의 시작이고, 변화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타이밍이며, 하반기 성과를 위한 전략적 기점이다. 그래서 이번 달 Robin Talk의 주제는 '스스로 만드는 변화의 모멘트'로 잡았다.


같은 출발점, 다른 결말: 소니와 파나소닉

2008년, 소니와 파나소닉은 놀라울 만큼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7조 엔대. 주력 사업은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일본 종합전자 8사의 쌍두마차로 불렸다. 어느 쪽이 앞서가고 어느 쪽이 뒤처질지, 그 시점에서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2025년, 현실은 완전히 달라졌다.

소니의 매출은 13조 엔(7조 엔에서 약 85% 성장), 시가총액은 23조 3천억 엔으로 도쿄증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 소니 영업이익의 60%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나온다. 반면 파나소닉의 매출은 8조 엔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시가총액은 3조 8천억 엔으로 50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여전히 가전사업이 핵심이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소니가 선택한 건 세 가지였다.

첫째, '탈일렉트릭' 선언. 2010년대, 소니는 자신들의 전통적 정체성이었던 가전사업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결정을 내렸다.

둘째, 포트폴리오의 완전한 재구축. TV와 가전 중심 사업을 버리고, 게임·음악·영화·이미지센서를 선택했다. 5년간 약 50건의 M&A가 그 변화를 가속화했다.

셋째, 미래를 사는 철학. 현재 잘나가는 사업을 팔더라도 미래를 사야 한다는 원칙이 그 모든 결정의 근거였다.


파나소닉은 안주했다. 리스크는 적었다. 그리고 쇠퇴했다.


할리우드 vs 브로드웨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의 함정


비슷한 구도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존재한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영화관 산업은 서서히 무너졌다. 2019년에 $111억(역대 최고)을 찍었던 흥행 매출은 코로나를 거치며 2020년 $22억으로 80% 급락했고, 2024년 $96억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2019년 대비 13% 부족하다. 영화관 수도 연평균 0.3%씩 감소하며 1,972개로 줄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숫자가 아니라, 숫자 안에 담긴 이유다.

2024년 미국 박스오피스 TOP 10을 보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Inside Out 2, Deadpool & Wolverine, Moana 2, Despicable Me 4, Beetlejuice Beetlejuice, Dune: Part Two… TOP 10 중 9편이 속편이거나 리부트, 스핀오프였다. 10편 중 90% 이상이 이미 존재하는 IP에 기대고 있었다. 창의적 리스크 회피가 오히려 관객의 피로감을 키웠고, 새로운 스토리의 부재가 산업 전체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브로드웨이는 정반대의 흐름을 만들었다.

2024-25 시즌 매출은 $18.9억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관객은 1,47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평균 티켓 가격은 $129임에도 좌석 점유율은 91%다. 비싸지만 사람들이 찾아온다.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품질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 요인은 명확했다.

창작 뮤지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다양성과 포용성의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품질로 승부하는 선택.


여기에 한국의 이야기도 있다.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 6관왕을 수상했다. 한국, 영국, 독일 등 해외 창작물이 세계 뮤지컬의 중심에 진출하는 시대가 열렸다. 브로드웨이의 평균 관객 연령이 40.4세로 젊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봐야 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새로운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래서, 회계년도가 바뀌는 시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소니와 브로드웨이의 공통점이 있다. 변화가 두렵더라도, 도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안주하면 리스크는 적지만 쇠퇴하고, 도전하면 리스크는 크지만 성장한다.

파나소닉은 익숙한 것을 지켰다. 할리우드는 이미 검증된 것에 기댔다. 그 결과는 지금 데이터가 말하고 있다. 반면 소니는 잘나가는 사업을 팔면서까지 미래를 샀고, 브로드웨이는 새로운 이야기에 투자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7월이 도모에게 특별한 이유는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이 모멘트는,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변화를 시작하기에 가장 심리적으로 유효한 타이밍이다. 완벽한 준비가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면 타이밍은 지나간다.

그래서 나는 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이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내가 안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바꿔야 하는 습관 하나, 도입해야 하는 새로운 관점 하나,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변화 하나.


변화의 모멘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잘나가는 사업을 팔더라도 미래를 사야 한다.
— 일본 기업 변화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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