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_자연의 발걸음 따라>
<1장. 자연의 발걸음 따라>
핀드혼에서의 어느 날,
나는 그날의 할 일을 정하지 않았다.
대신 아침 햇살이 닿는 곳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그것은 무계획이 아니라,
자연의 리듬에 자신을 내맡기는 묵상의 실천이었다.
햇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조용히 떨어졌고
지붕 너머로 기울며
어느 풀밭 구석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나는 이유 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한참을 그대로 머물렀다.
그 순간, 내 안에서
‘해야 할 일’이 잠잠해지고
‘지금 여기 있음’이 뚜렷해졌다.
햇살은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
그저 스며들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스며듦을 외면하며
어딘가로 ‘가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짜 삶의 순간은
무엇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있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무언가 결정이 필요할 때면
잠시 창밖의 빛을 바라보곤 한다.
햇살이 이끄는 방향은
언제나 내 안의 고요가 이끄는 방향과
어딘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