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호흡하는 시간

<2장_흙과 대화를 나누다>

by 지구별 여행자

<2장. 흙과 대화를 나누다>



뿌리와

호흡하는 시간



한 그루 토마토 묘목을 옮겨 심는 날,

나는 뿌리를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가늘고 섬세한 실핏줄 같은 그 선들이

복잡하게 엉켜 있으면서도

한 방향으로 조용히 향하고 있었다.

땅의 깊이.


핀드혼의 정원에서는

자라나는 것보다

자리잡는 것이 먼저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흙 속에 스며들었는지가

그 생명의 운명을 가른다.


나는 그 뿌리를 손바닥에 받치고

한참을 숨을 골랐다.

그 순간

뿌리가 나처럼 느껴졌다.

나 또한 낯선 땅에서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뿌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아도

어디가 나를 살릴 수 있는지를

감각으로 안다.

그 본능적인 신중함이

때로 인간보다 더 지혜롭다.


핀드혼의 삶은

뿌리의 호흡과 닮아 있다.

성급하게 열매를 원하지 않고,

서둘러 줄기를 세우지도 않는다.

먼저 묻는다.


“나는 지금 이 흙과

잘 연결되어 있는가?”


그 질문을 들으며

나 역시

뿌리처럼 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