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_지금은 기후열파시대_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③
36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③
UBC Climate Hub의 정서적 치유를 포함하는 새로운 전환 실험
‘UBC Climate Hub’는 학생과 연구자, 시민사회가 함께 기후 행동을 촉진하는 참여형 지식·행동 플랫폼이다. 2024년 보고서 ≪UBC 기후허브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Climate Hub는 ‘기후 회복력’이라는 개념을 정서적 차원까지 확장시키며, ‘기후 불안(eco-anxiety)’과 ‘환경적 상실’에 대응하는 심리적 복원력 워크숍을 기획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원주민 공동체와 함께하는 Climate Action Network, 학제 간 참여 교육 모델, 기후 관련 커리어 경로 설계 지원 등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들을 담고 있다. 2023–24년 동안 3,200명 이상의 학생이 이 플랫폼을 통해 기후 정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였다.
“기후 회복력”의 개념 확장: 정서적·심리적 차원의 포함
UBC Climate Hub는 전통적인 기후 회복력(resilience) 개념—즉 인프라와 생태 시스템의 복구 능력—을 넘어서, 인간의 정서적, 정신적 차원의 회복력을 기후 대응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자 한다. 이러한 확장은 단순한 개념적 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한 정서적 충격인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였다. 그 내용은 첫째, 기후위기는 심리적 위기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과 상실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깊은 불안, 무력감, 상실감을 유발하고 있다. 둘째, ‘환경적 상실(eco-grief)’과 ‘기후 불안(eco-anxiety)’은 실제적인 심리 현상이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들을 주요 건강 이슈로 주목하고 있다. 셋째, 기후 행동의 지속가능성은 정서적 복원력(emotional resilience)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이에 따라 UBC Climate Hub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마음챙김, 감정 회복, 공동체적 치유’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북유럽의 UiT(북극대학교) 등에서 전개하는 ‘정서적 전환(emotional transition)’ 개념과도 연결된다.
기후 불안과 환경적 상실에 대응하는 심리적 복원력 워크숍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Climate Hub는 2023–2024년 동안 기후위기로 인한 정서적 충격에 대응하고, 정서적 차원의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심리적 복원력 워크숍을 기획하고 운영하였다. 이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감정 해소를 넘어, 참여자 간의 상호 연결성과 공동체 기반의 기후행동을 촉진하는 장으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추진 배경에는 청년세대의 심리적 취약성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UBC가 2022~2023년 동안 실시한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의 응답자가 기후 변화에 대해 불안하거나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학생이 기후위기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서적 반응은 기후행동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후 회피(climate avoidance)나 무력감, 냉소주의로 이어질 위험 또한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UBC Climate Hub는 정서적 차원에서 기후 회복력을 구축할 수 있는 네 가지 대표적인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첫 번째는 'Eco-Anxiety Healing Circles'로, 기후 불안에 대한 감정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스토리텔링과 명상, 집단 공감의 과정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은 지역 상담가와 심리학 전공 교수진과의 협력을 통해 구성되었다.
두 번째는 'Environmental Loss Grief Workshops'로, 멸종, 산불, 홍수, 삼림 훼손 등 지역 생태계의 실질적 파괴를 경험한 참여자들이 감정을 나누고 애도하며, 공동의 의례를 통해 상실감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는 원주민 공동체의 스피커와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세 번째로는 ‘Climate Resilience for Youth’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이는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 회복력 세미나로 기획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후 커뮤니티 참여와 정서 회복 간의 상관관계를 탐색하며, 청년층의 기후 대응 동기를 내면화하는 데 집중하였다.
마지막으로, ‘Arts-based Healing Sessions’은 생태 예술과 음악, 글쓰기 등을 활용하여 감정을 해소하고 창의적으로 기후 상실을 표현하는 예술 기반 치유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참여자들은 ‘기후 일기’ 쓰기, ‘그리움의 나무 만들기’와 같은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와의 정서적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심리상담을 넘어, 기후 정의(climate justice)와 정신건강의 접점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커뮤니티 기반의 대응을 통해 기후위기를 개인의 고립된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공동의 회복과 행동을 위한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 나아가 학생, 원주민 공동체,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다분야 회복력 생태계를 구축하며, 이 전환은 단지 환경적 회복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존재 전체의 복원력을 기후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재구성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북극대학교(UiT)이 강조하는 ‘다층적 전환(holistic transition)’의 실천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UBC와 UiT 모두가 기후위기 시대의 대학이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정서, 윤리, 공동체, 정치의 복합적 전환을 실험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문헌>
UBC Climate Hub. (2024). UBC Climate Hub Annual Report 2024.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Sustainability. (2024). UBC Sustainability Annual Report 2023–2024.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ustainability Office.
Climate Solutions Research Collective. (2024). Summary Report 2023–24.
https://climatesolutions.ubc.ca
UBC Wellbeing. (2023). Understanding and Addressing Climate Anxiety on Campus.
https://wellbeing.ubc.ca/climate-anxiety
Ray, S. J. (2020). A Field Guide to Climate Anxiety: How to Keep Your Cool on a Warming Planet.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Canadian Association of College and University Student Services (CACUSS). (2022). Student Mental Health in the Climate Crisis: A National Report.
UBC Arts & Health. (2023). Arts-based Approaches to Eco-Grief and Climate Resilience: Program Ov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