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고의 지속가능 미래와 마오리의 지혜(Mātauran

41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by 지구별 여행자

41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오타고의 지속가능 미래와

마오리의 지혜(Mātauranga Māori)

뉴질랜드 남섬의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전환을 노래하는 대학

뉴질랜드 남섬의 중심 도시 더니든(Dunedin)에 위치한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는 1869년에 설립된 뉴질랜드 최초의 대학으로, 교육과 연구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연구 중심 국립대학이다. 전통적인 인문학, 사회과학, 의학, 법학, 자연과학 분야에 더해,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성, 공중보건, 원주민 권리와 문화 보존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핵심 과제를 다루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대학의 지속가능성 연구를 이끄는 핵심 기관은 Centre for Sustainability와 Ngāi Tahu Research Centre이다. Centre for Sustainability는 에너지 전환, 기후 회복력, 지속가능 농업, 식량 안보, 지역 자원 관리, 공동체 건강 등 환경과 사회를 포괄하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현장 중심의 참여형 연구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 지방정부, 지역 NGO, 공동체 단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과 실행 계획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기관의 목표다.


Ngāi Tahu Research Centre는 뉴질랜드 남섬 최대의 마오리 부족인 Ngāi Tahu와의 공동 설립으로 운영되며, Mātauranga Māori(마오리 전통 생태지식)의 보존과 현대적 활용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이 연구센터는 마오리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을 결합한 양방향 지식 체계(two-way knowledge systems)를 개발하고 확산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두 기관은 협력하여 다수의 단행본과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발간물은 마오리 공동체 건강 증진, 전통 생태지식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 농업과 어업 모델, 그리고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사회·생태적 전환 거버넌스 구축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이러한 연구와 성과물은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넘어, 기후위기, 자원 고갈, 건강 불평등 등 지역 공동체와 마오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오타고대학교는 이처럼 학문과 현장을 결합하여,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한 실험과 실천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남섬과 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사회·생태적 회복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학술·정책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동체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 미래

Centre for Sustainability는 오타고대학교의 핵심 연구기관 중 하나로,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실천적 연구를 수행한다. 이 센터는 지방정부, 지역 NGO, 공동체 조직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주요 연구 주제로는 저탄소 전환 시나리오, 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모델, 지속가능 농업 전략 등이 있다. 모든 연구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참여형 연구(Participatory Research) 방식으로 설계된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니라, 문제 정의 단계에서부터 해결책 모색과 실행 전략 수립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워크숍, 현장 실험, 공동 의사결정 회의가 운영되며, 이를 통해 정책 방향과 실행 계획이 지역 주민들의 경험과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한다.


Ngāi Tahu Research Centre는 뉴질랜드 남섬 최대의 마오리 부족인 Ngāi Tahu와 오타고대학교가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Mātauranga Māori(마오리 전통 생태지식)의 보존과 현대적 응용을 핵심 사명으로 삼는다. 이 센터의 연구는 마오리 언어와 영어를 병기하여 진행되며, 그 결과물인 보고서와 정책 제안서 역시 두 언어로 제공된다. 연구 주제는 다양하지만, 특히 전통 농업 방식의 현대적 재해석, 해양 및 담수 자원의 공동 관리(Co-governance), 마오리 공동체 건강 증진, 문화 전승과 언어 보존에 중점을 둔다. 각 프로젝트는 과학적 분석과 문화적 맥락을 결합하여,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공동체가 직면한 사회·환경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 두 기관의 공통된 특징은 ‘연구와 공동체 실천의 경계가 없다’는 점이다. 즉, 학문적 탐구와 현장 실천이 동시에 진행되며, 연구 성과가 곧바로 공동체의 정책 변화와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를 통해 오타고대학교는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학계와 공동체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이 만나는 지속가능성의 길

Ngāi Tahu Research Centre의 연구는 Mātauranga Māori(마오리 전통 생태지식)을 토대로,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을 결합한 지속가능한 미래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과거 마오리 공동체가 토지와 수자원을 관리하던 방식, 계절에 따른 경작 주기, 토양 건강 유지 기술, 재배 작물 선택 원칙 등을 복원하여 현대 농업에 접목한다. 예를 들어, 전통 혼합 재배(polyculture) 기법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병해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이는 기후변화와 토양 황폐화에 대응하는 대안 농법으로 재조명된다. 이러한 접근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토지와 인간, 비인간 존재 간의 관계 회복이라는 철학을 포함한다.


해양과 담수 자원 관리에서는 마오리 전통에서 바다와 강, 호수를 조상과 영적 유산으로 인식하는 관점을 현대 거버넌스 구조에 반영한다. 이를 위해 마오리 부족(iwi)과 지방정부가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공동 관리(Co-governance) 모델을 운영하며, 어업 규제, 수질 관리, 서식지 복원 등을 협력해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위성 원격탐사와 수질 모니터링 등 최신 과학기술이 전통 지식과 결합하여, 양측 지식 체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다.


마오리 공동체 건강 증진 연구는 신체적, 정신적, 영적 웰빙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전통 건강관을 기반으로 한다. 지역 marae와 협력해 식단 개선, 전통 약초 활용, 정신건강 프로그램, 공동체 활동을 결합한 건강증진 전략을 개발하며, 전통 식품의 재도입을 통해 영양 개선과 문화 회복을 동시에 추구한다.


또한 언어와 문화 보존은 공동체 정체성 유지의 핵심으로, 마오리 언어(Te Reo Māori) 부흥 프로그램과 문화 교육 과정을 설계하여 학교, 성인 학습,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산한다. 구전 전통, 노래, 춤, 의례를 기록·보존하고, 이를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행사와 온라인 자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활동 전반에서 연구진은 과학적 분석과 문화적 맥락을 대등하게 인정하며, 데이터와 전통 지식을 결합해 실제 사회·환경 문제 해결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 해법을 도출한다. 이는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공동체의 삶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길을 제시한다.


오타고대학교의 2023∼24 지속가능성 연구와 마오리 공동체 협력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의 Centre for Sustainability와 Ngāi Tahu Research Centre는 2023–24년에 걸쳐 마오리 전통 생태지식(Mātauranga Māori)을 현대 과학과 접목하여 지역 공동체의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다수의 연구보고서와 단행본을 발표하였다. Mātauranga Māori and Sustainable Agriculture: Pathways for Ngāi Tahu Farming Futures 보고서는 Ngāi Tahu 부족의 농업 시스템에 전통 지식을 접목한 지속가능 전환 경로를 제시하며, 토양 복원, 다작물 혼식, 물 순환 관리 등 전통 농업 방식을 현대 농업 기술과 결합한 사례를 담고 있다. Resilient Communities in a Changing Climate는 기후변화 속에서 지역 공동체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공동체 건강과 지속가능 농업 모델을 연결한 정책 프레임을 제시하며, 공동체 주도 워크숍과 건강 증진 프로그램, 기후 대응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하였다. Co‑governance of Coastal and Freshwater Resources는 해양과 담수 자원의 마오리‑지방정부 공동 관리 모델을 분석하며, 수질 관리, 서식지 복원, 어업 규제 등에서 과학 데이터와 전통 지식이 결합된 의사결정 구조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Food Sovereignty and Community Wellbeing은 식량 주권과 공동체 건강을 연결한 통합적 농업·유통 전략을 제안하며, 전통 농산물과 어획 자원의 자립 기반 강화, 지역 유통체계 재구성, 소비자 교육, 협동 모델 사례를 포함한다. 이러한 발간물들은 학문적 분석을 넘어 실제 공동체의 사회·환경 문제 해결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 해법을 제공하며, 과학적 분석과 문화적 맥락을 결합한 오타고대학교만의 독창적인 연구 접근법을 잘 보여준다.


오타고대학교 지속가능성 연구의 존재 이유

마오리 전통 생태지식(Mātauranga Māori)은 세대를 거쳐 축적된 환경 관찰과 경험의 산물로, 토지와 바다,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이해하는 독자적인 지식 체계이다. 마오리 전통 생태지식(Mātauranga Māori)은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 공동체가 수세대에 걸쳐 축적해 온 환경, 생태, 사회, 문화에 관한 통합적 지식 체계이다. 이는 단순한 자연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조상과 영적 세계를 연결하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며, 환경 관리와 공동체 생활의 실천 원칙으로 기능한다. Mātauranga는 ‘지식’ 또는 ‘이해’를 뜻하며, 관찰과 경험, 구전 전승을 통해 이어져 왔다. 이러한 지식은 토지, 강과 바다, 하늘 등 자연 요소와 인간 공동체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 물질과 비물질, 과학과 영성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다.


마오리 전통 생태지식의 핵심에는 총체적 세계관이 있다. 생태계, 기후, 계절 주기, 생물다양성, 그리고 인간 사회 구조가 서로 긴밀히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되며, 예를 들어 강의 건강 상태는 그 지역 사람들의 정신적·문화적 건강과 직결된다고 본다. 또한 ‘카이티아키탕가(Kaitiakitanga)’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을 자연의 소유자가 아닌 관리자로 규정하고, 자원 이용은 장기적 생태 균형과 미래 세대의 이익을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긴다.


마오리 세계관에서 모든 생명과 자연 요소는 조상인 아투아(Atua)로부터 유래하며, 인간은 그 일부로 인식된다. 나무, 바다, 산, 동물은 모두 친족으로 여겨지고, 이러한 인식은 ‘화카파파(Whakapapa)’라는 계보 개념 속에 깊이 자리한다. 또 별자리, 조류 이동, 해양 조류, 식물 개화 시기, 물고기 산란 패턴 등 자연의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농업, 어업, 사냥 시기를 정하는 계절·생태 지식도 발달해 있다. 특히 ‘마라마타카(Maramataka)’라 불리는 마오리 달력은 어획과 수확, 의례 일정을 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대에 들어 이러한 지식은 자원 관리, 기후변화 대응, 농업과 식량 자립, 보건과 치유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전통 어업 규제 방식은 현대 어획 쿼터와 수질 모니터링에 반영되며, 구전 기록과 현장 경험은 현대 기후 과학과 결합되어 장기 기후 패턴 연구에 기여한다. 농업에서는 전통 혼합 재배와 토양 회복 기법이 지속가능 농업 모델에 통합되고, 전통 약초와 공동체 의례는 정신적·신체적 건강 증진 프로그램의 기반이 된다.

Mātauranga Māori는 오늘날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시대의 대안적 지식 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 이익보다 세대 간 형평성을 우선하며, 공동체 중심의 의사결정을 통해 문화와 환경을 동시에 보전한다는 점에서,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철학적·실천적 자산이 된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산업화의 가속화로 인해 마오리의 생태지식과 같은 귀중한 지식은 점점 더 사라질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오타고대학교의 Centre for Sustainability와 Ngāi Tahu Research Centre는 이러한 전통 지식을 단순한 과거의 유산으로 남겨두지 않고, 현대 과학과 결합하여 현재와 미래를 위한 실천 도구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이들의 연구는 학술적 성과에 머물지 않고, 지방정부의 정책, 지역 계획, 농업과 어업 운영 모델, 공동체 건강 증진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전환된다. 이는 연구가 실제 사회 변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천적 접근 덕분에 연구 결과는 학문 영역을 넘어 현장의 의사결정과 정책 실행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들은 외부 전문가나 정부 주도의 일방향적 정책보다, 지역 공동체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전환 모델이 훨씬 지속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연구 과정 자체가 공동체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기후 위기라는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공동체는 자율성과 주체성을 유지하며, 회복력 있는 사회·생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참고문헌>


University of Otago – Centre for Sustainability. (2024). Mātauranga Māori and Sustainable Agriculture: Pathways for Ngāi Tahu Farming Futures. Dunedin: University of Otago.

https://www.otago.ac.nz/centre-sustainability


University of Otago – Centre for Sustainability. (2024). Resilient Communities in a Changing Climate. Dunedin: University of Otago.

https://www.otago.ac.nz/centre-sustainability


Ngāi Tahu Research Centre & Centre for Sustainability. (2023). Co‑governance of Coastal and Freshwater Resources. Christchurch: University of Canterbury & University of Otago.

https://www.canterbury.ac.nz/ntrc


Ngāi Tahu Research Centre. (2023). Food Sovereignty and Community Wellbeing. Christchurch: University of Canterbury & University of Otago.

https://www.canterbury.ac.nz/ntrc


Te Rūnanga o Ngāi Tahu. (2023). Ngāi Tahu Climate Change Action Plan. Christchurch: Te Rūnanga o Ngāi Tahu.

https://ngaitahu.iwi.nz


Smith, L. T. (2021). Decolonizing Methodologies: Research and Indigenous Peoples (3rd ed.). London: Zed Books.


Harmsworth, G., & Awatere, S. (2013). Indigenous Māori Knowledge and Perspectives of Ecosystems. Lincoln: Manaaki Whenua – Landcare Research.

https://www.landcareresearch.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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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nvironment.govt.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