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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을 준비하는 일, 사랑을 전하는 일 2

by 지미니

어르신들의 상태가 서서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때,

나는 자연스럽게 ‘작별’을 준비한다.


더 이상 잘 드시지 못하고,

움직임이 줄고,

말이 줄어든다.


그 변화는 늘 조용하게 찾아온다.

드라마처럼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하루하루 창문을 닫아가는 것처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온다.



나는 마지막을 지켜본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고,

체위를 자주 바꿔드리고,

침구를 새것으로 갈아드린다.


그 순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늘은 창문을 열어드릴게요. 바람이 좋네요.”

“손 시리시죠? 이 담요 따뜻해요.”

“저 여기 있어요. 걱정 마세요.”


작별은 말로 시작되지 않는다.

그저 곁에 있는 것,

그분의 시간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

그게 이별을 준비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가족이 도착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간 뒤,

나는 그분의 손을 다시 잡는다.

마지막 인사를 듣지 못해도,

그 손을 통해 사랑이 전해졌기를 바라며.


그 방의 공기는 조용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작게 속삭인다.


“수고 많으셨어요.

이곳에서의 마지막 시간이

부디 따뜻했기를 바랍니다.”



이별은 두렵지만,

그 순간을 함께 지킨다는 것은

사랑을 가장 조용히 전하는 방법이다.



나의 한 줄


작별은 말이 아닌 마음으로 준비된다.
그리고 사랑은 그 곁에 조용히 머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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