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일째
*차 없이 제주 여행 힘들다. 표선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바닷가로 걸어가는데, 가도 가도 바다는 안 나온다.
표선이 중산간이냐!
방향을 잘못 잡은 건지, 겨우 해비치 가서 커피 마시고 택시 타고 숙소 감.
*택시를 타기 애매해도 택시를 타야 한다. 마을과 마을 사이 너무 멀고 카페나 뭐 음식점도 없다.
*혼자 제주 여행하면서 맛있는 거 먹을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 2인 이상이거나 고기를 구워야 하거나. 물론 잘 찾으면 혼자 맛집 갈 수 있지만, 오늘 나는 완전 실패. 먹고 싶은 메뉴가 2인 이상이라 몸국을 시켰는데, 니맛도 내 맛도 없다. 콩나물 무침에 밥만 거의 먹었다. 아주 어릴 때 먹었던 몸국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2인 이상을 시키고 포장을 해오는 게 낫겠다. 한 상 거하게 차린 한 사람을 다른 사람들이 구경하겠지.
*바닷가와 연결된 카페에 가족 단위 손님이 꽉 찼다. 연휴에 가족 여행이거나, 제주 사람이라면 차례를 안 지내는 사람들이겠지. 오늘 문득 결심했다. 우리 애들이 결혼하면 명절은 무조건 여행 가라고 하고 명절 전 주나, 그다음 주에 밥이나 먹자고 하겠다고.
카페에 나 혼자 돋보기 쓰고 책 읽고 있다. 저 사람들은 명절에 나이 든 여자 혼자 제주 카페에 있는 걸 뭐라고 생각할까. 누가 관심이나 있겠니?
*하나로마트 갔는데, 부산 사투리가 많이 들린다. 그만큼 부산으로 나가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
*왜 우리 고향 마을에 양식장이 들어섰는지 냄새도 나고... 안타깝지만 뭐, 어쩌겠나.
저녁에 산책을 나갔는데 양식장에 외국인근로자들이 몇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달은 환하고 바다에 달빛이 일렁이는데, 저 사람들도 얼마나 고향에 가고 싶을까.
*바람은 많이 안 부는데, 파도는 냅다 치고 있다.
*조금은 외롭고, 화나는 일도 생각나고, 글은 꾸역꾸역 쓰고 있고, 딴생각하지 말자 스스로 다짐하며, 고립 아닌 고립을 혼자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