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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현 Jan 14. 2024

봄날의 기억

지난 여름 나는

봄 날 사람들에게 주목를 받던 꽃잎들이 몇 달이 지나 외면받는 것을 보았다.

캔버스에 복힙재료(꽃, 아크릴물감,목탄))


시선의 중심에서 도로의 주변으로 밀려간 꽃잎을 더이상 사람들은 찬미하지 않는다.

불과 몇 달 사이에 꽃잎은 그렇게 지워졌다.


그 지워졌던 꽃잎의 과정을 기억하는

나는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꽃잎의 운명을 잘 기억하고 있기에, 완연한 봄 날이 찾아와도

난 꽃잎  속에서 사진찍지 않을 것이다.


말 없는 꽃잎이지만 사진으로 말을 걸었다가 몇 달 만에 쓸어져 버리는 그런 급락의 경험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나는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버려진 꽃잎을 그렸고 거리에 뒹구는 꽃 잎을 캔버스로 옮겨 붙였다. 동료같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여름이 오면  그 꽃잎을 보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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