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충돌

저 바닥에 마음을 보라

by 임동현

임동현, 마음충돌, 종이에 탁본, 종이에 콜라주 판화, 2025


《마음 충돌》 작가 노트


나는 이번 작업에서 마음의 내면을 한 겹의 표면이 아닌, 서로 다른 질감과 시간들이 충돌하며 남긴 흔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먼저 아스팔트를 탁본하여, 일상의 길과 삶의 바닥에 새겨진 흔적을 화면 위에 옮겼다. 그 위에 목련나무의 껍질을 다시 탁본해 겹쳐 붙임으로써, 차갑고 무기질적인 바닥 위에 생명과 계절, 유기적인 결이 포개지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소나무 잎에 먹을 묻혀 찍고 두드리며, 내 안의 감정의 파편들을 화면 위에 직접적으로 부딪히게 했다.


겹겹이 쌓인 탁본과 찍힘은 서로 어긋나고 섞이며, 마치 내면의 충돌과도 같은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이 충돌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서로의 결을 받아들이고 스며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마음이란 결국 부딪힘과 겹침 속에서만 드러나는 지층이며, 그 안에는 상처와 흔적, 그리고 다시 살아가는 힘이 동시에 놓여 있다.


《마음 충돌》은 나에게 있어 감정의 폭발이라기보다, 충돌 이후에 남는 표면과 흔적을 응시하는 작업이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삶과 마음이 겹쳐진 자리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풍경을 그리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