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바닥

보이지 않던 흔적을 조명한다.

by 임동현



바닥을 발굴한다.

밟히고 눈길을 받지 못한 곳

그저 받힐 뿐 대접받지 못한 곳

모든 버려진 것들의 시간이 놓인 곳

이곳에 눌려 보이지 않던 흔적들이 있다.


바닥은 단순한 표면이 아니다.

그 아래에는 삶의 파편, 사회의 균열, 인간이 남긴 흔적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나는 엎드려서 바닥과 마주한다. 수없이 받아낸 발길과 바퀴자국너머 흔적들을 불러내기 위해 종이를 덮고 두드려 바닥의 흔적을 드러낸다.


발굴은 시선 받지 못한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겉으로는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역사를 품고 있는 증거임을 드러내는 일이다.


배제됐던 흔적은 빛을 발한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나 꺾이지 않고 버티며 남아 있던 존재들의 발광이다.

임동현 발굴바닥, 종이에 먹,led,2025

〈발굴 바닥〉은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드러내고, 잊힌 것들을 되살리는 행위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밟히고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흔적과, 지워진 것들의 재발견을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