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보물찾기

작가노트

by 임동현

〈할아버지의 보물 찾기〉 작가노트

임동현, 할아버지의 보물찾기,디지털드로잉,2025

거리의 한 노인이 고개를 숙여 재활용 폐기물을 줍고 있다. 이 일상적 장면은 도시의 불빛 아래 매일 반복되지만, 사람들의 시야에서는 사라진 풍경이다. 작가는 이 ‘보이지 않는 노동’의 장면을 다시 불러내며, 우리가 외면해온 생존의 자리로 시선을 돌린다.


〈할아버지의 보물 찾기〉의 노인은 단순히 폐기물을 줍는 존재가 아니다. 그는 버려진 것들 속에서 여전히 쓸모와 가능성을 찾아내는 손, 곧 ‘존엄의 손’이다. 작가는 이 행위를 ‘보물찾기’라 명명하며, 사회적 낙인과 무관심 속에서도 인간이 품은 생의 의지와 가치 회복의 의미를 던진다.


강렬한 황금빛 배경은 물질적 결핍과 대비되는 정신적 빛의 영역을 상징한다. 그것은 도시의 폐기물 더미 속에서도 빛나는 존엄의 흔적이며, 우리가 ‘가치’라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


보라빛 인물의 실루엣은 현실의 그림자이자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그러나 그가 서 있는 자리는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다. 작가의 시선 속에서 그는 ‘사회가 버린 것’을 통해 ‘사회가 잃어버린 것’을 드러내는 주체로 서 있다.


〈할아버지의 보물 찾기〉는 도시 빈곤과 노동의 문제를 미학적 언어로 번역한 작품이며, 동시에 인간의 존엄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는가에 대한 조용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