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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아미 Jul 05. 2020

콜라보의 즐거움

1인 출판사가 외롭지 않은 이유

1인 출판사업을 시작하며 굳이 ‘아미가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이유가 있다. 단순히 책을 만들고 이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데에만 의의를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판을 바탕으로 벌일 수 있는 일은 다 벌여보고 싶었다. 멋진 여성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의 콘텐츠를 세상에 소개하고, 수익을 만들어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고. 어쩌면 출판은 그저 구실에 불과하다. 


기획자로서의 나의 장점은 아이디어가 많고, 초반 추진력은 로켓급이나 단점은 금세 식는다는 점이다. 핑계를 대자면, 혼자 하는 일은 흥이 안 난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라 믿는다. 그러니까, 일을 벌이기 위해서는 나의 기획에 동참해줄 친구들, 즉, 아미가(amiga, 친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놓고 친구 프로젝트라 명명하다니, 나의 네이밍 센스는 참 탁월하기도 하지.


처음엔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의 원고를 받아 책을 만들었고, 그다음엔 나 스스로의 콘텐츠를 발굴해 하나하나 책으로 만들었다.(이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중, 이것만으로도 삼십 권은 만들 수 있다. 야호!) 간혹 투고 제의도 들어온다. 브런치나 블로그를 통해 알아보고 먼저 제안을 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걸로 성에 찰 리가 있나. 본격적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 작가들을 만나고 싶고, 더 많은 책을 만들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만들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랐으면. 너무 바빠서 피곤해 죽겠다고 투덜대고 싶은데. 그런 고민을 하다가 이건 혼자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내 주변에는 기획력을 갖춘 글 쓰는 친구들이 꽤 많다는 것. 그중 하나가 아주 야무진 이십 대 친구, 이정미 작가다. 스스로 출판한 에세이집 ‘제가 어떻게 살았냐면요’는 독립서점 여러 곳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2쇄까지 찍은 책이다.(아미가에서 전자책으로도 출간했다) 독립출판의 경험과 에디터로서의 경력을 십분 활용하여 ‘오늘의 글쓰기’라는 온라인 글쓰기 프로그램과 ‘오늘 서점’이라는 온라인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어쩜 이렇게 똑똑하고 야무질까.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던 중 지난 5월, 메일로 정식 제안을 보냈다. 


“정미야. ‘오늘X아미가’ 콜라보를 제안한다. 매일 연습하고 꾸준히 쓰는 것도 중요한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나 성과가 주는 동기부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출판을 목표로 기획의도와 목차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매일 글을 써나가다 보면 4주 후에 책 한 권이 되어 있는 거지. 너는 과정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좋고, 나는 양질의 원고를 확보할 수 있어 좋고.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히 정미도 긍정적인 회신을 보내주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바로 6월부터 ‘8주 동안 나만의 전자책 만들기’ 과정이 신설된 것이다. 6월 시작 과정은 오픈하자마자 바로 마감되었고, 현재 7월 시작 과정이 새롭게 오픈된 상태다. 




여성전용 글쓰기 커리큘럼으로 유명한 소글 워크숍의 소은성 작가에게도 제안을 보냈다(기 보다는 맥주 한 잔 마시며 하자? 하는 거다? 도장 꽝꽝!). 소은성 작가와 나는 4년 넘게 한 작업실에서 동고동락한 동료 작가로서 서로의 작업에 대한 첫 번째 응원군이다. 그 사이 무려 프랑스로 이주를 떠나고 새로운 둥지에서 적응하느라 정신없었던 그녀는 최근 본격적으로 새로운 워크숍 과정을 공지했고 여기에 아미가와의 콜라보도 포함되었다. 3개월 과정의 자유주제 전자책 출간반으로 여기서는 좀 더 볼륨이 있는 책들이 나올 것 같다. 





아미가 프로젝트는 대개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아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라 이 같은 콜라보를 통해 어떤 작가와 작품들을 만나게 될지 나도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원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음, 그러니까 아직은 기다리는 것밖에 내가 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 뭐 그래서는 아니지만, 지난달에는 그야말로 제대로 일을 쳤다. 

무려 웹진을 창간한 것이다. 

얘기가 길기 때문에 2편으로 나누어 적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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