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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미가 Jan 25. 2018

겨울에 가기 좋은 바다 TOP 5

끄라비, 푸껫, 코팡안, 발리, 보홀.... 강력 추천 겨울 바다

겨울이 되면 늘 따뜻한 바다가 그립다. 직장인이 되고 나선 겨울마다 도장깨기 수준으로 동남아 휴양지들을 찾아다녔다. 이 추위에서 도망칠 곳을 찾아 헤매고 있을 이를 위해,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에 가면 더 좋은 바다 5곳들을 추천한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태국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추천할 5곳 중 3곳이 태국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일본 같다. 어딜 가나 깨끗하고 치안도 좋다. 불교 국가이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정중하고 호객 행위도 심하지 않다. 처음 태국에 갔을 때 만난 여행자들이, 자기는 태국이 너무 좋아서 태국만 벌써 수십 번째 방문이라는 말에 놀랐는데, 어느새 나도 그들과 닮아가고 있다. 그만큼 태국은 갈 때마다 좋고 또 지역마다 다른 매력에 매번 놀라는 나라다.


1. 태국 끄라비


2월의 태국을 가장 좋아한다. 12월부터 2월까지 태국은 건기라 우리나라의 건조한 여름 날씨다.

 북적이지 않는 조용한 휴양지를 찾고 있다면 크라비를 추천하고 싶다. 눈을 돌리면 기암괴석이 사방을 단단히 버티고 있는 독특한 풍경에, 적당히 번화한 해변이 있어서 불편함 없이 마사지, 맛집, 쇼핑 등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다. 

 만약 크라비보다 덜 번화한 곳을 찾는다면? 정답은 라일레이다. 크라비에서 통통배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있는 섬 아닌 섬 같은 곳이다. 우선 라일레이는 걸어서 15분이면 동서를 가로지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그런데도 동서남북이 다 다른 분위기라 전혀 지루하지 않다. 동쪽엔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와 레게 바가 모여 있고, 선셋이 유명한 서쪽은 고급 리조트 구역이다. 남쪽엔 천국 같은 프라낭 비치가 있고, 북쪽에선 몸 좋은 서양인 언니 오빠들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하루가 다 간다. 라일레이에서 보낸 3일은 참 느리게 갔지만 그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까워서 한편으론 마음이 조급했다. 



 주변에 가야 할 섬도 많다. 그 유명한 피피 섬이 끄라비와 가까워 당일 투어로 다녀왔는데, 스노클링 하기 정말 좋았다. 눈이 시리도록 청량한 바다 빛깔과 수많은 열대어들…. 물 밖으로 내놓은 등이 타들어가도록 물 위에 떠 있었다.

 다만 라일레이의 단점은 숙소다. 리조트가 많지 않은 데다가 비싸다. 맛집도 없다. 호텔 레스토랑이 제일 낫다. 주말엔 해산물 BBQ 뷔페를 여는 곳도 많으니, 호텔 레스토랑을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다면 잘 체크해볼 것.


추천 숙소: 라일레이 빌리지 리조트, 라일레이 가든 뷰 리조트

추천 레스토랑: 끄라비 정글 키친, 라일레이 the last bar,

꼭 가봐야 할 포인트: 프라낭 비치




2. 태국 푸껫(시밀란 섬) 



 휴양지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데, 대부분의 경우, 나는 푸껫을 추천한다. 푸껫의 최대 장점은 직항 비행 편이 있다는 것. 패러글라이딩이나 카약, 서핑 등 해변 액티비티도 잘 되어 있어 연인과 가족이 가서 놀기도 좋고, 시장이나 해변이 한지역에 모여 있어서 볼거리를 찾아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겨울 여행지로는 푸껫을 강력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시밀란 섬 때문이다. 시밀란 해상 국립공원은 환경보호를 위해 10월부터 4월까지만 관광객에게 오픈한다. 가는 길은 차 타고 배 타고 편도 4시간으로 꽤 고생스럽지만, 도착하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한해의 절반만 일반인에게 개방하다 보니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있다. 시밀란 해상 국립공원에 있는 9개의 섬은 어딜 가나 하얀 모래의 엽서 같은 해변이고, 다이빙 포인트로도 유명한 곳이다.  



 다만 푸껫은 태국의 타 지역에 비해 물가가 비싼 편이다. 길거리 음식인 크레페도 방콕이나 치앙마이보다 1.5배~2배 정도 비싸고 스테이크 하우스나 파스타 가게는 관광지 레스토랑이다 보니 서울 물가와 비슷했다. 물론 허름한 로컬 식당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추천 숙소: Foto hotel phuket

추천 레스토랑 : 버펄로 스테이크하우스(입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2만 원대에 먹을 수 있음), capannina by Limoncello(이탈리아 현지에서 먹은 파스타 맛이어서 반가웠다)

꼭 가봐야 할 포인트 : 시밀란 섬


3. 태국 코팡안


 아시아의 이비자, 코팡안. 매달 보름달이 뜨면 해변에서 성대한 풀문 파티가 열리는 섬이다.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파티를 사랑한다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곳이다. 해변에서 불쇼가 열리고, 해변에 늘어선 오픈 클럽들에서 각기 다른 스타일의 EDM 음악이 나온다. 하우스, 덥스텝, 레게, 팝 등 음악 종류도 다양하다.


 파티에 관심이 없는 여행자에게도 코팡안을 추천하고 싶다. 파티가 열리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섬 전체가 개발이 덜 된, 현지인이 사는 조용한 해변 마을이다. 특히 섬의 서쪽인 스리 타누 지역에는 저렴한 방갈로 숙소가 많다. 요가에 빠져 있는 히피 장기 여행자들이 종종 해변에서 무료 요가 클래스를 열고, 채식 카페에서 토론을 벌이고, 레게 바에서 삼삼오오 모여 젬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이 지역에서 오래 머무르며 일과 휴양을 동시에 즐기는 디지털 노매드도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곳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그러니 코팡안은 파티와 휴양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루 일정으로 풀문 파티만 즐기고 와도 좋고, 일주일쯤 조용한 지역에서 ‘쉬는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조심할 점은 풀문 파티가 열리는 핫린 비치. 파티를 즐기겠다고 핫린 비치에 숙소를 잡았는데 밤새 파티 소리가 다 들리고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그 와중에 비싸긴 또 얼마나 비싼지.


추천 숙소: Nice sea resort

추천 레스토랑: Karma Kafe(히피히피한 분위기지처럼 보임), 레게바

꼭 가봐야 할 포인트: 풀문 파티


4. 필리핀 보홀 


 보홀, 하면 모래 해변에서의 저녁 식사가 먼저 떠오른다. 보홀에서 가장 번화한 알로나 비치에는 해변가를 따라 해산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는데, 해가 지면 바다 바로 앞에 테이블을 세팅한다. 생선, 조개, 타이거 새우 등 원하는 해산물을 고르고 소스를 고르면 해변 테이블로 그릴에 맛있게 구운 해산물을 가져다준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호사는 보홀이기에 가능한 경험이다.

 보홀은 세부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주변 섬이다. 세부보다 비교적 관광지로 덜 개발이 되어 현지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에게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해변을 물어보고 스쿠터를 렌트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어느 이름 모를 해변에서는 필리핀 아줌마 아저씨들이 ‘PPAP’ 노래를 틀어놓고 댄스 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스쿠터로 험한 돌길을 한참 달려야 닿을 수 있던 북쪽의 모모 해변은 또 얼마나 좋았는지. 잔잔한 호수처럼 물결 소리만 들리던 바다를 가득 물들인 분홍 석양을 잊을 수 없다. 그 풍경들이 ‘진짜 필리핀’을 만난 것 같아서 신기하고 또 좋았다.



 보홀 주변엔 거북이들이 동네 개처럼 돌아다닌다는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 발리카삭이 있다. 대신 발리카삭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려면 오픈워터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스노클링은 제한이 없다.

 푸껫과 마찬가지로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가가 비싼 것이 흠이다. 앞서 ‘현지 문화가 남아 있는 조용한 섬’이 보홀의 매력포인트라 말했으나 보홀도 세부처럼 점점 개발되고 있어 언제 그 매력을 잃을지 모른다. 내가 갔을 때에도 이미 중국 자본들이 섬 곳곳에 리조트를 짓고 있었으니.


추천 숙소: 사우스 팜스 리조트 팡라오

추천 레스토랑 : isis bungalows(갈릭 스파게티를 꼭 먹어야 한다. 인생 갈릭 크림 파스타를 만났다), 헤라 그릭 타베르나(그리스 요리)

꼭 가봐야 할 포인트: 모모 비치, 발리카삭


5. 인도네시아 발리



 사실 겨울의 발리는 적극 추천할 수 없다. 11월부터 4월까지 우기기 때문에 여행하기 최적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우기가 늘 그렇듯 비가 잠깐 내렸다가 그치고, 이틀에 한 번꼴로 날씨가 흐린 정도지만 기본적으로 습도가 매우 높다. 낮에는 정말… 우리나라의 한여름처럼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습해서 괴로웠다.

 그럼에도 비가 내릴 때에만 만날 수 있는 발리의 아름다움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층층이 쌓인 계단식 논 풍경이 유명한데, 비가 내리고 나면 논에 물이 찰랑찰랑 차 있다.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논에 고인 빗물이 거울이 되어 노을이 하늘과 땅에 가득했던 그 장면은 나를 자꾸만 발리로 돌아가고 싶게 한다.



 발리는 특히 친구랑 가기 좋은 곳이다. 발리가 신혼 여행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휴양지처럼 지루할 것이란 편견이 있는데, 발리만큼 액티브한 곳이 없다. 쿠타 비치에서 서핑, 새하얀 모래 해변에서 해수욕, 계단식 논에서 노천 온천, 키나발루 화산 트레킹, 예술의 도시 우붓에서 초록 초록한 풍경 즐기기… 발리에 간다면 꼭 한번 해봤으면 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발리의 매력을 구석구석 즐기려면 일주일도 모자라다.


추천 숙소: Dani home stay(우붓),

추천 레스토랑: 특별한 곳은 없지만 Padang 음식 파는 곳 아무 곳이나 가서 도전해보길 추천! 우리나라 뷔페식 백반집 같은 곳으로 원하는 반찬을 담을 수 있고, 빠당의 대표 음식인 부드러운 갈비 찜 같음.

꼭 가봐야 할 포인트: 냥냥 비치





양주연

뭍보다 물이 편한 바다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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