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아미 Aug 24. 2018

[인터뷰]좋아하면 할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오! 마이 하와이> 박성혜 작가


  

알로하, 레인보우, 파인애플, 야자수……. 박성혜 작가를 만나면 마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하와이를 눈앞에서 만나는 것 같다. 휴대폰 케이스, 가방, 신발, 옷 등등 하와이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나 멘트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와이에 가는 비행기 티켓도 늘 발권되어 있다. 사람들의 인사가 그렇다. 다음엔 언제 또 하와이 가요? 하나의 여행지에 푹 빠지는 건 마치 이상형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작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혼자 좋아하며 SNS에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이 사랑스러움을, 이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어 한다. 친한 일러스트 작가와 하와이를 주제로 한 달력을 제작하기도 하고, 수십 편의 에세이를 써서 브런치에 연재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에 출간한 하와이 가이드북 <오! 마이 하와이>는 지난 3년간의 여행과 출장으로 빚어낸 첫 작품. 오롯한 나의 사랑을 세상에 내어놓은 작가의 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녀가 하나의 여행지와 사랑에 빠진 끝에 눈부신 결실로 빚어내기까지, 거기엔 미처 책에 담지 못한 만 가지의 행복과 눈물이 배어 있다. 

Editor 홍아미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 마이 하와이> 저자 박성혜입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고요. 처음에는 큐레이터로 4년 정도 일을 하다가, 사보 회사로 옮기게 되었어요. 그 후로는 10년 간 계속 사보를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공공 기관, 사기업 등의 다양한 사보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해왔고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의 사보를 맡고 있습니다.  

     

회사에 다니실 때는 일명 워라밸이 잘 유지되는 편이셨나요?

삶 자체가 곧 일인 상태였어요. 야근은 물론이고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주 7일을 출근했어요. 그렇게 3년을 지냈죠. 이 기간에는 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도 힘든 일이 있었던 시기라 더욱 일에 매진했던 것 같아요. 그게 견디는 방법이었달까요? 그 기간 동안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아요. 

     

브런치에서 <Over The Rainbow>를 연재하고 계신데요어떻게 글을 쓰게 되셨나요?

2014년 4월 16일에 처음 하와이에 방문했었어요. 슬프게도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이라 아직 날짜가 잊혀지지 않네요. 첫 여행에서 하와이에 푹 빠지게 되었고, 그 후로 여행지는 무조건 하와이였어요. <Over The Rainbow>는 정기적으로 하와이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일반 여행자들이 알지 못하는 하와이의 모습을 전달하고 싶기도 했고 독자 분들도 뻔하지 않은 콘텐츠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 기획을 하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흔적을 남겨보고 싶기도 했고요. 

     

하와이에 빠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생활 여행을 하시면서 느낀 하와이의 가장 큰 매력

무엇보다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요. 배려심도 많고, 처음 만난 사람한테도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해줘요. 여행할 때마다 파머스 마켓을 방문 하다 보니 판매하시는 분들과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날씨가 정말 좋아요.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우리나라로 치면 초여름 정도의 날씨에요. 이런 날씨 속에서 오롯이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어요. 용암이 끓어오르는 것도 볼 수 있고, 별을 관측하기에도 좋고, 여행할 때 마주치는 풍경 하나하나도 너무 아름다워요. 마지막으로는 신경 쓸 사람이 없다는 것?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딜 가든 결국 한국 사람과 부딪히게 되는데, 하와이에 있는 저만의 장소에서는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 



     

여행을 하시면서 친해진 현지인들이 있나요?

섬마다 ‘이모’들을 만들어 뒀어요. (웃음) 이방인이기도 하고, 언어의 한계가 있으니까 깊게 친해지지는 못해도 방문할 때마다 알아보시고 반갑게 안부를 물어주는 카페 사장님들이 있어요. 한인 분들이 하는 식당을 갈 때는, 김 같은 거라도 가져다 드리고요. 가장 친한 분은 오아후에서 새우 플레이트를 파는 푸드 트럭을 하시는 로라 이모에요. 처음 이모를 만났을 때는 낯선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계속 이모와 알고 지내면서 그저 ‘정’을 그리워하던 분이었다는 것과, 제게 사랑한다고 했던 말씀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인들이 많아요

네. 우리나라의 이민 역사가 제일 처음 시작된 게 하와이에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민을 허가했던 지역이었죠. 그렇지만 한인보다는 일본인이 정말 많아요. 공항 이름이나 유명한 길, 관광 안내소 등도 일본어이거나 일본인의 이름을 딴 곳들이 많죠.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때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후손들이 미국 편에서 싸우기도 했었고, 하와이에 많은 업적을 남기기도 했어요. 그래서 일본인을 굉장히 대접하는 분위기에요. 

     

하와이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여행지 하나를 꼽아주신다면

흔히 알려진 관광지인 탄탈루스 언덕에서 좀 더 위로 올라가면 ‘푸우 우알라카아 주립공원(Puu Ualakaa State Park)’이 있어요. 선셋 때 이곳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요. 


<마이 하와이>에도 지금 말씀해주신 특별한 여행정보들이 많이 들어가 있을 것 같아요.

네. 일반 가이드북은 출판사의 기획으로 취재만을 통해 만들어졌다면, 제 책은 순수한 여행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꼈던 부분들을 기본으로 다수의 보강 취재를 더해 꼼꼼하게 만들어졌다는 게 차별성이랄까요. 또 현지에 거주 중인 마할로님과 함께해 더 리얼한 정보를 담았지요. 하와이 4개 섬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2권으로 분권해 출간하게 되었어요.


하와이 가이드북 <오! 마이 하와이>




특정한 여행지의 매력에 빠져 여러 번 방문하는 여행을 즐기는 분들도 많지만모두 책 출간으로 이어지진 않잖아요출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하와이 여행정보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마할로 님과 우연히 인연이 닿아 출판사를 소개받게 되었거든요. 물론,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하와이를 좋아하는 만큼 저도 열심히 작업에 임할 수밖에 없었지요.


말씀하신대로 출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인가요?

공동저자로 작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좋았지만 아무래도 소통의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책 출간은 작가가 혼자 하는 작업이 절대 아니에요. 출판사와 편집자, 디자이너 등 여러 사람들의 합이 정말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이번 책을 통해 깨달았어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책이 서점에 깔렸을 때 소감이 어떠시던가요?

직업병이라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책을 처음에 보자마자 오탈자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거든요. 출간에 기뻐하기는커녕 몇 번의 교정교열에도 인쇄되어 버린 오탈자를 발견하고는 우울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남편과 주변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고, 서점에서 인증샷까지 찍어 보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앞으로의 목표 혹은 꿈이 있으시다면요

국내에 알려진 건 몇 십 개밖에 안되지만, 사실 하와이에는 수백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거든요. 하나하나의 트레킹 코스를 다 걸어 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지금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는 글들이 쌓이면 꼭 책으로 출간하고 싶기도 하고, 여행자로서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출판, 강연 등으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어요. 




여성창작공간 씀씀에서 작은 강연을 준비하고 계시다면서요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매주 씀씀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을 통해 쓴 에세이가 벌써 한 권 분량이 되어 다음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에요. 처음엔 그냥 좋아서 시작했는데,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보니 이게 책이 되고 어느덧 하와이 전문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기분이에요. 사실 하와이를 만나기 전에는 매달 마감에 치이던 생계형 프리랜서였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글을 쓰며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되니 인생이 풍요로워진 느낌이에요. 그 과정이 결코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 좋아하는 일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나가는 방법에 대해 나누고 싶어요.


인터뷰_이정미

사진_장은주








여성창작공간 씀씀에서 진행하는 8월의 허스토리!

<오! 마이 하와이>의 박성혜 작가님과 함께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만드는 힘!’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금요일 밤, 아늑한 아지트에서 즐기는 작가와의 사적인 만남. 선착순 10명.

>>자세히 보기 



참가비: 1만원(음료 포함- 맥주or커피)

시간: 8월 31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장소: 합정동 씀씀 작업실

참여 방법: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로 문의 http://pf.kakao.com/_veivC

작가의 이전글 역경 끝에 찾아오는 천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