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아침이면 금주를 선언했다

by Conan

음악을 크게 틀어

잠시 동안 그 음악으로 실내 공기를

정화라도 시키듯이 말야


신림동이 가까우면

양념 순대와 백순대를 사 오고

뭐 멀면 근처 족발이나 배달시키고

뭐 그것도 없으면

골뱅이캔 사다가 고추장 풀어서 얹고

소주 맥주 대장부 꺼내서

찬찬히 들여다보며 들이켜


음악소리가 크다

절반 이상 음량을 줄이고

좋아하는 음악들을 선곡해서 틀어

누군가는 어깨를 으쓱하며

"이 노래 알아? 이거 끝내준다~"

선곡에 대한 자화자찬이 이어져


술잔을 채워

서로의 잔이 비워지면 다시 채우고

그만큼 다시 이야기를 얹어놓지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

이야기는 끝을 알 수 없어


취기가 오르고

마음도 뜨겁고


빗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아침창에 빗물이 두둑두둑

눈을 돌려보니 머릴 감싼 ..

전날 좋았던 분위기의 술상

쓰러진 술병

크게 웃어

서로를 가리키며

크게 웃어

그러고는 한참을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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