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밖의 삶을 바라보다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들을 한 자 한 자 옮기는 일. 나는 이 순간이야말로 글쓰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글쓰기는 단지 이 작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늘 읽은 글귀에서, 나는 "글쓰기와 글쓰기 밖의 삶에 충실하기"라는 메시지에 눈이 멈췄다.
글쓰기만 바라보다 놓친 것들
나 역시 어떤 글을 쓰겠다는 목표 하나에 매달리며 삶의 다른 것들을 뒤로 미룬 적이 있다. 아이들과의 저녁 시간을 '오늘만' 미루겠다 다짐하며 컴퓨터 앞에 앉은 날, 남편의 무심한 농담 한마디에 "잠깐만 기다려줘"를 반복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 순간들은 마치 내게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 놓친 대화와 웃음소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다그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한 발 물러서는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내가 어떤 작가가 되길 바라든, 결국 글쓰기는 내 삶과 분리된 무엇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문득 찾아왔다.
삶이 글쓰기를 풍요롭게 한다
글쓰기란 내 삶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나의 생각과 경험, 내가 마주한 사람들과의 이야기, 매일 보았던 일상의 풍경들이 글로 엮인다. 그렇다면 글을 쓰기 위해 삶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모순 아닐까?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글을 쓴다. 그 안에서 얻는 경험들이 나의 글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아이와 함께 만드는 작은 에피소드, 길가에 핀 계절의 꽃을 발견한 순간, 배우자와 나눈 짧지만 진솔한 대화. 이런 모든 순간이 글을 짓는 재료가 된다. 글쓰기는 더 이상 키보드 앞에만 갇혀 있는 작업이 아니다. 내 삶이 담긴 이야기들이 나를 다시 키보드 앞으로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길을 따라
레이놀즈 프라이스의 말처럼, 살아 있는 한 내가 할 일이 있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일이 글쓰기에만 국한되지 않기를 바란다. 글쓰기와 글쓰기 밖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충실히 누리는 것. 그 속에서 나는 글쓰기를 위한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잊는 사실은, 글쓰기란 인생을 따로 떼어놓고 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이 충만해야 글도 충만해진다. 글쓰기만이 아닌, 놀이와 인간관계와 쉼표가 있는 하루. 내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삶이다.
삶이 글을 부른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세상에 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글을 쓴 시간과 더불어 삶을 살아낸 시간이 쌓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는 그 시간을 더 믿고, 더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삶 속에서 글쓰기를 발견하고, 글쓰기를 통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나만의 여정을 이어가길 바라는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