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했지만 퇴근한 게 아니다

by 코난의 서재

오늘도 긴 하루가 끝났다.
회사에서 쏟아지는 업무를 마치고
급히 퇴근해 달리듯 집으로 향했다.

"엄마, 숙제 좀 봐줘!"
"엄마, 오늘 학원 숙제도 있어!"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엄마의 두 번째 출근이 시작됐다.


밥을 차리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아이 스케줄을 확인하고,
하루가 다 가고 나서야
비로소 찾아오는 조용한 밤.


가끔은 묻고 싶다.
내 하루엔 왜 나를 위한 시간이 없을까.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느라
정작 나는 비어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안다.

엄마로서도,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나는 충분히 애쓰고 있다는 걸.


그러니 오늘은,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밀린 드라마 한 편을 봐도 좋고,
그냥 조용히 창밖을 바라봐도 좋다.


워킹맘도 사람이다.
엄마이기 전에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
이렇게라도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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