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기대고 싶다

by 코난의 서재

엄마도 기대고 싶다

엄마는 늘 서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 했다.
넘어지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누군가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힘들어도 애써 웃고,
속상해도 "괜찮아."
그 한마디로 마음을 다독였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은
엄마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사실은 나도 기대고 싶다.

퇴근길,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채
흔들리는 몸을 맡기며
잠시라도 눈을 감아볼 때.

온종일 아이와 씨름하다
거실 한쪽에 주저앉아
창밖으로 스며드는 노을을 바라볼 때.


그럴 때면 문득,
누군가 나를 감싸 안아주듯
"오늘 힘들었지?"
"수고 많았어."
그렇게 다정한 말을 건네주면 좋겠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품에서 안심하며 기대던 아이였는데,
어느새 기대기보다 버텨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제는 안다.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기대어 쉴 곳이 필요하다는 걸.


그러니 오늘은
내가 나에게 말해보려 한다.
"괜찮아, 오늘도 잘했어."
따뜻한 차 한 잔 앞에 두고
어깨를 조금 풀어 본다.
오늘만큼은, 나도 나에게 기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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