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불빛, 성장의 동행이 되다

by 코난의 서재

별것 아닌 일이라 여겼다. 스무 살, 대학생이던 시절부터 나는 훗날 남편이 될 사람, 지금의 신랑과 만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야학(夜學)’이라는 이름으로 어둠 속에 작은 불빛을 밝히는 봉사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의 곁에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지금처럼 직장인을 위한 스터디 모임이 흔치 않던 30여년 전 우리는 배움을 갈망하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 주말의 밤을 내어주었다.

한 달에 두 번, 늦은 시간까지 책을 펴고 질문에 답하는 일. 겉으로 보면 희미하고 사소해 보였지만 그 자리는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었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간절한 눈빛을 마주하며,젊은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는 가장 소중한 통로였다. 작은 실천을 꾸준히 이어가며 우리는 ‘한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이 곧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사명임을 배워갔다.


결혼 후, 예전처럼 야학에 자주 나갈 수는 없었지만 그 시간 속에서 맺은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가르쳤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종종 연락을 해왔고 때로는 찾아와 밥을 나누며 자신들의 성장을 증명해 보였다. 젊은 날 함께했던 작은 봉사가 누군가의 인생에 ‘성장의 동행’으로 남았다는 사실은 우리 부부에게 가장 큰 감동이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비슷한 불빛을 켤 기회를 만났다. 이번에는 교회에서 주일학교 학생들을 돕는 일이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본질은 같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던지고,칭찬으로 용기 북돋으며 ...

지금도 이어지는 이 작은 봉사를 통해 아이들은 지식뿐 아니라 사랑과 지지가 넘치는 공동체를 경험하고 있다. 야학의 불빛이 꺼지지 않고 이어진 셈이다.


스무 살의 밤하늘 아래 시작된 봉사의 여정은 3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멈추지 않았다. 나의 작은 실천과 남편의 꾸준한 동행은 몇몇 학생의 삶을 바꾸었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따뜻한 지지 문화를 확산시키는 힘이 되었다.


나는 이제 확신한다.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그것은 거대한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속에 흔들리지 않는 희망의 기초 공사를 놓아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불빛은 꺼지지 않고 누군가의 미래를 비추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그 불빛 아래 함께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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