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별것 아닌 것들

by 코난의 서재


이제 50을 앞에 두니, 20대와 30대 초반의 나를 돌아보면 웃음이 나온다. 그때는 왜 그렇게 사소한 것들에 목숨을 걸었을까.

남들 눈에 비친 내 모습

20대의 나는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다. 카페에서 혼자 밥 먹는 것조차 부끄러워했고, SNS에 올릴 만한 '멋진' 순간들을 만들려고 애썼다. 브랜드 옷을 입지 못하면 뭔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고,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인기 없는 사람 같았다.

지금은? 혼자 밥 먹는 게 가장 편하다.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그 사람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교육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깨달은 건,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도 결국 자기 인생 살기 바쁘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

친구가 승진했다는 소식에 괜히 조바심이 나고, 동창이 좋은 차를 샀다는 얘기에 열등감을 느꼈다.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불안해했다.

이제는 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보이지 않는 고민과 상처가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밤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기준으로 내 인생의 성공을 재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완벽한 계획과 준비

젊었을 때는 모든 게 완벽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다. 창업을 하려면 완벽한 사업계획서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모든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준비만 하다가 기회를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프리랜서로 전환하면서 배웠다. 완벽한 순간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60% 정도 준비됐다 싶으면 일단 시작하고, 가면서 배우고 고쳐나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부탁을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 될까 봐, 미움받을까 봐 두려웠다. 내가 힘들어도 다른 사람의 기분을 먼저 생각했다.

그 결과는? 만성 피로와 번아웃이었다. 이제는 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게 훨씬 의미 있다는 것을.

고급 레스토랑, 유명 여행지

남들이 가는 핫플레이스, 미슐랭 레스토랑, SNS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 젊을 때는 이런 곳들을 가봐야 뭔가 제대로 사는 것 같았다.

지금은 동네 단골 식당의 따뜻한 된장찌개가, 사람 없는 동네 공원 산책이 훨씬 좋다. 비싼 게 좋은 게 아니라, 나에게 맞는 게 좋은 거였다.

끝없는 자기계발

책도 읽어야 하고, 강의도 들어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하고... 항상 '더 나은 나'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쉬는 날에도 뭔가 생산적인 걸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제는 멍 때리는 시간도, 그냥 드라마 정주행하는 주말도 괜찮다.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최고의 자기계발이라는 걸 안다.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30살이 되면 어떡하지, 40살은 정말 인생의 내리막일까... 나이 먹는 게 무서웠다. 젊음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 같았다.

웃기는 건,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유롭다는 것이다. 경험이 쌓이니 판단력이 좋아졌고, 실수를 덜 하게 됐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


결국 깨달은 건 이거다. 젊을 때 목숨 걸었던 것들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주입된 가짜 중요성이었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정말 중요한 것들이 선명해진다. 건강, 진심 어린 관계, 내가 좋아하는 일, 마음의 평화.

그리고 이제 알았다. 늦은 40대가 발견한 가장 큰 비밀은, '별것 아닌 것들'을 놓아버리는 순간 진짜 중요한 것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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