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관계가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다.그런데 가끔은 오히려 더 어렵다.
밴드 모임에 함께하게 되었는데나는 그 관계를 꽤 소중하게 생각했다.그래서 나름대로 노력했다.
보컬로서 부족한 것 같아서트레이닝도 따로 받고, 시간을 내서 따라가 보려고도 했다.
연습 요일에 대학원 전공 필수 과목이 있었지만 그 수업을 포기하고 그 요일에 참여했다.
그러기를 두 학기. 결국 대학원 졸업에 필요한 필수 과목을 듣지 못해 아직 졸업도 미뤄진 상황이 되었다.
그래… 내 상황이 늘 여유로운 건 아니었다. 해야 할 일도 많았고 부모님도 편찮으셔서 마음과 시간이 늘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그 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느낌이 왔다. 직접적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내가 그 자리에서 빠져주기를 바라는 것 같은 느낌.
어쩌면 그건 내 상황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여유 있게 참여하지 못하는 것,
뒤풀이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
그런 것들이 그 사람들에게는 작은 불편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관계는 생각보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어가는 것일 때가 많다.
그리고 또 하나 느꼈다. 굳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들은 잘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잘해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잘해야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는 분위기.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만둔다고 하고 나온 날,
나는 그래도 정성껏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90%는 진심이었고
10%는 원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마음을 다해 보냈다.사실 그때까지도
나는 이게 내 생각일 뿐이고
내 피해의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문자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코난이 미안하게 뭐 있어...
뭐가 그리 다들 잘났는지...
어차피 프로처럼 잘하지도 잘할 수도 없으면서...
뒷담화나 하고 눈치 주고...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꼬....
코난이 참 많이 참았다 그죠?” 따스하게 대해주던 한 멤버ㅇ게서 온 문자...
그 문자를 읽는데 마음이 이상했다.
처음에는 많이 서운했다.
내가 부족해서였을까.
내가 더 잘했어야 했을까.
그런 생각도 잠깐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나대로 꽤 애쓰고 있었다.
상황이 여유롭지 않아도
관계를 놓지 않으려고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 본다.
“소연아, 아무도 몰라도 너는 정말 애쓰고 있었다. 잘하고 있어.”
버틴다는 건
억지로 남아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한 관계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끝까지 마음을 써 본 것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