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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난의 서재 Nov 16. 2024

넌 충분히 빛나는 나의 작은 히어로

"합격이라는 단어의 무게"

밤새 펑펑 우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은 마치 산산이 부서진 유리 조각 같았다. “왜 나만 안돼요?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뭐가 문제인 건가요?”라고 묻는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심장을 찌르는 듯 아팠다. 주변 친구들은 속속 합격 소식을 전하며 환호하는데, 딸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무겁게 흐느끼고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합격'이라는 단어가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먼 꿈처럼 느껴졌겠지. 한 번만, 단 한 번만 그 단어를 자기 이름 옆에서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아이의 모든 눈물 속에 담겨 있었다.

딸아이가 울며 내뱉은 말들은 나를 더 깊은 슬픔으로 밀어 넣었다. “내가 뭐 잘못했나요? 내가 뭘 그렇게 부족하게 했나요?” 그 질문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아이의 모든 날들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힘든 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왔던 모습, 작은 성취에도 기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썼던 노력들. 정말이지, 세상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아이였음을 나는 확신했다.


"눈물 속에서도 빛나는 너를 믿어"

딸아, 넌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정말 아무것도. 합격이라는 단어가 너의 이름 옆에 적히지 않은 건, 네가 부족해서도, 네가 덜 노력해서도 아니야. 그저 세상이 조금 더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것뿐이야.

네가 흘린 눈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지만, 그 눈물 속에서도 한 가지는 분명히 보여. 너는 누구보다 강하고 빛나는 사람이란 걸. 지금은 상처투성이처럼 느껴질지라도, 이 순간마저도 너를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야.


"합격보다 더 중요한 것"

나는 그토록 바라던 ‘합격’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세상이 알아봐 주길 바란다. 합격이 인생의 끝도,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란 걸 알기에, 네가 조금만 더 버텨주길 바란다. 네가 만든 노력의 발자취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세월이 지나서 돌아보면, 네가 이토록 간절히 울고 웃었던 순간들이 가장 빛나는 시간으로 기억될 거야.

네가 걸어온 길, 네가 쌓아온 노력, 네가 흘린 땀과 눈물. 그것들은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아. 지금은 무겁고 아프겠지만, 결국 네 삶의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해줄 거야.


"엄마의 진심"

딸아, 네가 울며 말했듯이, 너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 그래서 엄마는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 합격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네 눈앞에 없더라도, 너의 열정과 노력은 분명히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만들어줄 거야. 그러니 네 자신을 탓하지 말아줘. 엄마가 대신 말해줄게. 너는 충분히 잘해왔고, 지금도 충분히 멋진 사람이야.

오늘 밤엔 엄마가 너와 함께 울어줄게. 그리고 내일은, 우리가 다시 한번 일어서서 나아갈 수 있도록, 너를 안아줄게. 너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된 거야. 합격보다 더 큰, 너만의 단어가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딸아, 너는 합격이 아니라 '사랑'이야. 너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이미 네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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