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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난의 서재 Nov 22. 2024

너희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


딸, 그리고 아들아.


엄마가 너희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사실 아주 특별한 이유는 아니야. 그냥 문득, 너희가 요즘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궁금했어. 고3이라는 큰 산을 오르고 있는 딸램도, 사춘기의 복잡한 감정을 겪고 있는 아들도, 엄마 눈에는 그저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게 신기하고 대견하기만 한데, 정작 엄마는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야.


딸~ 요즘 네가 입시 치르느라 얼마나 바쁜지 엄마도 잘 알아. 이미 결과가 나온것에 속상하고, 앞으로 더 기다려야 하는 조바심에.. 또 다른 불안이 밀려오지? 네가 느끼는 그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든 덜어주고 싶지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옆에서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게 전부일 때도 많더라. 아들아, 넌 학교에서 돌아오면 요즘 자주 방에 틀어박혀 있지? 사춘기라는 게 그런 건가 싶기도 한데, 엄마는 네가 방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궁금하단다. 친구랑 잘 지내고 있는지, 네가 느끼는 작은 불편함은 없는지, 엄마는 다 알고 싶지만 너무 들춰내는 게 아닐까 싶어서 조심스러워.


이렇게 너희를 생각하면서도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것들이 많더라. 그래서 엄마가 편지를 쓰기로 했어. 사실 우리에게는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울었던 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그 순간들이 금방 흘러가버릴까 봐 글로 남겨두고 싶었어. 편지는 너희에게 지금의 엄마 마음을 전하는 좋은 방법일 것 같아.

너희에게 쓰는 이 편지는 엄마가 뭐든 잘해서 알려주려는 글은 아니야. 엄마도 때로는 서툴고, 너희를 대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거든. 하지만 이런 글을 쓰면서 엄마도 너희를 더 잘 이해하고, 나도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앞으로 매주 편지를 쓸 거야.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네가 자라고 있는 모습, 그리고 엄마가 느끼는 마음들을 소소하게 담을 거야. 이런 편지가 너희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말이야. 언젠가 너희가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지금의 우리 가족 이야기가 따뜻하게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주엔 또 엄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고 찾아올게.


사랑하는 딸램, 그리고 아들에게.
언제나 너희 곁에 있는 엄마가.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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