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로써 '푸드(Food)의 급부상'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구찌는 2015년 이전까지 Heritage를 중시하는 브랜드 포지셔닝에 변화를 주도하는데 그 방향성은 모던(Modern) 쪽으로의 이동과 독점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심리적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2017년 LVMH의 글로벌 럭셔리 마켓 규모를 구분해볼 때 액세서리, 의상, 시계, 향수와 같은 퍼스널 럭셔리(Personal Luxury)는 3,939억 달러였으며 퍼니싱, 다이닝, 호텔과 같은 경험 럭셔리(Experimental Luxury)는 7,061억 달러에 달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Buying’에서 ’Being’으로의 전환되고 있는 소비 성향은 경험 럭셔리 규모를 부각할 것임을 일찌감치 알아챈 LVMH는 호텔, 카페 등을 인수하고 백화점, 푸드와 같은 경험 럭셔리 서비스 확대를 통해 선택적인 리테일링(Selective Retailing) 사업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 주체로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좀처럼 변화하지 않을 것 같던 럭셔리 브랜드의 전략 방향으로 고객의 일상에 주목하게 되며 라이프스타일이 부상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부각을 보이는 것이 푸드(Food)와 관련된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패션’ 게시물(#패션)은 222만여 건인데 과연 비교가 될까 싶은 ‘맛집’ 게시물이 약 220만 건으로 대등했다. 또한 네이버 검색량에서는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 9월 기준 패션이 4에 그친 반면 맛집은 무려 76에 달했으며 최근 3년간 변화 없는 검색량을 보인 패션에 대비해 맛집은 수년간에 걸쳐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츠타야 서점에 있는 라운지 안진( Anjin)과 가든 레스토랑은 츠타야가 추구하는 제안을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하며 긴자에 자리 잡은 무지(Muji)에 빈번하게 들를 수 있었던 것도 무지 다이너(Muji Diner)가 있기 때문이다.
길을 잃은 패션기업에 방향성이 될 수 있을 아이디어로 패션을 패션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의 패션으로 확장해 보는 것이다. 가령 원초적인 아이디어지만 화려하고 의도적인 시도를 싫어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상적으로 먹던 과자 브랜드나 푸드 제품으로 콜라보레이션하는 시도도 그런 맥락이다. 그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고 발견하면 빠르게 공유하는 DNA가 있기에 푸드와 결합된 패션은 생경한 신선도가 있어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패션으로만 한정 지어 고객 경험에 몰입하는 많은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매장은 F&B(Food & Beverage)와 결합되면서 고객 접근이 쉬워져 매장 트래픽을 높이게 된다. 물론 그저 샵인 샵 개념의 레스토랑을 만들거나 커피샵을 채우라는 건 아니다. 고객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진실의 순간(M.O.T:Moment Of Truth)’에 브랜드 주장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한다. 먹고 마시는 순간만큼 편안하고 오감을 자극하며 강렬하게 순간에 브랜드를 경험해주고 고객 일상에 우리 브랜드가 자리하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의 정교화 작업으로 정의된 F&B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강박에서 자사 브랜드의 SNS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제품 소개, 착용컷. 프로모션 등의 소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타겟들의 최애 관심인 푸드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해 SNS를 운영하게 된다면 침체해 있던 우리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활력을 이끌 수 있다. 원초적이지만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과연 우리 브랜드가 어떤 맛일지 그리고 우리 브랜드에 어울릴 음식이나 레스토랑 제안은 브랜드 연상을 풍부하게 해 줄 것이고 고객 일상에서의 점유율도 높일 수 있게 된다. 실제 맛집들은 오래 기간 동안 지켜온 아이덴티티 요소 때문에 사람들을 이끌게 되고 경험한 사람들의 추천이 이어져 확산이 이뤄지면서 고객들의 일상으로 들어오게 됨을 허락받게 된다. 패션 홀로 살 수 있기는 점점 어렵게 되며 고객에게 울림도 적다. 고객 일상으로 확대되어 먹고 마시는 라이프스타일에 결합함으로써 브랜드는 활력을 다시 찾고 고객 라이프쉐어가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패션은 맛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