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 아침고요
밤새 지상의 소음들을 덮으며
하얗게 내려앉은 은총이
지붕 낮은 펜션 마당에 차갑게 고였다.
세상이 첫 기지개를 켜기도 전
수평선 너머에서 건너온 빛줄기가
잔물결 위에 부서지며
윤슬의 자수를 놓기 시작한다.
그 찬란한 떨림 위에
작은 조각배 하나
흔들리지 않는 마침표로 떠 있고
해안가 홀로 선 미류나무는
수척한 실루엣으로 하늘을 받친 채
지나온 시간의 겹들을 고요히
읽어 내린다.
멈춘 듯 흐르는 이 아침의 표정은
수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한 점 시린 그리움.
우리는 저 조각배처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평화로운 새벽 한때를
가슴에 품고 사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