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고, 자연이고 세상이다.
해는 저물어 바다 위에 황금빛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새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날갯짓을 한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아도 그들은 안다.
바람을 거스르기도 하고, 때로는 그 바람에
몸을 맡기며 끊임없이 날개를 저어야만
닿는 목적지.
그것은 인생이다.
지치고 고단한 날갯짓 같아도,
지는 해를 등지고 나아가는 그 뒷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뜨거운
문장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연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때가 되면 떠나고,
다시 돌아오며, 비워진 갯벌 위에 침묵으로
내려앉는 순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발 딛고 선 세상이다.
혼자 나는 것 같지만 거대한 무리가 서로의
공기 흐름을 나누며 긴 여정을 함께하듯,
우리는 서로의 빛과 그림자가 되어
이 저녁을 건너가고 있다.
오늘도 한 마리 새가 되어 허공에 선을
긋는 당신에게,
저무는 해는 끝이 아니라 내일의 비상을 위한
고요한 축복이다.
그것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