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라는 독방
인간은 외로움이라는 독방을 두려워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공백처럼 여기고,
그 빈틈을 무엇으로든 채우려 애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우리 삶에서 가장 조용하고 깊은 변화는
대개 그 빈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고독이라는 말의 무게감은
세상과 단절되는 일이 아니라
잠시 세상의 소음을 내려놓는다고
생각하면 가벼울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에 가깝다.
사람들 속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나의 생각과 감정은 어느새 흐릿해진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조차 타자의 목소리 사이에서
희미해진다.
그럴 때 고독이라는 작은방 하나,
그 안에서는 오직 나 자신의 생각만이
조용히 숨 쉬고 있다.
그 고요가 낯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침묵 속에서 미처 듣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고독의 시간은 씨앗에 묻은
흙과도 닮아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조용한 생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은 홀로 일 필요가 있다.
세상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나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해서이다.
어쩌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깊은 선물은 잠시 세상의 소음에서
물러나 자신의 숲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인지도 모른다.